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성적 – 6위(68승 72패 4무)
[스포탈코리아]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9위’라는 성적은, 1982년 창단 후 35년 간 한 번도 최하위를 기록한 적 없는 삼성에게 굉장히 낯설다. 유례없는 ‘탈 꼴지 전쟁’이 펼쳐진 올 시즌, 하반기 분전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또다시 가을야구에 실패하고 말았다.
프롤로그 – 절반의 성공을 보여준 올 시즌 그리고 더 중요해질 내년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은 삼성에 해당되지 않았다. 2015년 기록한 정규시즌 우승 이후, 선수들의 노쇠화와 전력 유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삼성은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우규민과 이원석을 영입하는데 92억을 지출했지만, 떠나간 선수들의 빈 자리는 채울 수 없었다.
그렇게 맞이한 2015년 이후 3번째 오프시즌에서, 삼성이 선택한 선수는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였다. 지난 해 리그 평균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타선과 그보다도 무게감이 떨어지는 투수진 양측 모두에 ‘강민호 효과’를 기대해 봄직한 영입이었다. 실제로 강민호는 올 시즌 타석에서 22홈런을 기록했고 포수로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2년에 비해 강해졌지만, 여전히 많은 숙제를 남겼다. 과연 같은 팀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월간 성적 기복과 특정 팀을 상대로 한 절대 열세(vs두산, 넥센 32경기 9승 23패 0.281)는 승차 없는 6위를 기록한 삼성에게 더욱 뼈 아프게 다가온다.
3~4월 11승 20패 0.355
5월 14승 11패 0.560
6월 10승 1무 14패 0.417
7월 13승 2무 7패 0.650
8월 6승 7패 0.462
9월 11승 1무 12패 0.478
10월 3승 1패 0.750
단 한 경기만 더 잡았더라면 이 리뷰의 제목이 명가재건의 ‘과도기’가 아닌 명가재건의 ‘서막’이 되었을 것이다. 가을야구를 놓쳤다고 마냥 아쉬워하기보다, 다가 올 내년과 그 이후를 위해 올 시즌을 쓰게 곱씹어볼 일이다,
최고의 선수 – 다린 러프
작년 시즌 4월 한 달을 통째로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는 데 쓰고도 타점왕을 기록한 러프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상당했다. 적응기가 필요 없어진 올해의 러프는 본인의 별명처럼 타격의 달인으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 줬다.
타율, 홈런, 타점에서 모두 작년보다 진일보했으며, 출루율과 장타율, OPS, BB/K 등으로 기록을 자세히 살펴봐도 더욱 나아진 모습이다. 전/후반기의 체력 문제 또한 없었으며(전반기 OPS – 1.013/후반기 OPS – 1.044) 시즌 내내 월별 OPS 또한 0.800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시즌 중반 왼발에 부상을 당하며 페이스가 꺾인 것이 다소 아쉬웠지만, 삼성 소속 외국인 타자로는 첫 2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이라는 기록을 달성하는 등 개인으로서는 매우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외국인 선수의 다년 계약이 허용된 지금, 러프는 내년에도 파란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을까?
발전한 선수 – 이원석
2016시즌 종료 후 FA로 이원석을 데려올 당시만 해도 팬들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4년 28억이라는 이원석과의 계약은 그리 큰 금액이 아니었으나 이 때문에 최형우-차우찬을 포기한 것이라는 비판적인 시각이 대다수를 이뤘다.
또한 ‘12년 만의 외부 FA’치고는 그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 또한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와 두산에서 보낸 11년 동안 한 시즌 100안타를 기록한 것은 2009년 단 한 번뿐이며, 20홈런 또한 기록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과 두 시즌 만에 이원석은 삼성 타선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거듭났다. 투수 친화적인 잠실 구장을 떠나 라이온즈파크로 오자마자 19홈런을 쏘아 올리며 중장거리 타자로서의 가능성을 뽐냈다. 그리고 작년에 이어 올 시즌 20홈런-93타점으로 본인의 커리어하이 기록을 또 한 번 뛰어 넘었다.
삼성 입단 후 매년 발전하고 있는 혜자 FA 이원석의 가장 큰 적은 부상이다. 두 시즌 연속 등과 옆구리에 불편함을 느꼈는데, 시즌 중반 부상으로 결장하는 횟수만 줄인다면 타선에서 또 한 명의 100타점 타자를 기대해 볼만 하다.
기대되는 미래 – 영건 3인방
올 시즌 삼성 투수진에서는 영건들의 호투가 돋보였다.
