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그래프 시즌 예상: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 (83승 79패)
시즌 최종 성적: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 (78승 84패)
[스포탈코리아] 미네소타 트윈스가 속해 있는 아메리칸 리그 중부지구는 2018시즌 시작 전부터 가장 약한 지구로 꼽혔다. 개막에 앞서 랜스 린과 페르난도 로드니 등 투수 자원을 영입했음에도 팀은 당최 힘을 쓰지 못했다. 지구 2위를 하며 체면을 세우는 듯했지만 최약체 지구에서 기록한 78승 84패는 그 타이틀조차 무색하게 했다.
부상으로 인한 주축 선수들의 대거 이탈이 저조한 성적의 주된 원인이었다. 팀의 핵심 선발투수인 어빈 산타나는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오른쪽 중지 수술로 전력에서 빠졌다. 이어 유격수 호르헤 폴랑코는 금지약물 복용으로 80경기 출장 정지를 당했다. 공수 양면에서 큰 손해를 입은 미네소타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포수였던 제이슨 카스트로까지 시즌 19경기만에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시즌 아웃 됐다. 뒤이어 부상을 당한 바이런 벅스턴과 로건 모리슨 역시 시즌이 끝날 때까지 메이저리그로 돌아오지 못했다.
특히 미네소타는 외야에 대한 고민이 컸다. 2017 시즌을 탄탄히 뒷받침했던 에디 로사리오-바이런 벅스턴-맥스 케플러 등 주전 외야진에서 벅스턴이 이탈하자 혼란에 빠진 것이다. 다행히 난세에 영웅이 등장하듯 2018 시즌 중견수로 꾸준히 출전한 제이크 케이브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케이브의 콜업은 미네소타 입장에서는 모험과도 같았다. 트리플A 58경기를 뛰며 기록한 조금 아쉬운 슬래시라인(0.265/0.349/0.386) 때문이었다. 하지만 콜업 이후 케이브는 fWAR 1.4(팀내 타자 4위)를 기록하면서 우려를 잠재웠다. 309타석 13홈런 45타점으로 장타 가능성 또한 보여줬다. 다만 삼진 비율이 33%로 현저히 높은 점은 숙제로 남았다.
케이브 외에도 외야수 3인방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 중 케플러는 시즌 초반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공에 대한 컨택 성공률을 높이고 헛스윙을 줄이면서 삼진 비율을 크게 낮췄다(4월 삼진 비율 9.5%, 타율 0.299). 아쉽게도 이 모습이 시즌 후반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2018 시즌 0.224/0.319/0.408) 수비에서 활약(UZR 10.8)한 덕분에 팀내 타자 2위인 fWAR 2.6으로 시즌을 마쳤다.
가장 돋보인 선수 – 에디 로사리오
시즌 성적: 타율0.288 24홈런 77타점 fWAR 3.4 wRC+ 113
외야수 3인방 중 가장 큰 활약을 한 건 로사리오였다. 이는 로사리오가 지난해 0.290/0.328/0.507의 슬래시라인과 2016시즌 대비 3배에 가까운 홈런수(2016시즌 10홈런, 2017시즌 27홈런)를 기록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된 시나리오이기도 했다.
4월까지 고전하던 로사리오는 5월부터 시동을 걸어 0.288/0.323/0.479의 슬래시라인, fWAR 3.4를 기록했다. 부상 탓에 9월 전체를 날리다시피 하긴 했지만 미네소타 타자 중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외야수뿐 아니라 팀의 리더로도 활약한 그는 미네소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였다.
그 바탕에는 낮아진 삼진 비율이 있었다. 이번 시즌 로사리오는 커리어 최저인 17.6%의 삼진 비율을 기록했다. 오프스피드 피치에 대한 대응이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좋아진 덕분이다. 지난해 로사리오가 당한 삼진 중 오프스피드 피치 비율은 23.7%에 달했으나 올해에는 이를 17.7%까지 줄였다. 오프스피드 피치에 대한 타율 또한 지난해 0.268에서 올해 0.324로 월등히 좋아졌다.
