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이 말한 '0.1%'.. 한밭벌 그 자리엔 '감동'이 있었다
입력 : 2015.05.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
짜릿한 역전극을 만들어낸 뒤 기뻐하고 있는 한화 선수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짜릿한 역전극을 만들어낸 뒤 기뻐하고 있는 한화 선수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0.1%의 가능성이라도 있으면 덤벼드는 것. 그것이 한화 야구다. 느껴지고 있지 않은가. - 한화 김성근 감독

17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 한화-넥센전.

한화는 3회초 대거 5점을 내주며 0-6으로 끌려갔다. 이날 경기 전 김성근 감독은 "5회까지 팽팽하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다음날(18일)이 휴식일인 점을 감안해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의미로 들렸다.

한화는 곧바로 이어진 3회말 2점을 뽑았다. 이어 4회말 1점을 올리며 3-6, 3점 차로 추격했다. 3점차. 그런데 더 이상 힘을 내지 못했다. 6회에는 주루 플레이 미숙으로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헌납했다.

여기까지 '3점차'. 또 3점차였다. 앞서 한화는 15일 주말 1차전에서 5안타 빈공에 그친 끝에 3-6으로 패했다. 경기 후 조인성, 정근우, 김경언, 강경학, 이종환은 따로 남아 '나머지 공부'를 하고 가야만 했다.

이어진 16일 2차전. 한화는 또 3점 차인 5-8로 패했다. 넥센보다 1개 많은 10개의 안타를 치고도 졌다. 경기 후 정근우, 조인성, 강경학, 이종환을 비롯해 이성열과 김회성, 최진행이 추가로 야간 특타 훈련에 참가했다.

그리고 17일. 6회까지 3점 차로 끌려가고 있었다. 7회말에는 넥센의 필승조인 김영민이 마운드에 올라 150km를 상회하는 공을 뿌려대고 있었다. 야구에서 3점 차는 9회 세이브 상황을 뜻한다.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반대로 한 끗 차이로 지는 경기. 또 3점 차로 무너지고 마는 것일까.

그러나 7회말 한화는 2사 1,3루에서 권용관의 적시타로 3점 차의 균형을 깼다. 이어진 8회말. 한화 팬들의 육성 응원이 시작됐다. 2점 차로 뒤지면서 계속 끌려가고 있는 상황. 하지만 이글스파크를 가득 메운 팬들은 경기장을 떠날 생각이 없었다.

그러자 아주 작았던 불씨가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1사 2루에서 이용규가 절묘한 유격수 방면 기습 번트를 성공시켰다. 이 사이 2루주자 강경학이 홈을 밟았다. 이제 한 점 차. 이글스파크에 빠르고 느린 파도가 번갈아 돌기 시작했다.

9회 넥센은 국내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올렸다. 결국 여기까지인 것일까. 무게감이 느껴졌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선두타자로 나선 김경언이 극적인 우월 동점 솔로포를 때려낸 이다. 6-6 동점. 0-6으로 뒤진 상황에서 한 점, 한 점 따라오더니 마침내 동점을 이뤄낸 기적 같은 홈런포였다.

계속된 9회말 한화는 2사 만루에서 투수 권혁이 타석에 들어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그리고 연장 10회말. 한화는 2사 만루 기회에서 강경학이 배힘찬을 상대로 풀카운트 접전 끝에 6구째 끝내기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냈다. 한화의 7-6 대역전극. 경기가 끝났다. 3일 연속 '3점 차' 패배가 유력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화는 7,8,9회 한 점 씩 따라간 뒤 10회 끝끝내 경기를 뒤집었다. 이 저력을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고교 3학년 이후 14년 만에 배트를 잡아봤다는 권혁.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고교 3학년 이후 14년 만에 배트를 잡아봤다는 권혁.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의 끝내기 순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의 끝내기 순간.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선발 안영명이 2⅓이닝 4실점으로 조기에 무너진 상황. 그러나 김성근 감독은 적재적소에 투수를 교체하며 추격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았다. 3점 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박정진을 올렸고, 9회 1점 차로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권혁을 투입했다.

물론, 다음날 경기가 없는 휴식일이었기 때문에 이들 필승조가 올라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아주 작은 가능성이라도 놓치지 않기 위해 끝까지 덤벼드는 모습으로도 보였다. 거기에 3일 연속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은 목이 터져라 경기 내내 응원을 했다.

사령탑은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0.1%의 가능성을 위해 끝까지 작전을 구사했다. 선수들은 결국 기적을 만들어내며 팬들에게 감동적인 승리를 선물했다. 17일 한화의 역전극은 감독과 선수, 그리고 팬들이 하나 돼 만들어낸 감동의 드라마였다.

경기 후 김성근 감독(좌)과 권혁. /사진=OSEN
경기 후 김성근 감독(좌)과 권혁. /사진=OSEN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응원을 한 한화 이글스의 '진정한 영웅' 홈 팬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응원을 한 한화 이글스의 '진정한 영웅' 홈 팬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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