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김지현 기자]
유민상. /사진=김지현 기자 |
아버지 유승안 감독 같은 거포타자 아닌 김현수 같은 교타자를 꿈꾼다
두산 베어스 유민상(27)이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고 팀의 주축 선수로 거듭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사실 유민상은 경찰청 유승안(60) 감독의 아들로, LG 트윈스의 투수 유원상(30)의 동생으로 처음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2015시즌 데뷔 첫 홈런을 결승포로 장식하는 등 짧지만 강렬한 활약으로 팬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유민상에게 2015시즌이 적응의 시간이었다면 2016시즌은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는 시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유민상은 2012년 신인드래프트 2차 7번 전체 65번째로 두산의 유니폼을 입었다. 2012년 2군에서 시간을 보낸 유민상은 이후 아버지가 감독으로 있는 경찰청에 입대해 실력을 키웠다. 경찰청에서 보낸 시간은 확실히 유민상에게 약이 됐다. 경찰청에 있는 동안 유민상은 그동안의 고집을 버리고 자신의 장점을 키울 수 있었다. "그동안 너무 생각 없이 야구를 했다. 큰 것 하나만 봤다. 그래서 홈런 스윙을 버렸다. 정확성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순탄하지는 않았다. 공격형 포수로 명성을 떨쳤던 유승안 감독은 아들이 자신과 같은 거포형 타자가 되길 바랐다. 유민상은 "아버지는 제가 홈런타자로 크길 원했지만 제 능력이 안 됐다. 어릴 적에는 다른 아이들보다 덩치가 크니 정확히 맞추면 멀리 나가는 것이 당연했다. 크면서 그게 잘 안됐다. 아버지도 경찰청에서 제가 하는 걸 보고 10년 만에 생각을 바꾸셨다. 10년 동안 아들을 악의 구렁텅이에 빠트린 것이다"고 웃었다.
유민상은 경찰청에서 홈런 욕심을 버리고 원래 장기였던 정확한 타격 능력을 키웠다. 그 결과 2014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50 12홈런 75타점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북부리그 타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경찰청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 유민상은 두산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2015시즌 비록 1군보다 2군에 있는 시간이 많았지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1군 무대에서 팀의 승패가 달린 중요한 순간에 결승타점을 기록하며 유승안 감독의 아들, 유원상의 동생이 아닌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데 성공했다.
유민상.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유민상은 큰 덩치(183cm, 91kg)에 비해 정교한 타격 능력을 갖추고 있다. 유민상은 선구안도 자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떠난 김현수를 롤 모델이라고 말했다. 김현수는 한국 최고의 교타자 중 한 명이다. 유민상은 "현수 형이 방망이도 많이 주고 도와줬는데 미국으로 떠나서 큰 일 났다. 현수 형이 그동안 조언을 많이 해줬다. 형은 쉽게 말하는데 그게 쉽게 안돼서 문제다.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현수 형과 같은 타자가 되는 것이 목표다"고 설명했다.
유민상은 2016시즌 형 유원상과의 맞대결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민상은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다. 형과의 승부는 못 쳐서 놀림을 받느냐, 쳐서 놀리느냐 두 가지다. 둘 다 물러설 곳이 없다. 형과 경기장에서 승부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둘 다 열심히 해서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해야 될 것 같다"고 답했다.
두산은 15일 호주로 1차 스프링 캠프를 떠난다. 시즌 전 감독과 코칭스태프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서는 이번 캠프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 유민상은 "올해는 작년보다 더 많은 경기를 출전할 수 있도록 준비를 확실히 해야 될 것 같다. 팀에 워낙 훌륭한 선수들이 많은 만큼 기회가 올 때까지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될 것 같다. 운이 닿아 기회가 왔을 때 좋은 결과를 내도록 할 것이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아직 감독님과 코칭스태프들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 것 같다. 열심히 해서 믿고 쓸 수 있는 선수라는 것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올 시즌은 1군에 오래 머무르면서 주전은 아니더라도 언제든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xnom0415@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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