가장 발전한 선수 – 호세 베리오스
시즌 성적: 12승 11패 ERA 3.84 192.1이닝 202삼진 61볼넷 fWAR 3.3
타 팀 투수들에 비해 베리오스의 이번 시즌 활약이 눈부실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의 성적이 그저 ‘반짝 활약’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시즌 192.1이닝 동안 202개의 삼진을 잡은 그는 커리어 첫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팀의 에이스로서 베리오스의 성적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시즌 베리오스의 ERA 3.84는 규정이닝을 채운 아메리칸 리그 투수 27명 중 16위, 메이저리그 투수 중 32위에 불과했다. 제구력 또한 갈수록 악화됐다. 전반기에 127.1이닝 동안 29볼넷을 허용한 반면 후반기에는 65이닝 동안 32명의 타자를 볼넷으로 걸어 보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많은 이닝을 소화해 200개 이상의 삼진을 잡았다는 점에서 부상 우려 또한 따라붙는다.
그래도 베리오스가 아직 성장 중이라는 점은 고무적이다. 특히 시즌 마지막 4번의 선발 출전 중 3경기에서 2실점 이하를 기록했다(6이닝 2실점, 6이닝 1실점, 7이닝 1실점). 2016시즌 큰 실패를 맛본 베리오스는(14선발 3승 7패 ERA 8.02) 이후 꾸준히 성장하는 모양새다. 현재 이렇다 할 에이스가 없는 미네소타는 베리오스라는 어린 선수가 1,2선발급으로 커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이다.
실망스러웠던 선수 – 미겔 사노
시즌 성적: 타율 0.199 13홈런 41타점 fWAR 0.0 wRC+ 82
미네소타에 투타 어느 쪽에서나 월등한 선수는 없었지만 시즌 내내 팀에서 겉돌며 팬들을 속 썩인 선수는 존재했다. 체중관리를 전혀 하지 않은 채 스프링캠프에 나타나 우려를 낳았던 미겔 사노다. 직전 겨울에 수술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시즌 중에 무려 싱글 A까지 내려간 것은 그에게 수모였다. 사노는 마이너리그에서 6주라는 긴 시간 동안30파운드(약 14kg)를 뺀 뒤 메이저리그에 돌아왔지만 9월에는 무릎 부상을 당하며 결국 아무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실망스러운 건 야구 내적인 모습뿐만이 아니었다. 사노는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던 겨울에 성폭행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경찰을 차로 친 혐의로 체포되기까지 했다. 야구 내 · 외적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낸 그가 재기하려면 행실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폴링 스타와 라이징 스타: 조 마우어, 윌리안 아스투디요
이번 시즌 미네소타는 프랜차이즈 스타 한 명과 작별인사를 하게 됐다. 골수 미네소타 팬이자 미네소타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주전 포수로서 공수 양쪽에서 평균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던 조 마우어다. 3번의 타격왕 타이틀과 2000안타는 포수인 그가 타격에서도 얼마나 발군이었는지를 증명한다.
하지만 2010시즌부터는 노쇠화로 타격왕의 모습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에 따른 대안으로 1루수로 전향한 뒤 재기를 노렸지만 이전과 같은 활약은 보기 힘들었다. 이번 시즌에도 준수한 스타트를 하며 기대를 모았으나(3~4월 타율 0.291) 이후 뇌진탕 증세로 시즌을 아쉽게 마무리하게 됐다. 다만 그를 사랑한 홈 팬들에게 예의를 차리듯 홈에서는 0.300/0.386/0.405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던 9월 30일, 마우어는 마지막 이닝에 포수로 출전해 팬들에게 그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포수였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필드를 떠났다.
떠나는 선수가 있으면 돌연 나타나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선수도 있는 법이다. 조 마우어가 떠나 아쉬워하는 팬들에게 또 다른 포수 윌리안스 아스투디요의 등장은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다.
아스투디요가 주목 받았던 이유는 두 가지였다. 먼저 현저하게 낮은 삼진. 그가 97타석에서 기록한 신기하리만큼 낮은 삼진 비율 3.1%, 볼넷 비율 2.1%는 팬들은 물론 세이버메트리션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필드에서의 허슬 플레이 또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중 압권은 9월 13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베이스러닝이었다. 특히 3루를 통과할 때 보여준 익살스러운 표정은 한동안 인터넷을 떠돌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이와 관련해 아스투디요는 “통통한 선수들도 뛸 수 있다는 걸 입증하고 싶었다”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남겼다. 포수인 아스투디요는 마우어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내년 시즌에도 팬들을 즐겁게 해줄 예정이다.
