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올 시즌 빈약한 외야진에 신음했던 키움 히어로즈가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35)를 빠르게 보강하면서 오프 시즌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키움은 10일 "한화 이글스 출신의 외야수 이용규를 영입했다. 계약 조건은 연봉 1억 원, 옵션 최대 5천만 원 등 총액 1억 5천만 원"이라는 소식을 전했다.
이용규는 "김치현 키움 단장님이 직접 연락해 주셔서 감사했다. 팀에서 바라는 것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입단 소감을 전했다. 이어 "히어로즈는 좋은 선수들이 많은 팀이라고 생각한다. 팀이 가장 높은 곳에 오를 수 있도록 열정을 다해서 힘을 보태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004년 LG 트윈스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한 이용규는 KIA 타이거즈를 거쳐 2014년부터 한화의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올해도 120경기에 출전해 120안타 17도루, 32타점 60득점, 타율 0.286, 출루율 0.381, 장타율 0.337, OPS 0.718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 11월 5일 한화는 팀 리빌딩을 이유로 이용규와의 2021년 팀 옵션을 실행하지 않았고, 전성기만큼은 아니지만 꾸준한 활약을 보인 이용규는 이번 겨울 FA 최대어로 평가받았다.
올해 내·외야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했던 김혜성도 내년에는 내야에 자리 잡을 확률이 높다
한편, 올해 키움은 일본프로야구(NPB)로 진출한 제리 샌즈와 잦은 부상으로 이탈한 임병욱의 공백을 쉽게 메우지 못했다. 우익수 이정후만이 안정적으로 출전했고, 남은 두 자리는 올해 초 트레이드로 합류한 박준태, 전·천후 유틸리티 김혜성이 차차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이들 중 하나라도 이탈하는 날이면 키움의 외야는 금방 헐거워졌다. 주전으로 자리 잡은 박준태와 김혜성의 성적도 우승을 도전하는 팀의 주전으로서는 다소 아쉬웠다.
먼저 출루율을 무기로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은 박준태는 2014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의 타석을 합친 것보다 올 한해 더 많은 타석에 나섰다. 주로 9번 타순에 나와 하위 타선과 상위 타선을 이어주는 역할을 했고, 시즌 말미에는 1번 타자로서의 가능성도 시험받았다. 하지만 평범한 주루 능력(5도루)과 타율 0.245, 장타율 0.331이란 아쉬운 타격 지표는 박준태의 입지를 '괜찮은 9번 타자'로 한정 지었다.
내야와 외야를 오가며 데뷔 후 한 시즌 최다 경기인 142경기를 출전한 김혜성은 좀 더 활용 가치가 높았다.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뿐 아니라 타석에서도 박준태에 비해 출루율(0.345)만 뒤처질 뿐, 보다 나은 안타 생산 능력(타율 0.285)과 주루 능력(25도루)을 보였다. 문제는 김혜성의 내년 포지션이 내야로 고정될 확률이 높다는 것. 유격수 김하성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김혜성은 내야로 이동할 것이 확실시된다. 여기에 임병욱의 입대가 예상돼 키움의 외야는 더욱 휑해질 전망이다.
그런 면에서 부족한 외야에 깊이를 더하고픈 키움과 아직 선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픈 이용규의 이해관계는 정확히 일치한다. "풍부한 경험과 실력, 열정을 가진 선수와 함께해서 매우 기쁘다"고 밝힌 김치현 키움 단장의 영입 소감과 "연령대가 낮은 선수단에 실력 있는 베테랑 선수의 합류로 뎁스와 선수단 분위기 강화를 기대한다"고 얘기한 영입 목적은 이를 뒷받침한다.
어느덧 데뷔 17년 차, 만 35세의 이용규지만 야구를 향한 열의만큼은 아직 뜨겁다. 1년 공백 이후 그라운드로 복귀한 이용규는 올해 초 스프링캠프를 떠나기 전, 2020시즌 목표로 100경기 이상 출장과 30도루를 얘기했다. 비록 30도루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120경기 출장해 절반의 성공을 거뒀고, 2018년과 비슷한 성적을 내면서 1년 공백이 무색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뛰는 야구에 긍정적인 키움과 함께라면 30도루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말도 나온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용규가 키움과 함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