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함 없이 재미까지 잡은 올스타전…팬 만족도 높였다
입력 : 2019.07.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창원] 김현세 인턴기자= “감독님께서 느슨한 플레이보다 시즌 때처럼 뛰길 바라셨습니다.”

올스타의 품격이 한층 올라갔다. ‘미스터 올스타’ 영예를 안은 한동민(29, SK 와이번스)은 위와 같은 말을 했고, 드림올스타 지휘봉을 잡은 염경엽 SK 감독의 주문을 누구보다 잘 이해했다. 뿐만 아니라 양 팀 사이 수차례 연출된 박진감 넘치는 장면은 팬 만족도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2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MY CAR KBO 올스타전은 나눔올스타의 9-7 승리와 함께 성료했다. 다만 앞선 일정이 연달아 우천으로 취소∙순연되면서 아쉬움을 남겼지만, 선수단은 화끈한 경기력으로 보답했다. 선수들의 매 플레이마다 흙이 튀었고, 한 발 더 한 뼘 더 뻗었다.

당초 메이저리그와 비견되던 KBO 올스타전은 상대적으로 느슨한 경기력에 비판을 피할 길이 없었다. 경기력보다는 오락적 요소에 초점을 맞추는 일이 잦았던 탓이다. 그런데 이날만큼은 달랐다. 당장 ‘미스터 올스타’ 경쟁만 봐도 그렇다. 한동민과 김현수(LG)의 발과 배트에서 동점과 역전을 일궈낸 장면이 여럿 나왔다.

한동민은 이날 2루타만 무려 4개를 치면서 역대 올스타전 신기록을 달성했다. 타점도 5개나 올렸다. 한동민은 “내 기억에는 2루타를 이렇게 많이 친 적이 없다”면서 “시즌 중에도 이렇게 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 시즌 한동민은 3안타 경기가 최다 기록. 커리어 가운데 2루타만 4개 친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7회 전까지는 한동민의 ‘미스터 올스타’ 선정이 유력했는데, 독주를 막고자 김현수도 맞불을 놓았다. 4회 이미 동점 투런포로 경쟁구도에 불을 지핀 김현수는 5-6으로 뒤진 7회 만루 찬스에서 2타점 적시타로 역전. ‘미스터 올스타’ 주도권을 다시 가져오기도 했다.



9회 한동민이 또다시 역전 타점을 올리면서 사실상 ‘미스터 올스타’ 선정을 확정 지었음에도 둘이 선보인 경기력은 박수 받기에 충분했다. 한동민은 “2루타를 치고 누상에 나가면 (김)현수 형이 엄지를 치켜들어주더라”면서 “시즌 때는 현수 형을 못 이기겠지만, 올스타전인지라 형이 양보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밝은 분위기 속에서 선의의 경쟁이 됐다.

특히 매번 비디오 판독이 필요할 만큼 초를 다툰 멜 로하스 주니어(KT)의 주루는 한동민의 타점 생산을 돕기도 했다. 한동민은 “로하스가 자꾸 눈치를 주더라”면서 “(고마운 일이니) 나도 거의 절을 하다시피 했는데, 다음에 밥이라도 한끼 살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선수들 간 허슬 플레이가 유기적으로 돌아간 일이 많았다.

또, 이날 3회까지는 양 팀 마운드에 KBO리그 최고의 선발투수들이 0의 흐름을 잇기도 했다. 드림올스타는 김광현(SK)-조쉬 린드블럼(두산)-라울 알칸타라(KT)가 나섰고, 나눔올스타에서는 타일러 윌슨(LG)-에릭 요키시(키움)가 수준 있는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게다가 이날 우수 투수로 선정된 하준영(KIA)이 4타자 연속 탈삼진도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투수력도 돋보였다.

마냥 심각하게만 임한 것도 아니다. 경기 중간 선수들이 직접 비디오 판독에 나서며 이색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고, ‘베스트 퍼포먼스상’ 초대 수상자인 제이미 로맥(SK)이 맥아더 장군으로 분하는 등 독특한 퍼포먼스도 수차례 나왔다. 실력과 재미까지 동시에 잡은 격이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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