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한 방…그래도 팬들은 이대호를 기다린다
입력 : 2019.07.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현세 인턴기자= 4구째. 시속 133㎞의 날카로운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휘어나갔다. 배트는 허공을 갈랐고, 이대호(37, 롯데 자이언츠)는 탄식했다. 그리고 이튿날, 이대호는 누구보다 큰 함성을 받으며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나 그는 또다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롯데 자이언츠는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2-5로 졌다. 이날 선발로 나선 박세웅이 6이닝 2실점으로 모처럼 발판을 마련했지만, 타선과 수비가 뒷받침하지 못했다. 롯데 타선은 키움과 똑같은 8안타 4볼넷을 얻어냈음에도 공격력이 한데 모이지 못했다.

무엇보다 이대호의 한 방이 절실했다. 이대호는 공격 템포가 오를 만한 상황이 오면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이날 0-1로 뒤진 4회 1사 1·3루에서 그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1-2로 한 점 따라잡은 6회 1사 1루에서는 공 2개 만에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앞서 민병헌, 전준우가 안간힘을 냈음에도 흐름을 잇지 못했다.

6일 경기에서도 이대호는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이날 4-6으로 뒤진 6회 2사 1·2루에서 이대호는 한현희의 슬라이더에 속아 헛스윙 삼진으로 돌아섰다. 앞서 손아섭, 전준우가 연속 안타로 2점을 추격했고, 장타 한 방에 역전도 노려볼 만했던 터라 공격 흐름이 끊긴 데 아쉬움이 컸다. 한껏 달아오른 열기는 순식간에 식어버렸다.

롯데는 7일 패배로 6연패를 기록했다. 어느 곳 하나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연패의 모든 책임을 이대호에게 돌릴 수는 없지만, 공교롭게도 스포트라이트의 상당 부분은 이대호의 몫이다. 이에 양상문 감독은 “사람들 시선이 모두 (이)대호에게만 향한다. 그래서 조금만 못해도 더 부각되는 것 같다”라면서 “기록을 살펴보면 꼭 그렇게 나쁜 것만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양 감독의 말처럼 실제로 올 시즌 기록 자체는 그렇게 나쁘지 않아 보인다. 이대호는 현재까지 87경기에 나와 타율 0.287, 11홈런 68타점 OPS 0.805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타점은 SK 최정과 함께 공동 3위다. 올 시즌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이 많았지만, 실제 체감하는 것과는 다르다는 평가다.

그러나 최근 성적으로 범위를 좁히면 이야기가 다르다. 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린 6월 성적은 24경기 타율 0.213, 2홈런 11타점 OPS 0.603으로 저조했다. 2홈런은 지난달 19일 한화전 한 경기에 몰아서 나왔고, 그 외 경기에서는 좀체 손맛을 못 봤다. 또 7월 6연패 기간에는 타율 0.143(21타수 3안타), 1타점 OPS 0.420에 그쳤다. 같은 기간 홈런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올 시즌 25억 원의 연봉을 받는 이대호는 리그에서 가장 값비싼 선수다. 동시에 누구 못지않은 ‘평균’이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당장 부진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팬들이 그에게 큰 기대를 하는 이유다. 이대호가 타석에 들어설 때면 매번 기대하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기대에 부응 못 한 기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이제는 팬들의 오랜 기다림에 이대호가 보답할 때도 됐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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