'터닝포인트' LG의 35번째 경기에 얽힌 기분 좋은 징크스
입력 : 2015.05.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한동훈 기자] 지난 시즌 극적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G 트윈스. /사진=LG트윈스 제공



게임 NO.35. 우연의 일치일까. LG 트윈스의 시즌 35번째 경기에는 특별한 사연이 있었다.

LG는 2013년과 2014년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며 기나긴 암흑기를 청산했다. 2013년 정규리그 2위, 2014년도 정규리그 4위로 마감하며 해피엔딩이었지만 시즌 초반은 암흑 그 자체였다. 4~5월 순위 바닥을 기면서 팬들에게 '올해도 끝났다'라는 절망감을 안겼으나 여름부터 기적적인 대반격을 시작했다. 공교롭게도 터닝포인트는 항상 'NO.35', 35번째 경기였다.

▲2013년 5월 19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 7-4 승리 (15승 20패 7위)

당시 LG는 14승 20패, 승패 마진 -6으로 7위에 쳐져 있었다. 이 날은 그때 고양 원더스 사령탑이었던 김성근 현 한화 감독이 방송 해설 마이크를 잡은 날이기도 하며 지금은 LG의 토종 에이스로 활약 중인 류제국이 줄무늬 유니폼을 입고 한국무대 데뷔전을 치른 날이기도 하다.

류제국은 이 데뷔전에서 고교시절 라이벌이었던 김진우를 맞아 승리투수가 됐다. 승패 마진 -6은 이 시즌 LG가 기록한 최악이었으며 이날 승리로 15승 20패로 올라섰다. 류제국은 이후 12승 2패로 나가는 경기마다 이긴다며 '승리의 요정'으로 등극했다.

▲2014년 5월 1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 5-0 승리 (11승 23패 1무 9위)

2014년은 더 심각했다. 2013년에는 하위권에 있으면서도 류제국, 이병규(9)등 복귀 전력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어떠한 반등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고 4월 성적은 너무나도 처참했다. 당시 사령탑이었던 김기태 감독(現 KIA 감독)이 17경기만에 사퇴하는 일도 벌어졌다.

그런 최악의 상황 속에서 35번째 경기였던 5월 13일 롯데전은 양상문 감독이 취임한 날이었다. 포수 최경철이 시즌 1호 홈런포를 감독 부임 축포로 쏘아 올렸고 티포드와 이동현, 정찬헌, 봉중근이 영봉승을 합작했다. 양상문 감독은 당시 "특정 목표에 연연하지 않고 한 경기 한 경기 뚜벅뚜벅 나아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는데 남은 경기에서 51승 41패 1무, 승패 마진 +10으로 마쳐 팀을 4위에 올려놨다.

▲2015년 5월 10일 수원 kt 위즈전 6-2 승리 (15승 20패 9위)

올 시즌 초반도 여전히 암울하다. 승패 마진 -5로 지난해보다는 훨씬 양호하지만 왠지 체감 성적은 더 나쁜 것 같다. 최근 10경기 2승 8패, 7연패에 신생팀 kt에게조차 위닝시리즈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에도 35번째 경기에서는 기분 좋게 이겼다. 리그 사사구 압도적인 1위인 '볼넷 머신' 루카스 하렐이 볼넷을 1개밖에 내주지 않는 기적이 일어났다. 양상문 감독은 루카스를 두고 "기술적인 면은 고칠 게 없다. 침착함만 유지한다면 구위만큼은 정상급"이라 평가한 바 있다. 실제로 볼넷이 줄자 루카스의 투구는 상당했다.

또한 신인 내야수 박지규가 극적인 역전 싹쓸이 3루타를 쳤다. 8회 초 2사 만루라 충분히 대타가 나올만한 상황이었음에도 박지규는 믿음에 보답했다. 탄탄한 수비력을 인정받으며 중용되고 있는데 방망이까지 터져준다면 금상첨화다.

▲올해도 'NO.35'를 기점으로 반등할까

12일 현재 15승 20패로 9위에 머물고 있는 LG는 이날부터 홈으로 NC 다이노스와 SK 와이번스를 불러들인다. 에이스 헨리 소사가 선발 출격, 선봉에 나선다. 양상문 감독 또한 지난 10일 경기를 앞두고 "올해 분위기가 많이 처진 게 사실이다. 예상보다 충격이 조금 크긴 하지만 아직 해볼 만하다"며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리고 그날 연패를 끊었다.

35번째 경기에 얽힌 기분 좋은 징크스가 올해에도 들어맞을지 관심이 모인다.



한동훈 기자 dhh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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