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건, SK 와이번스
투수, 좌투좌타, 185cm, 85kg, 2000년 10월 29일생
상인천중-인천고
[스포탈코리아] 바로 옆 동네 서울이 언제나 풍족한 인적 자원을 자랑했다면 인천은 언제나 메마르고 척박했다. 올해 역시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나마 인천의 백승건과 야탑의 김태원이 인천을 이끌어 나갔다. 둘 사이에서 고민하던 SK는 고질적인 좌완 투수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 백승건을 선택했다
배경
백승건은 1학년 때부터 재능을 뽐냈다.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해 선배 김종환, 오윤성과 함께 인천고를 이끌었다. 소화 이닝은 적었지만 선배들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본격적인 팀의 에이스로 올라선 2학년 시절 오히려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1학년 때 4.0을 기록했던 볼넷 대비 삼진 비율(K/BB)이 1년 만에 1.0으로 떨어졌고, 2개뿐이었던 몸에 맞는 공 역시 7개로 늘어났다. 올해는 어느 정도 제구력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많은 볼넷을 허용했다. 다행히 피안타율은 .190을 기록하며 고교 시절 중 가장 압도적인 구위를 보여줬다.
야탑고 3루수 김태원 역시 타율 .362 출루율 .525 장타율 .690로 선전했다. 하지만 코너 내야수 치고 174cm, 85kg의 체격은 약간 아쉽고 SK 내부에 좌완 유망주가 김택형을 제외하면 마땅치 않아 백승건을 제치지 못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백승건의 체격은 185cm, 85kg으로 투수 치고 나쁘지 않은 편이다. 최고 138km/h, 평균 130km/h 중반대의 패스트볼을 구사한다.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그에 비해 구위가 뛰어나다는 평이다. 게다가 비교적 마른 체형으로 프로에서 체계적으로 몸을 만들면 구속이 향상될 가능성이 크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구는 서클 체인지업이다. 우타자 기준 바깥으로 떨어지는 백승건의 서클 체인지업은 움직임이 아주 크진 않지만 배트 중심을 빗겨나가기엔 충분하며 타자의 타이밍을 흐트러트릴 수 있다.
구속 100km/h대의 슬로 커브도 던진다. 패스트볼과 구속 차이가 무려 30km/h 이상으로 제대로 구사된다면 충분히 타자를 괴롭힐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변화가 밋밋하며 원하는 대로 구사하지 못해 좀 더 갈고 닦아야 프로 레벨에서 통할 것으로 보인다.
큰 키를 활용한 오버핸드 투구폼 역시 눈에 띈다. 고효준이 연상될 정도로 높은 팔각도와 타점을 갖고 있다. 높은 타점에서 뿌려지는 ‘좌완’ 백승건의 공은 한가운데에 들어와도 어지간한 레벨의 고교 타자가 아니면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수술 경력도 없고 고교 에이스답지 않은 싱싱한 어깨도 장점이다. 나란히 1차 지명을 받은 경남고 서준원이 2학년 때에만 85.1이닝, 광주동성고 김기훈이 고교 통산 137이닝을 던진 것과 별개로 백승건은 매년 꾸준히 30이닝 정도만 소화했다. 인천고가 손꼽히는 강팀은 아니었기에 백승건은 투수의 생명인 어깨를 아낄 수 있었다.
장점이 많은 투수지만 아직은 아쉬운 점이 더 많다. 먼저 고질적인 제구불안이 가장 큰 문제다. 고교야구의 스트라이크 존은 프로보다 훨씬 크다. 프로에 비하면 태평양에 가까운 고교야구에서도 많은 볼넷을 내주었는데 그보다 작은 존에서 더욱 정교한 타자들을 상대로 제대로 싸우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스트라이크 존의 변화로 투구 패턴 역시 바꿔야 할지 모른다. 백승건은 투구의 대부분을 바깥쪽 코스로 던진다. 대부분의 탈삼진 역시 바깥쪽 코스로 뽑아낸 것들이다. 백승건 존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 바깥쪽이 프로에서 통하지 않는다면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투구폼 역시 교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투구폼은 구속에 집착해 억지로 쥐어 짜낸 폼이다. 높은 팔각도 역시 오른쪽 어깨를 의도적으로 눌러주며 만들고 있다. 팔의 각은 높지만 공을 제대로 눌러 주지 못해 공이 날리는 느낌이다. 실제로 투구를 보아도 탄착군이 스트라이크 존 상단에 형성되어 있다.
전망
SK는 백승건을 즉시전력이 아니라 3년을 바라보고 선택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아직 부족하다는 사실을 백승건 본인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기본 신체조건이 좋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말고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 육성한다면 분명 좋은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
백승건의 미래가 더욱 희망적인 이유는 그를 지명한 구단이 바로 SK이기 때문이다. SK는 투수의 장점을 살리기로 유명한 구단이다. 게다가 그들은 이미 정우람과 박희수라는 느린 구속에도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를 만든 경험이 있다. 두 선수를 육성할 때 쌓인 노하우는 백승건의 프로 적응 기간을 극적으로 줄여줄 것이다.
