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마법사' KT 조용호의 아쉬운 주루, 공·수 만점 활약 가렸다
입력 : 2020.11.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고척] 김동윤 기자=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조용호(31, KT 위즈)는 이강철 감독도 인정할 만큼 공격과 수비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주루에서의 아쉬운 모습이 다른 장점을 모두 가렸다.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KT는 두산에 0-2로 패하고, 창단 첫 포스트시즌을 4경기에서 마무리했다. 이번 시리즈 내내 KT의 발목을 잡은 것은 득점권 침묵도 있었지만, 팀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실책성 플레이도 한몫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지만 가장 뼈아팠던 장면 중 하나는 1회 초 나온 조용호의 주루사였다. 1회 초 KT의 상위 타선은 두산의 선발 유희관을 매섭게 몰아붙였다. 테이블세터 조용호와 황재균이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를 만들었고, 멜 로하스 주니어가 11구 승부 끝에 우중간 담장을 맞히는 장타를 기록했다.

평소대로라면 2루 주자가 넉넉히 들어올 정도로 큰 타구였으나 2루에 나가 있던 조용호의 판단이 아쉬웠다. 로하스의 타구에 중견수 정수빈이 빠른 타구 판단으로 펜스 플레이를 준비한 것과 달리 조용호는 늦게 스타트를 끊었다. 그러면서 장타를 직감하고 내달리던 황재균이 조용호의 등 뒤까지 바짝 다가오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미 2루와 3루에 도착한 로하스와 황재균 탓에 홈까지 달릴 수밖에 없었던 조용호는 정수빈-최주환-박세혁으로 이어지는 빠르고 정확한 중계에 홈에서 아웃될 수밖에 없었다.

아쉬운 주루 플레이는 6회에도 나왔다. 선두 타자로서 차분히 볼넷을 골라 걸어 나간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유한준의 타석에서 조용호는 2루 도루에 실패하면서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다. 지난 3차전에 이은 플레이오프 두 번째 도루 실패였다.

비디오 판독 결과도 빠르게 나올 정도로 명백한 아웃이었다

하지만 조용호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꾸준하게 좋은 활약을 보여준 KT 선수 중 하나였다. 4경기 통틀어 17타수 6안타(2루타 2개)로 타율 0.353에 달한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거둔 3차전은 조용호의 콘택트 능력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1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조용호는 빠른 공을 지닌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안타와 2루타를 각각 하나씩 때려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계속해서 팀 타선의 활로를 뚫었고 결국 KT는 창단 첫 포스트시즌 승리를 달성할 수 있었다.

3차전이 조용호의 공격력을 보여줬던 경기라면 1, 2차전은 조용호의 어깨가 진가를 발휘한 경기였다. 1차전 7회, 0-0 균형이 팽팽한 가운데 허경민은 안타를 만들어냈다. 허경민은 1루를 지나 2루까지 달렸고, 조용호는 빠르고 정확한 송구로 허경민을 2루에서 아웃시켰다. 2차전에서는 2회 1사 2, 3루에서 오재원이 보낸 타구를 잡아 바로 홈으로 송구해 순식간에 이닝을 종료시켰다.

4차전에서의 아쉬운 플레이가 팀의 패배로 이어지면서 좋은 모습들이 묻힐 위기에 처했지만, 이강철 감독은 부디 그러지 않길 바랐다.

경기 전·후 "타자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누구도 탓하고 싶지 않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힌 이강철 감독은 "당장 부진할지 몰라도 지금 이 자리(포스트시즌 경기)는 이 선수들이 고생해서 만든 것"이라면서 선수들을 감쌌다. 또한, "우리 선수들이 두산이란 강팀을 만나서 잘해줬다. 실수도 나왔지만 이것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내년을 기대했다.

사진=KT 위즈,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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