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국재환 기자]
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AFPBBNews=뉴스1 |
시즌이 시작되기 전만 하더라도 긍정적인 분위기는 희박했다. 하지만 의구심 어린 시선을 뒤로 한 채 자신의 가치를 드높이고 있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강정호(28) 이야기다.
강정호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4월만 하더라도 선발 출장 기회를 잡기도 어려워 보였지만 어느새 당당히 피츠버그 내야의 한 자리를 맡았고 타율도 3할을 넘겼다. 시즌 초반 페이스만 본다면 그동안 한 수 위로 평가 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일본인 내야수보다 더 뛰어난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KBO리그의 레벨이 일본 프로야구에 미치지 못한다는 인식, 그리고 일본을 평정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일본인 내야수들의 성공사례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에 강정호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관적인 반응이 많았다.
실제 마쓰이 가즈오, 니시오카 츠요시, 나카지마 히로유키 등의 유격수들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뒤 많은 기대를 받으며 미국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기대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미국에서 실패를 맛보고 일본으로 돌아온 마쓰이 가즈오(왼쪽부터), 니시오카 츠요시, 나카지마 히로유키. /AFPBBNews=뉴스1 |
먼저 마쓰이는 일본(세이부 라이온스, 1994-2003)에서 10년 간 뛰며 통산 타율 0.297, 1920안타 187홈런 764타점 345도루를 기록했다. 그리고 2003년 12월 뉴욕 메츠와 3년 2010만 달러의 계약을 맺은 뒤 미국으로 건너갔고, 2004년 애틀랜타와의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신인이 개막전에서 첫 타석 초구 홈런을 만들어내는 진기한 기록과 함께 3타수 3안타를 때려냈다.
하지만 개막전에서의 임팩트에도 불구하고 그해 5월 중순 마쓰이의 타율은 2할 5푼 내외를 넘나드는 수준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며 유격수 자리를 호세 레예스에 넘겨줬고 타율 0.272, 7홈런 44타점의 저조한 성적으로 첫 해를 마쳐야했다. 그리고 콜로라도, 휴스턴을 거친 뒤 2010년을 끝으로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으로 돌아오게 됐다.
니시오카와 나카지마의 성적은 더 처참했다. 지바 롯데(2003-2010)에서 타율 0.293, 911안타 55홈런 300타점 175도루를 기록한 니시오카는 미네소타와 3년 925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첫 해 4월 6경기에 출장해 타율 0.208, 2타점에 그쳤고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첫 시즌을 타율 0.226, 19타점 4도루로 마쳤다. 그리고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를 오갔고 2012시즌을 끝으로 일본 프로야구 한신의 유니폼을 입게 됐다.
세이부(2002-2012)에서 통산 타율 0.302, 162홈런 738타점 141도루를 기록한 나카지마는 오클랜드와 2년 65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지만,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채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로 돌아와야 했다.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하지만 강정호의 출발은 실패를 맛본 대표적인 일본인 유격수 3인방보다 월등하게 좋다.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에 정착하고 있는 강정호의 활약이 꾸준히 이어지게 될지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국재환 기자 jk_k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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