양창섭은 데뷔전이었던 3월 28일 KIA전을 6이닝 무실점으로 장식, 2006년 류현진 이후로 12년 만에 고졸 투수 데뷔전 승리를 따내며 새로운 에이스로서의 자질을 스스로 입증했다.
아직 어린 20살 투수에게 조금의 관리(4/11 두산전 119구 투구 후 어깨 부상)와 등판 간격을 일정하게 지켜주는 조금의 배려(7일 이상 간격 시 평균 자책점 7.85, 5~6일 시 3.12)가 동반된다면, 내년 시즌엔 분명 올해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최채흥의 시즌 초반은 가시밭길이었다. 데뷔전이었던 5월 19일 넥센전에서 3.2이닝 1자책의 나쁘지 않은 투구에도 안타를 8개나 맞으며 조기 강판 당했고, 6월 8일 LG전 이후 부상이 겹쳐9월 말이 되어서야 1군 무대에 복귀했다.
부상 회복기간 투구폼을 교정한 최채흥은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어 돌아왔다. 복귀전인 9월 25일 한화전 7이닝 1실점을 시작으로, 남은 시즌을 9.2이닝 1자책으로 틀어막으며 충분히 내년을 기대하게 하는 모습으로 2018년을 마무리했다.
영건 3인방 중 가장 연차가 쌓인 3년차 최충연은 가장 극적인 반등을 이뤄냈다. 2016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했지만 고교시절의 활약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에 또 한 명의 1차지명 잔혹사가 펼쳐지는 듯 했다.
그러나 올 시즌 리그 최고의 불펜으로 거듭났다. 리그 전체로 놓고 봐도 웬만한 선발투수들보다 높은 2.98의 WAR(리그 15위)을 기록했으며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군 문제도 해결하는 개인적인 경사까지 누렸다. 앞으로의 탄탄대로를 위한 초석은 다져 놨다. 그의 나이 겨우 21세다.
양창섭의 투구 스타일은 팀 내 선배 윤성환을, 최채흥은 장원삼을 그리고 최충연은 또 한 명의 레전드인 배영수를 닮았다. 전성기와 스타일은 각자 달랐지만, 왕조 시절 마운드를 함께 지켰던 투수들이다. 이들이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투수로 성장할 때까지 지켜보는 것은 팀의 과도기를 함께 이겨낼 삼성 팬들에게 또 하나의 낙이 되지 않을까?
아쉬운 선수 – 윤성환
2015시즌 말, 한국 시리즈를 앞두고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사회면에 오르고 난 뒤에도 윤성환은 굳건했다. 2016년(11승 10패 4.35)과 2017(12승 9패 4.28)년 모두 제 몫을 해주었다. 평균 자책점이 4점대였으나 각각 리그 10위, 14위 기록으로 KBO리그의 타고투저 성향에 따른 영향이 컸다.
그렇기 때문에, 매년 늘어나는 피홈런과 감소하는 구속에도 올 시즌 이렇게까지 급속도로 추락할 것이라는 예상은 쉽사리 할 수 없었다 평균자책점은 6점대(6.98)로 치솟았으며 리그에서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압도적으로 좋지 못한 성적을 기록했다.
냉정하게 말해 올 시즌 윤성환은 세 손가락 안에 꼽는 리그 최악의 투수였다. 시즌 종료 후 FA자격 재취득이라는 동기부여에도 기록한 성적이라 더욱 놀랍다. 배영수의 124승을 넘어 삼성 통산 최다승을 기록한 이 시점이 푸른 유니폼을 명예롭게 벗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결론 및 KEY POINT – 장타력 늘리기 / 마무리 찾기 / 김한수의 3년 차
삼성이 홈으로 쓰고 있는 라이온즈파크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그런데도 올 시즌 기록한 팀 홈런은 리그 9위(146개), 팀 장타율 리그 8위(0.432)다. 2016년부터 라이온즈파크를 사용하면서, 한 해도 팀 홈런이 팀 피홈런보다 많은 적이 없었다(2016시즌 -51 / 2017시즌 -40 / 2018시즌 -39).
