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된 KT에 뭉클했던 '주장' 유한준, ''고맙다, 우리 정말 잘하고 있어''
입력 : 2020.11.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고척] 김동윤 기자=주장으로서 KT 위즈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과 첫 승을 이끈 유한준(39)이 어린 후배들에게 되려 "고맙다"고 말했다.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KT가 두산 베어스를 5-2로 승리했다. 1패만 더하면 2020년 시즌을 끝내야 했던 KT는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의 8이닝 1실점 호투와 드디어 터진 타선의 폭발력으로 두산에 일격을 가했다. 특히 답답했던 KT 타선의 물꼬를 튼 것은 주장이자 만 39세의 베테랑 유한준이었다.

앞선 세 타석에서 두산의 선발 라울 알칸타라에 0안타로 꽁꽁 묶여 있던 유한준은 8회 4번째 타석에서 2구째 빠른 공을 받아쳐 이날 경기 첫 득점을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후속타가 터지면서 8회에만 5점을 냈고, 이후 단발성 홈런만 두 차례 기록한 두산에 여유 있게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만난 유한준과의 인터뷰에서는 어떤 질문에도 '우리 선수들'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대답이 돌아왔다.

유한준에 따르면 알칸타라의 공을 치게 된 과정도 모두 팀원들이 함께였다. "알칸타라의 공에 고전한 건 사실"이라고 초반 부진을 인정한 유한준은 "타석에 들어서기 전 선수들과 알칸타라의 패스트볼만 노리자고 얘기했다"며 노림수가 있었음을 밝혔다.

이어 "타선이 앞선 득점 기회에서 시원하게 해결을 못 했다. 그래서 사실 나도 들어서기 전에 긴장이 많이 됐다"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하지만 알칸타라의 2구째 패스트볼을 받아친 타구는 유격수의 글러브를 맞는 적시타가 됐다. 이 장면에 대해서도 "타석에 들어가는데 선수들이 뒤에서 응원을 정말 열심히 해줬다. 또, 간절한 팬들의 염원도 있어 안타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함께 만든 안타임을 설명했다.

유한준은 자신의 결승타는 팬들의 응원이 있어 가능했다고 믿었다

이 안타에 힘입어 KT는 기념비적인 포스트시즌 첫 승을 달성했지만, 지난 2차전까지의 2연패는 포스트시즌을 처음 치르는 어린 팀에 압박으로 다가왔다.

자연스레 KT는 2차전 이후 선수단 미팅을 가졌고, 유한준은 그 자리에서 선수들에게 감사의 뜻을 먼저 전했다. 이에 대해 유한준은 "1, 2차전에서 우리 선수단은 하나가 된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했다. 그런 모습들이 저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다"고 담담하게 이유를 밝혔다.

그러면서 "선수들에게 '1, 2차전에서 졌지만 정말 잘하고 있고, 그래서 또 고맙다'고 얘기하면서 '여기서 끝이라 생각 말고, 아직 3경기가 남았으니 좋은 분위기 속에서 하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포스트시즌은 베테랑 선수들에게도 어려운 경기다. "우리라고 부담이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얘기한 유한준은 "그래도 이런 큰 경기는 결국 고참들이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참들이 해줘야 어린 선수들도 부담을 덜 수 있다"며 자신의 부담감보다 베테랑으로서의 책임감을 앞세웠다.

마침내 포스트시즌 첫 승을 신고한 KT의 시선은 4차전으로 향해 있다. 유한준은 지난 3경기의 결과가 어린 팀에 큰 자산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유한준은 "1, 2차전의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좋은 경험을 했다. 그 두 경기를 통해 선수들이 포스트시즌 분위기에 많이 익숙해졌다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오늘 승리로 바탕으로 내일도 좋은 경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4차전을 기대했다.

사진=KT 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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