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한동훈 기자]
지난 18일 여대생 대상 야구 특강에 참여한 숙명여대 학생들. /사진=LG트윈스 제공 |
지난 18일 숙명여대 법학관 지하 강당에서 때 아닌 LG 트윈스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LG가 5년 째 진행해 온 여성 대상 마케팅 행사인 '여자가 사랑한 다이아몬드'가 열렸는데 100여 명이 참여해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명실상부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로 자리 잡은 KBO리그. 10구단 창단으로 역대 최초 800만 고지를 노린다. 하지만 경기수가 증가해 총 관객이 늘었을 뿐 평균 관객은 제자리걸음이다.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KBO는 800만 관객 돌파를 목표로 한다고 발표했다. 올해 KBO리그는 5월 20일 기준 총 720경기 중 198경기가 진행된 가운데 216만 2849명이 관람했다. 경기당 평균 1만 923명으로 이 페이스라면 약 780만 관객이 예상돼 목표에 아슬아슬하게 미달된다.
오히려 지난해 1경기 평균 1만 1302명 보다 적다. 물론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시작되면 관중이 늘어날 수 있지만 손 놓고 기다리기 보다는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다.
아직 미개척지로 남아 있는 곳이 바로 여성 팬 시장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09년 WBC 이후 여성 팬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인데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전략은 아직까지 전무한 수준이다.
KBO 관계자는 "국내 몇몇 구단이 여성 팬들을 대상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KBO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것은 없다. 구단에 따로 장려를 하지는 않았다. 필요에 따라서 구단이 알아서 하고 있다. 앞으로도 특별한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10개 구단 중 여성 마케팅의 선두주자는 LG다. 지난 2010년부터 여성 팬들을 겨냥한 야구 특강 행사를 지속적으로 실시해 오고 있다. 마케팅 팀 담당자는 "2009년을 기점으로 유료회원 중 여성 팬들의 비율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이 전무했다. 경기장으로 유인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계획됐다"고 설명했다.
초창기에는 규칙을 잘 모르는 여성들을 위해 강의 형태로 진행했다고 한다. "야구를 조금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룰 설명 위주로 진행했다. 그런데 행사를 거듭하고 피드백 결과 여성 팬들은 야구 자체보다 응원에 더 큰 흥미를 느낀다고 분석했다. 새로운 팬을 유입시키기보다 기존 팬들의 공략에 집중했다. 오지 않을 사람을 오게 만드는 게 아니라 한 번 올 사람을 두 번 오게 만드는 전략이다. 그래서 응원가와 이벤트 위주로 프로그램을 바꿨다"고 덧붙였다.
성과도 확실했다. "유료 여성 회원 비율이 3년째 증가했다. 2013년에 25%에 불과했는데 2014년에는 29%로 올랐고 올해는 40%까지 늘어났다"고 밝혔다. 실제로 LG는 여성 관객 증가에 힘입어 2년 연속 평균 관중 1위를 기록했고 올해 역시 가장 많은 관객을 끌어 모았다.
행사에 참여한 미디어학부 15학번 A양은 "확실히 룰 위주 보다는 이렇게 응원가 위주로 하는 게 더 재미있다. 어차피 야구를 모르는 사람보다는 관심 있는 사람이 온다"며 만족해했다. 함께 온 B양도 "나는 야구를 아예 모르는 상태에서 왔다. 상품 나눠주는 게 제일 마음에 들었다. 야구장에 가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한동훈 기자 dhhan@mtstarnews.com
<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