올해 삼성은 0.89의 뜬 공/땅볼 비율로 리그에서 3번째로 높은 땅볼 비율을 기록하였다. 삼성에는 구자욱/강민호/이원석 등은 중장거리 유형이 많다. 만약 이들 중 이원석이 그랬듯 발사 각도 조정 등을 통해 뜬 공을 더 많이 치는 전략으로 접근한다면, 라이온즈 파크의 이점을 더 잘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마무리를 맡아 준 끝판대장 오승환의 해외진출 이후, 삼성은 한 명의 마무리가 세 시즌 이상을 버틴 적이 없었다. 작년 시즌 중반부터 마무리로 잘해준 장필준이 드디어 자리 잡나 싶었지만, 올 시즌 다시 기복 있는 예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결국, 시즌 말 심창민까지 부진하며 최충연이 마무리 자리를 넘겨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부터는 그런 그림을 그릴 수 없을 전망이다. 최충연은 선발 수업에 들어갔고 심창민은 2020년 도쿄올림픽보다 상무 입대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올 시즌 삼성 불펜 WAR 상위 4명(최충연,심창민,장필준,우규민) 중 두 명을 당장 내년부터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올 시즌 삼성 불펜은 정말 잘해줬다. 하지만 이런 이탈이 계속 된다면 당장 내년 시즌부터 그 위력을 잃을지도 모른다. 다시금 허리에서 중심을 잡아 줄 수 있는 불펜 에이스를 찾는 것 또한 급선무이다.
마지막으로, 지난 2년간은 이해할 수 없는 투수운용과 혹사로 비난을 받아 온 김한수 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가 다가왔다. 감독의 계약 기간을 최대한 지켜주는 삼성 구단의 특성 상, 중도 해임은 당하지 않았지만 김상수의 2번 기용 고집, 무리한 필승조 등판 등 논란 요소는 충분하다.
선수 시절 조용한 강자라고 불리며 팀의 레전드 반열까지 올랐던 김한수 감독의 명성은 이미 흠집이 날대로 나버렸다. 그렇지만 올 시즌 여전히 존재하는 논란 속에서도 순위를 끌어올린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계약 기간의 마지막 해, 김한수 감독은 팀의 미래들과 함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과도기’란, 한 상태에서 다른 새로운 상태로 옮아가거나 바뀌어 가는 도중의 시기를 뜻한다. 과도기 삼성의 내년 시즌을, 계약 기간 마지막 해를 맞이하게 될 김한수 감독이 어떤 식으로 이끌어 나갈까? 올 시즌 거둔 ‘조금 나은 성적’보다 더 나은 성적을 기록할 거라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야구공작소
송동욱 칼럼니스트 / 에디터=서주오, 나유민
기록 출처: STATIZ
[스포탈코리아] ‘2년 연속 페넌트레이스 9위’라는 성적은, 1982년 창단 후 35년 간 한 번도 최하위를 기록한 적 없는 삼성에게 굉장히 낯설다. 유례없는 ‘탈 꼴지 전쟁’이 펼쳐진 올 시즌, 하반기 분전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또다시 가을야구에 실패하고 말았다.
프롤로그 – 절반의 성공을 보여준 올 시즌 그리고 더 중요해질 내년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은 삼성에 해당되지 않았다. 2015년 기록한 정규시즌 우승 이후, 선수들의 노쇠화와 전력 유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삼성은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 우규민과 이원석을 영입하는데 92억을 지출했지만, 떠나간 선수들의 빈 자리는 채울 수 없었다.
그렇게 맞이한 2015년 이후 3번째 오프시즌에서, 삼성이 선택한 선수는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였다. 지난 해 리그 평균 이하의 성적을 기록한 타선과 그보다도 무게감이 떨어지는 투수진 양측 모두에 ‘강민호 효과’를 기대해 봄직한 영입이었다. 실제로 강민호는 올 시즌 타석에서 22홈런을 기록했고 포수로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2년에 비해 강해졌지만, 여전히 많은 숙제를 남겼다. 과연 같은 팀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의 월간 성적 기복과 특정 팀을 상대로 한 절대 열세(vs두산, 넥센 32경기 9승 23패 0.281)는 승차 없는 6위를 기록한 삼성에게 더욱 뼈 아프게 다가온다.
3~4월 11승 20패 0.355
5월 14승 11패 0.560
6월 10승 1무 14패 0.417
7월 13승 2무 7패 0.650
8월 6승 7패 0.462
9월 11승 1무 12패 0.478
10월 3승 1패 0.750
단 한 경기만 더 잡았더라면 이 리뷰의 제목이 명가재건의 ‘과도기’가 아닌 명가재건의 ‘서막’이 되었을 것이다. 가을야구를 놓쳤다고 마냥 아쉬워하기보다, 다가 올 내년과 그 이후를 위해 올 시즌을 쓰게 곱씹어볼 일이다,
최고의 선수 – 다린 러프
작년 시즌 4월 한 달을 통째로 새로운 리그에 적응하는 데 쓰고도 타점왕을 기록한 러프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상당했다. 적응기가 필요 없어진 올해의 러프는 본인의 별명처럼 타격의 달인으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 줬다.