기록 출처: KBSA(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모든 기록은 7월 26일 기준
야구공작소
김경현 칼럼니스트 / 에디터=반승주, 오연우
투수, 좌투좌타, 185cm, 85kg, 2000년 10월 29일생
상인천중-인천고
[스포탈코리아] 바로 옆 동네 서울이 언제나 풍족한 인적 자원을 자랑했다면 인천은 언제나 메마르고 척박했다. 올해 역시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나마 인천의 백승건과 야탑의 김태원이 인천을 이끌어 나갔다. 둘 사이에서 고민하던 SK는 고질적인 좌완 투수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 백승건을 선택했다
배경
백승건은 1학년 때부터 재능을 뽐냈다.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해 선배 김종환, 오윤성과 함께 인천고를 이끌었다. 소화 이닝은 적었지만 선배들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그러나 본격적인 팀의 에이스로 올라선 2학년 시절 오히려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1학년 때 4.0을 기록했던 볼넷 대비 삼진 비율(K/BB)이 1년 만에 1.0으로 떨어졌고, 2개뿐이었던 몸에 맞는 공 역시 7개로 늘어났다. 올해는 어느 정도 제구력을 회복했지만 여전히 많은 볼넷을 허용했다. 다행히 피안타율은 .190을 기록하며 고교 시절 중 가장 압도적인 구위를 보여줬다.
야탑고 3루수 김태원 역시 타율 .362 출루율 .525 장타율 .690로 선전했다. 하지만 코너 내야수 치고 174cm, 85kg의 체격은 약간 아쉽고 SK 내부에 좌완 유망주가 김택형을 제외하면 마땅치 않아 백승건을 제치지 못했다.
스카우팅 리포트
백승건의 체격은 185cm, 85kg으로 투수 치고 나쁘지 않은 편이다. 최고 138km/h, 평균 130km/h 중반대의 패스트볼을 구사한다.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그에 비해 구위가 뛰어나다는 평이다. 게다가 비교적 마른 체형으로 프로에서 체계적으로 몸을 만들면 구속이 향상될 가능성이 크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구는 서클 체인지업이다. 우타자 기준 바깥으로 떨어지는 백승건의 서클 체인지업은 움직임이 아주 크진 않지만 배트 중심을 빗겨나가기엔 충분하며 타자의 타이밍을 흐트러트릴 수 있다.
구속 100km/h대의 슬로 커브도 던진다. 패스트볼과 구속 차이가 무려 30km/h 이상으로 제대로 구사된다면 충분히 타자를 괴롭힐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변화가 밋밋하며 원하는 대로 구사하지 못해 좀 더 갈고 닦아야 프로 레벨에서 통할 것으로 보인다.
큰 키를 활용한 오버핸드 투구폼 역시 눈에 띈다. 고효준이 연상될 정도로 높은 팔각도와 타점을 갖고 있다. 높은 타점에서 뿌려지는 ‘좌완’ 백승건의 공은 한가운데에 들어와도 어지간한 레벨의 고교 타자가 아니면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수술 경력도 없고 고교 에이스답지 않은 싱싱한 어깨도 장점이다. 나란히 1차 지명을 받은 경남고 서준원이 2학년 때에만 85.1이닝, 광주동성고 김기훈이 고교 통산 137이닝을 던진 것과 별개로 백승건은 매년 꾸준히 30이닝 정도만 소화했다. 인천고가 손꼽히는 강팀은 아니었기에 백승건은 투수의 생명인 어깨를 아낄 수 있었다.
장점이 많은 투수지만 아직은 아쉬운 점이 더 많다. 먼저 고질적인 제구불안이 가장 큰 문제다. 고교야구의 스트라이크 존은 프로보다 훨씬 크다. 프로에 비하면 태평양에 가까운 고교야구에서도 많은 볼넷을 내주었는데 그보다 작은 존에서 더욱 정교한 타자들을 상대로 제대로 싸우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스트라이크 존의 변화로 투구 패턴 역시 바꿔야 할지 모른다. 백승건은 투구의 대부분을 바깥쪽 코스로 던진다. 대부분의 탈삼진 역시 바깥쪽 코스로 뽑아낸 것들이다. 백승건 존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 바깥쪽이 프로에서 통하지 않는다면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투구폼 역시 교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투구폼은 구속에 집착해 억지로 쥐어 짜낸 폼이다. 높은 팔각도 역시 오른쪽 어깨를 의도적으로 눌러주며 만들고 있다. 팔의 각은 높지만 공을 제대로 눌러 주지 못해 공이 날리는 느낌이다. 실제로 투구를 보아도 탄착군이 스트라이크 존 상단에 형성되어 있다.
전망
SK는 백승건을 즉시전력이 아니라 3년을 바라보고 선택했다고 말했다. 자신이 아직 부족하다는 사실을 백승건 본인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기본 신체조건이 좋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말고 차근차근 계획을 세워 육성한다면 분명 좋은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
백승건의 미래가 더욱 희망적인 이유는 그를 지명한 구단이 바로 SK이기 때문이다. SK는 투수의 장점을 살리기로 유명한 구단이다. 게다가 그들은 이미 정우람과 박희수라는 느린 구속에도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를 만든 경험이 있다. 두 선수를 육성할 때 쌓인 노하우는 백승건의 프로 적응 기간을 극적으로 줄여줄 것이다.
기록 출처: KBSA(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모든 기록은 7월 26일 기준
야구공작소
김경현 칼럼니스트 / 에디터=반승주, 오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