이제부턴 정말 팜 시스템뿐이야
일찍이 플레이오프 싸움에서 멀어진 미네소타는 논웨이버 트레이드 기간 동안 셀러로 돌아섰다. 5명의 주축 선수들을 다른 팀으로 보낸 미네소타는 그에 합당한 4명의 투수 · 6명의 야수 유망주를 받아와 팜을 두텁게 했다.
OUT: 브라이언 도저, 에두아르도 에스코바, 랜스 린, 잭 듀크, 라이언 프레슬리 이상 5명
IN: 요한 듀란, 체이스 데 용, 데빈 스멜쳐, 루이스 리호, 질베르토 셀레스티노, 가브리엘 마시엘, 루크 레일리, 타일러 오스틴, 라이언 코스텔로, 어니 데 라 트리니다드 이상 10명
단번에 눈에 띄는 탑급 유망주는 없지만 미래를 안전하게 대비하기 위한 10명을 받아왔다는 평가다. 이미 미네소타 시스템에서 활약하고 있는 MLB Pipeline 유망주 랭킹 7위 로이스 루이스, 10위 알렉스 키릴로프, 70위 브루스다 그라테롤 등이 이들과 함께 미네소타의 미래를 책임질 예정이다.
유망주들의 육성을 이끌 감독 또한 바뀌었다. 시즌 종료 직후 폴 몰리터는 3년 계약 중 단 1년만을 채우고 미네소타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몰리터 대신 감독 자리에 앉게 된 것은 탬파베이 레이스의 1루 코치였던 로코 발델리다. 그가 프로에서 감독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탬파베이 감독 케빈 캐시 곁에서 선수 육성과 관련된 지식을 쌓은 그가 현재 미네소타가 가려는 방향에는 알맞다는 게 현지의 평가다.
미네소타는 부상으로 인한 선수들의 전력 이탈로 힘든 시즌을 보냈다. 시즌 동안 차곡차곡 모아온 유망주들과 다시 돌아오는 주전 선수들, 미네소타의 2019 시즌이 조금이나마 기대되는 이유다.
야구공작소
권승환 칼럼니스트 / 에디터= 박효정
기록 출처: Baseball-reference, Fangraphs
시즌 최종 성적: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2위 (78승 84패)
[스포탈코리아] 미네소타 트윈스가 속해 있는 아메리칸 리그 중부지구는 2018시즌 시작 전부터 가장 약한 지구로 꼽혔다. 개막에 앞서 랜스 린과 페르난도 로드니 등 투수 자원을 영입했음에도 팀은 당최 힘을 쓰지 못했다. 지구 2위를 하며 체면을 세우는 듯했지만 최약체 지구에서 기록한 78승 84패는 그 타이틀조차 무색하게 했다.
부상으로 인한 주축 선수들의 대거 이탈이 저조한 성적의 주된 원인이었다. 팀의 핵심 선발투수인 어빈 산타나는 시즌이 시작하기도 전에 오른쪽 중지 수술로 전력에서 빠졌다. 이어 유격수 호르헤 폴랑코는 금지약물 복용으로 80경기 출장 정지를 당했다. 공수 양면에서 큰 손해를 입은 미네소타는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포수였던 제이슨 카스트로까지 시즌 19경기만에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시즌 아웃 됐다. 뒤이어 부상을 당한 바이런 벅스턴과 로건 모리슨 역시 시즌이 끝날 때까지 메이저리그로 돌아오지 못했다.
특히 미네소타는 외야에 대한 고민이 컸다. 2017 시즌을 탄탄히 뒷받침했던 에디 로사리오-바이런 벅스턴-맥스 케플러 등 주전 외야진에서 벅스턴이 이탈하자 혼란에 빠진 것이다. 다행히 난세에 영웅이 등장하듯 2018 시즌 중견수로 꾸준히 출전한 제이크 케이브가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다.
케이브의 콜업은 미네소타 입장에서는 모험과도 같았다. 트리플A 58경기를 뛰며 기록한 조금 아쉬운 슬래시라인(0.265/0.349/0.386) 때문이었다. 하지만 콜업 이후 케이브는 fWAR 1.4(팀내 타자 4위)를 기록하면서 우려를 잠재웠다. 309타석 13홈런 45타점으로 장타 가능성 또한 보여줬다. 다만 삼진 비율이 33%로 현저히 높은 점은 숙제로 남았다.
