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vs남부리그? 판도 양분화, 후반기엔 바뀔까 [전반기 돌아보기⑤]
입력 : 2019.07.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현세 인턴기자= 판세는 뒤집힐 수 있을까. 전반기 SK 와이번스가 1위 자리를 공고히 했고, 각 중상위권, 하위권 내 다툼이 빈번히 일어났다. 수도권과 지방 구단 사이 양분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각 팀이 전반기 동안 낸 결과물은 후반기 성적 유추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SK는 내내 미동도 하지 않았다. 지난 3년 간 왕조를 구축해온 두산은 시즌 전 예상과 달리 조금씩 미세한 균열을 나타내더니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신세가 됐다. 당초 2강으로 분류되던 두 팀은 시즌의 ⅔ 정도 치른 시점에서 전혀 다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핵심 키워드는 밸런스였다. SK와 키움에게 2강 자리를 내주고 만 두산은 밸런스 면에서 둘과 큰 차이를 보였다. 전반기를 각 1, 2위로 마친 SK, 키움은 균형 잡힌 전력이 곧 선전 비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확고한 선발진, 지키는 불펜, 그리고 타선과 수비의 뒷받침도 제 몫을 다한다.

물론 포스트시즌 사정권에는 속했지만 2강과는 거리가 생긴 두산, LG도 전력 자체는 우수하다는 평가다. 두산과 LG는 팀 평균자책점이 각 3.49, 3.73으로 리그 2, 3위에 있는 데다 수비 효율도 각 0.698, 0.695로 1, 2위를 다툰다. 다만 올 시즌 타격 침체에 신음한 것이 두 팀의 상승동력을 억제한 경우가 적지 않았다.

두산은 올 시즌 4승 8패로 열세인 KT와 천적 관계 청산도 요원할뿐더러 2위 자리를 지키는 데 발목 잡는 요소가 많았다. 결정적일 때 타선의 침묵이 잦았던 탓이다. LG는 마운드의 힘을 앞세웠지만 올 시즌 각종 팀 타격지표에서 타율 0.261(8위), OPS 0.696(8위)으로 하위권을 맴돌면서 투수진을 뒷받침하지 못했다.



전반기 많은 이목이 쏠린 곳은 5위 싸움이었다. 매번 약체로만 평가받던 ‘막내 구단’ KT 위즈가 대단한 활약을 선보였다. 창단 최다 기록인 9연승을 질주했고, 이후 흐름이 잠시 끊겼으나 다시금 5연승을 내달리면서 ‘연승 징크스’에 시달리지 않겠느냐는 예상도 뒤엎었다.

자연히 5강 경쟁 구도에도 불씨가 피어올랐다. 6위 KT는 5위 NC와 격차를 1.5경기까지 좁혔고, 후반기 맹추격할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전반기에는 두 팀 모두 주축 전력의 잇따른 부상 이탈에 신음했다. KT는 지난달 25일 부산 롯데전에서 강백호가 오른 손바닥이 찢어지는 부상을 입었고, 이후 박경수, 황재균, 장성우까지 핵심 전력이 대거 빠져나갔다. NC 역시 지난 5월 나성범이 무릎 부상으로 올 시즌 더는 나설 수 없게 됐고, 수위 타자 양의지마저 현재 전력에서 빠진 상태다.

그런데도 KT는 깊이를 더한 선수층을 앞세워 진격을 멈추지 않았다. 7월 14경기에서는 팀 타율 0.306, OPS 0.796으로 압도적 선두를 차지하기도 했다. 반면 NC는 6월 24경기에서 8승(16패)을 올리는 데 그치는 등 아쉬운 경기력이 이어지면서 5위 자리를 꾸준히 위협받았다. 전반기 47승 1무 46패로 간신히 5할 승률도 맞췄지만, 그보다 “가을야구 하는 것만 생각한다”는 주장 박민우의 바람을 이루려면 후반기 반전이 요구되는 분위기다.

올 시즌 KT의 상승세로 10개 구단 체제 출범 이후 첫 수도권 팀 간 포스트시즌 이야기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달리 보면, 그동안 KBO리그 흥행에 큰 비중을 차지한 지방 구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 NC를 제외한 다른 네 팀은 모두 하위권에 나란히 자리했다.



삼성과 KIA는 5위 NC와 각 8경기, 8.5경기 차로 뒤처져 있지만, 아직 중위권 도약의 포기할 단계는 아니라는 평가다. 두 팀의 공통적 반등 키워드는 외국인 투수의 활약이다. 삼성은 저스틴 헤일리를 웨이버 공시했고, 최채흥 등 국내 자원으로 당분간 그 자리를 대신할 계획. 다만 올 시즌 팀 타율 0.263으로 저조한 타격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KIA는 외국인 투수 조 윌랜드, 제이콥 터너가 후반기 반등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특히 터너는 매 경기 조마조마한 투구 내용으로 교체설이 끊이지 않았다. 윌랜드가 상대적 우위에 있다고는 해도 선발투수로서 최소한의 역할만 수행한다는 비판에서는 자유롭지 못하다. KIA는 올 시즌 외국인 투수 평균자책점이 4.88로 9위,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는 같은 기록 5.04로 10위인 삼성에도 마찬가지다.

한화는 지난해 정규시즌 3위에 오른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10위 롯데와 승차 없이 9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의 가장 큰 공신이었던 불펜은 1년 만에 그 위용이 사그라들었다. 한화 불펜의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은 4.61로 6위인데, 4.28로 선두를 차지한 때와 결이 달라졌다. 롯데와 함께 리빌딩이라는 좀체 풀리지 않는 난제를 떠안고 있다.

롯데는 전반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19일 양상문 감독, 이윤원 단장의 동반 사퇴로 남은 시즌 공필성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게 됐고, 코치진 개편도 이루어졌다. 그러나 롯데는 올 시즌 엉성한 경기력과 저조한 투타 성적 등 전체적인 난항을 보였기에 후반기 반등 의지는 완고히 꺾였다는 평가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어떤 성과물을 내놓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사진=SK 와이번스,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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