타율, 홈런, 타점에서 모두 작년보다 진일보했으며, 출루율과 장타율, OPS, BB/K 등으로 기록을 자세히 살펴봐도 더욱 나아진 모습이다. 전/후반기의 체력 문제 또한 없었으며(전반기 OPS – 1.013/후반기 OPS – 1.044) 시즌 내내 월별 OPS 또한 0.800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시즌 중반 왼발에 부상을 당하며 페이스가 꺾인 것이 다소 아쉬웠지만, 삼성 소속 외국인 타자로는 첫 2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이라는 기록을 달성하는 등 개인으로서는 매우 성공적인 시즌이었다. 외국인 선수의 다년 계약이 허용된 지금, 러프는 내년에도 파란 유니폼을 입고 뛸 수 있을까?
발전한 선수 – 이원석
2016시즌 종료 후 FA로 이원석을 데려올 당시만 해도 팬들의 반응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4년 28억이라는 이원석과의 계약은 그리 큰 금액이 아니었으나 이 때문에 최형우-차우찬을 포기한 것이라는 비판적인 시각이 대다수를 이뤘다.
또한 ‘12년 만의 외부 FA’치고는 그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 또한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와 두산에서 보낸 11년 동안 한 시즌 100안타를 기록한 것은 2009년 단 한 번뿐이며, 20홈런 또한 기록해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과 두 시즌 만에 이원석은 삼성 타선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거듭났다. 투수 친화적인 잠실 구장을 떠나 라이온즈파크로 오자마자 19홈런을 쏘아 올리며 중장거리 타자로서의 가능성을 뽐냈다. 그리고 작년에 이어 올 시즌 20홈런-93타점으로 본인의 커리어하이 기록을 또 한 번 뛰어 넘었다.
삼성 입단 후 매년 발전하고 있는 혜자 FA 이원석의 가장 큰 적은 부상이다. 두 시즌 연속 등과 옆구리에 불편함을 느꼈는데, 시즌 중반 부상으로 결장하는 횟수만 줄인다면 타선에서 또 한 명의 100타점 타자를 기대해 볼만 하다.
기대되는 미래 – 영건 3인방
올 시즌 삼성 투수진에서는 영건들의 호투가 돋보였다.
양창섭은 데뷔전이었던 3월 28일 KIA전을 6이닝 무실점으로 장식, 2006년 류현진 이후로 12년 만에 고졸 투수 데뷔전 승리를 따내며 새로운 에이스로서의 자질을 스스로 입증했다.
아직 어린 20살 투수에게 조금의 관리(4/11 두산전 119구 투구 후 어깨 부상)와 등판 간격을 일정하게 지켜주는 조금의 배려(7일 이상 간격 시 평균 자책점 7.85, 5~6일 시 3.12)가 동반된다면, 내년 시즌엔 분명 올해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선발진의 한 축을 담당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최채흥의 시즌 초반은 가시밭길이었다. 데뷔전이었던 5월 19일 넥센전에서 3.2이닝 1자책의 나쁘지 않은 투구에도 안타를 8개나 맞으며 조기 강판 당했고, 6월 8일 LG전 이후 부상이 겹쳐9월 말이 되어서야 1군 무대에 복귀했다.
부상 회복기간 투구폼을 교정한 최채흥은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어 돌아왔다. 복귀전인 9월 25일 한화전 7이닝 1실점을 시작으로, 남은 시즌을 9.2이닝 1자책으로 틀어막으며 충분히 내년을 기대하게 하는 모습으로 2018년을 마무리했다.
영건 3인방 중 가장 연차가 쌓인 3년차 최충연은 가장 극적인 반등을 이뤄냈다. 2016년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했지만 고교시절의 활약을 찾아볼 수 없는 모습에 또 한 명의 1차지명 잔혹사가 펼쳐지는 듯 했다.
그러나 올 시즌 리그 최고의 불펜으로 거듭났다. 리그 전체로 놓고 봐도 웬만한 선발투수들보다 높은 2.98의 WAR(리그 15위)을 기록했으며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에서 군 문제도 해결하는 개인적인 경사까지 누렸다. 앞으로의 탄탄대로를 위한 초석은 다져 놨다. 그의 나이 겨우 21세다.
양창섭의 투구 스타일은 팀 내 선배 윤성환을, 최채흥은 장원삼을 그리고 최충연은 또 한 명의 레전드인 배영수를 닮았다. 전성기와 스타일은 각자 달랐지만, 왕조 시절 마운드를 함께 지켰던 투수들이다. 이들이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투수로 성장할 때까지 지켜보는 것은 팀의 과도기를 함께 이겨낼 삼성 팬들에게 또 하나의 낙이 되지 않을까?