케이브 외에도 외야수 3인방의 활약이 돋보였다. 그 중 케플러는 시즌 초반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공에 대한 컨택 성공률을 높이고 헛스윙을 줄이면서 삼진 비율을 크게 낮췄다(4월 삼진 비율 9.5%, 타율 0.299). 아쉽게도 이 모습이 시즌 후반까지 이어지지는 못했지만(2018 시즌 0.224/0.319/0.408) 수비에서 활약(UZR 10.8)한 덕분에 팀내 타자 2위인 fWAR 2.6으로 시즌을 마쳤다.
가장 돋보인 선수 – 에디 로사리오
시즌 성적: 타율0.288 24홈런 77타점 fWAR 3.4 wRC+ 113
외야수 3인방 중 가장 큰 활약을 한 건 로사리오였다. 이는 로사리오가 지난해 0.290/0.328/0.507의 슬래시라인과 2016시즌 대비 3배에 가까운 홈런수(2016시즌 10홈런, 2017시즌 27홈런)를 기록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된 시나리오이기도 했다.
4월까지 고전하던 로사리오는 5월부터 시동을 걸어 0.288/0.323/0.479의 슬래시라인, fWAR 3.4를 기록했다. 부상 탓에 9월 전체를 날리다시피 하긴 했지만 미네소타 타자 중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외야수뿐 아니라 팀의 리더로도 활약한 그는 미네소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였다.
그 바탕에는 낮아진 삼진 비율이 있었다. 이번 시즌 로사리오는 커리어 최저인 17.6%의 삼진 비율을 기록했다. 오프스피드 피치에 대한 대응이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좋아진 덕분이다. 지난해 로사리오가 당한 삼진 중 오프스피드 피치 비율은 23.7%에 달했으나 올해에는 이를 17.7%까지 줄였다. 오프스피드 피치에 대한 타율 또한 지난해 0.268에서 올해 0.324로 월등히 좋아졌다.
가장 발전한 선수 – 호세 베리오스
시즌 성적: 12승 11패 ERA 3.84 192.1이닝 202삼진 61볼넷 fWAR 3.3
타 팀 투수들에 비해 베리오스의 이번 시즌 활약이 눈부실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의 성적이 그저 ‘반짝 활약’이 아니었다는 걸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시즌 192.1이닝 동안 202개의 삼진을 잡은 그는 커리어 첫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팀의 에이스로서 베리오스의 성적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번 시즌 베리오스의 ERA 3.84는 규정이닝을 채운 아메리칸 리그 투수 27명 중 16위, 메이저리그 투수 중 32위에 불과했다. 제구력 또한 갈수록 악화됐다. 전반기에 127.1이닝 동안 29볼넷을 허용한 반면 후반기에는 65이닝 동안 32명의 타자를 볼넷으로 걸어 보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많은 이닝을 소화해 200개 이상의 삼진을 잡았다는 점에서 부상 우려 또한 따라붙는다.
그래도 베리오스가 아직 성장 중이라는 점은 고무적이다. 특히 시즌 마지막 4번의 선발 출전 중 3경기에서 2실점 이하를 기록했다(6이닝 2실점, 6이닝 1실점, 7이닝 1실점). 2016시즌 큰 실패를 맛본 베리오스는(14선발 3승 7패 ERA 8.02) 이후 꾸준히 성장하는 모양새다. 현재 이렇다 할 에이스가 없는 미네소타는 베리오스라는 어린 선수가 1,2선발급으로 커준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이다.
실망스러웠던 선수 – 미겔 사노
시즌 성적: 타율 0.199 13홈런 41타점 fWAR 0.0 wRC+ 82
미네소타에 투타 어느 쪽에서나 월등한 선수는 없었지만 시즌 내내 팀에서 겉돌며 팬들을 속 썩인 선수는 존재했다. 체중관리를 전혀 하지 않은 채 스프링캠프에 나타나 우려를 낳았던 미겔 사노다. 직전 겨울에 수술을 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시즌 중에 무려 싱글 A까지 내려간 것은 그에게 수모였다. 사노는 마이너리그에서 6주라는 긴 시간 동안30파운드(약 14kg)를 뺀 뒤 메이저리그에 돌아왔지만 9월에는 무릎 부상을 당하며 결국 아무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실망스러운 건 야구 내적인 모습뿐만이 아니었다. 사노는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던 겨울에 성폭행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경찰을 차로 친 혐의로 체포되기까지 했다. 야구 내 · 외적으로 최악의 시즌을 보낸 그가 재기하려면 행실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폴링 스타와 라이징 스타: 조 마우어, 윌리안 아스투디요
이번 시즌 미네소타는 프랜차이즈 스타 한 명과 작별인사를 하게 됐다. 골수 미네소타 팬이자 미네소타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주전 포수로서 공수 양쪽에서 평균 이상의 활약을 보여줬던 조 마우어다. 3번의 타격왕 타이틀과 2000안타는 포수인 그가 타격에서도 얼마나 발군이었는지를 증명한다.
하지만 2010시즌부터는 노쇠화로 타격왕의 모습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이에 따른 대안으로 1루수로 전향한 뒤 재기를 노렸지만 이전과 같은 활약은 보기 힘들었다. 이번 시즌에도 준수한 스타트를 하며 기대를 모았으나(3~4월 타율 0.291) 이후 뇌진탕 증세로 시즌을 아쉽게 마무리하게 됐다. 다만 그를 사랑한 홈 팬들에게 예의를 차리듯 홈에서는 0.300/0.386/0.405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번 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던 9월 30일, 마우어는 마지막 이닝에 포수로 출전해 팬들에게 그가 메이저리그 최고의 포수였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필드를 떠났다.
떠나는 선수가 있으면 돌연 나타나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선수도 있는 법이다. 조 마우어가 떠나 아쉬워하는 팬들에게 또 다른 포수 윌리안스 아스투디요의 등장은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다.
아스투디요가 주목 받았던 이유는 두 가지였다. 먼저 현저하게 낮은 삼진. 그가 97타석에서 기록한 신기하리만큼 낮은 삼진 비율 3.1%, 볼넷 비율 2.1%는 팬들은 물론 세이버메트리션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필드에서의 허슬 플레이 또한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중 압권은 9월 13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보여준 베이스러닝이었다. 특히 3루를 통과할 때 보여준 익살스러운 표정은 한동안 인터넷을 떠돌며 팬들을 즐겁게 했다. 이와 관련해 아스투디요는 “통통한 선수들도 뛸 수 있다는 걸 입증하고 싶었다”는 재치 있는 답변을 남겼다. 포수인 아스투디요는 마우어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내년 시즌에도 팬들을 즐겁게 해줄 예정이다.
이제부턴 정말 팜 시스템뿐이야
일찍이 플레이오프 싸움에서 멀어진 미네소타는 논웨이버 트레이드 기간 동안 셀러로 돌아섰다. 5명의 주축 선수들을 다른 팀으로 보낸 미네소타는 그에 합당한 4명의 투수 · 6명의 야수 유망주를 받아와 팜을 두텁게 했다.
OUT: 브라이언 도저, 에두아르도 에스코바, 랜스 린, 잭 듀크, 라이언 프레슬리 이상 5명
IN: 요한 듀란, 체이스 데 용, 데빈 스멜쳐, 루이스 리호, 질베르토 셀레스티노, 가브리엘 마시엘, 루크 레일리, 타일러 오스틴, 라이언 코스텔로, 어니 데 라 트리니다드 이상 10명
단번에 눈에 띄는 탑급 유망주는 없지만 미래를 안전하게 대비하기 위한 10명을 받아왔다는 평가다. 이미 미네소타 시스템에서 활약하고 있는 MLB Pipeline 유망주 랭킹 7위 로이스 루이스, 10위 알렉스 키릴로프, 70위 브루스다 그라테롤 등이 이들과 함께 미네소타의 미래를 책임질 예정이다.
유망주들의 육성을 이끌 감독 또한 바뀌었다. 시즌 종료 직후 폴 몰리터는 3년 계약 중 단 1년만을 채우고 미네소타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몰리터 대신 감독 자리에 앉게 된 것은 탬파베이 레이스의 1루 코치였던 로코 발델리다. 그가 프로에서 감독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탬파베이 감독 케빈 캐시 곁에서 선수 육성과 관련된 지식을 쌓은 그가 현재 미네소타가 가려는 방향에는 알맞다는 게 현지의 평가다.
미네소타는 부상으로 인한 선수들의 전력 이탈로 힘든 시즌을 보냈다. 시즌 동안 차곡차곡 모아온 유망주들과 다시 돌아오는 주전 선수들, 미네소타의 2019 시즌이 조금이나마 기대되는 이유다.
야구공작소
권승환 칼럼니스트 / 에디터= 박효정
기록 출처: Baseball-reference, Fangrap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