아쉬운 선수 – 윤성환
2015시즌 말, 한국 시리즈를 앞두고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사회면에 오르고 난 뒤에도 윤성환은 굳건했다. 2016년(11승 10패 4.35)과 2017(12승 9패 4.28)년 모두 제 몫을 해주었다. 평균 자책점이 4점대였으나 각각 리그 10위, 14위 기록으로 KBO리그의 타고투저 성향에 따른 영향이 컸다.
그렇기 때문에, 매년 늘어나는 피홈런과 감소하는 구속에도 올 시즌 이렇게까지 급속도로 추락할 것이라는 예상은 쉽사리 할 수 없었다 평균자책점은 6점대(6.98)로 치솟았으며 리그에서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압도적으로 좋지 못한 성적을 기록했다.
냉정하게 말해 올 시즌 윤성환은 세 손가락 안에 꼽는 리그 최악의 투수였다. 시즌 종료 후 FA자격 재취득이라는 동기부여에도 기록한 성적이라 더욱 놀랍다. 배영수의 124승을 넘어 삼성 통산 최다승을 기록한 이 시점이 푸른 유니폼을 명예롭게 벗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결론 및 KEY POINT – 장타력 늘리기 / 마무리 찾기 / 김한수의 3년 차
삼성이 홈으로 쓰고 있는 라이온즈파크는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그런데도 올 시즌 기록한 팀 홈런은 리그 9위(146개), 팀 장타율 리그 8위(0.432)다. 2016년부터 라이온즈파크를 사용하면서, 한 해도 팀 홈런이 팀 피홈런보다 많은 적이 없었다(2016시즌 -51 / 2017시즌 -40 / 2018시즌 -39).
올해 삼성은 0.89의 뜬 공/땅볼 비율로 리그에서 3번째로 높은 땅볼 비율을 기록하였다. 삼성에는 구자욱/강민호/이원석 등은 중장거리 유형이 많다. 만약 이들 중 이원석이 그랬듯 발사 각도 조정 등을 통해 뜬 공을 더 많이 치는 전략으로 접근한다면, 라이온즈 파크의 이점을 더 잘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른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마무리를 맡아 준 끝판대장 오승환의 해외진출 이후, 삼성은 한 명의 마무리가 세 시즌 이상을 버틴 적이 없었다. 작년 시즌 중반부터 마무리로 잘해준 장필준이 드디어 자리 잡나 싶었지만, 올 시즌 다시 기복 있는 예년의 모습으로 돌아갔다. 결국, 시즌 말 심창민까지 부진하며 최충연이 마무리 자리를 넘겨받았다.
하지만 올 시즌부터는 그런 그림을 그릴 수 없을 전망이다. 최충연은 선발 수업에 들어갔고 심창민은 2020년 도쿄올림픽보다 상무 입대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올 시즌 삼성 불펜 WAR 상위 4명(최충연,심창민,장필준,우규민) 중 두 명을 당장 내년부터는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올 시즌 삼성 불펜은 정말 잘해줬다. 하지만 이런 이탈이 계속 된다면 당장 내년 시즌부터 그 위력을 잃을지도 모른다. 다시금 허리에서 중심을 잡아 줄 수 있는 불펜 에이스를 찾는 것 또한 급선무이다.
마지막으로, 지난 2년간은 이해할 수 없는 투수운용과 혹사로 비난을 받아 온 김한수 감독의 계약 마지막 해가 다가왔다. 감독의 계약 기간을 최대한 지켜주는 삼성 구단의 특성 상, 중도 해임은 당하지 않았지만 김상수의 2번 기용 고집, 무리한 필승조 등판 등 논란 요소는 충분하다.
선수 시절 조용한 강자라고 불리며 팀의 레전드 반열까지 올랐던 김한수 감독의 명성은 이미 흠집이 날대로 나버렸다. 그렇지만 올 시즌 여전히 존재하는 논란 속에서도 순위를 끌어올린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계약 기간의 마지막 해, 김한수 감독은 팀의 미래들과 함께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과도기’란, 한 상태에서 다른 새로운 상태로 옮아가거나 바뀌어 가는 도중의 시기를 뜻한다. 과도기 삼성의 내년 시즌을, 계약 기간 마지막 해를 맞이하게 될 김한수 감독이 어떤 식으로 이끌어 나갈까? 올 시즌 거둔 ‘조금 나은 성적’보다 더 나은 성적을 기록할 거라 기대해볼 수 있지 않을까?
야구공작소
송동욱 칼럼니스트 / 에디터=서주오, 나유민
기록 출처: STAT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