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HoF] '약물 논란' 본즈-클레멘스, '인종 차별' 실링···남은 기회는 2번
입력 : 2020.11.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올해도 명예의 전당 투표 기간이 찾아오면서 논란의 주인공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스테로이드 시대를 대표하는 배리 본즈(56), 로저 클레멘스(58), 약물 논란은 없지만 '무슬림=나치' 발언 등 각종 구설수에 오른 커트 실링(54)이 그들이다.

명예의 전당이 17일(이하 한국 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명예의 전당 후보자를 공개했다. 총 25명으로 지난해 투표에서 5% 이상 득표한 선수 14명과 2015년 이후 은퇴해 새로이 후보가 된 11명으로 구성됐다.

꾸준함의 대명사 팀 허드슨, 마크 벌리, 뛰어난 중견수 수비를 자랑한 토리 헌터, 2002년 사이영상 수상자인 배리 지토 등 11명이 명예의 전당 투표 자격을 얻었지만, 이들 중 명예의 전당에 입성할 것으로 기대되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되면서 기존 후보들에 더욱 관심이 쏠렸고, 그 중에서도 지난해 60% 이상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투표 9년 차를 맞이한 본즈, 클레멘스, 실링에게 이목이 집중됐다.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홈런 기록을 보유한 본즈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였지만 이후 약물 논란으로 명예가 크게 추락했다. 1986년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데뷔해 1993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이적한 본즈는 통산 2,986경기에 출전해 2,935안타 762홈런 1,996타점, 514도루, 2,558볼넷 1,539삼진, 타율 0.298, 출루율 0.444, 장타율 0.607, OPS 1.051, 162.8bWAR를 기록했다.

8번의 외야 골드글러브, 12번의 실버슬러거, 7번의 MVP를 수상한 본즈는 약물 논란이 있기 전까지 공격·수비·주루 모든 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명예의 전당 첫 회 입성 가능한 기록이었지만 모든 것은 약물 논란으로 부정됐다.

1986년, 데뷔 3년 차의 클레멘스는 사이영상과 MVP를 동시 수상했다

스테로이드 시대를 대표하는 타자가 본즈라면 투수는 클레멘스다. 7회로 역대 최다 사이영상 수상자인 클레멘스는 약물 논란이 있기 전까지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의 투수라는 찬사를 받았다.

1984년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데뷔한 클레멘스는 토론토 블루제이스(1997~1998년)에서 재기에 성공한 후, 뉴욕 양키스(1999~2003년)로 이적해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성공했다. 휴스턴 애스트로스(2004~2006년)에서는 마지막 사이영상을 수상하고, 양키스에서 2007년 은퇴했다.

통산 709경기에 나서 354승 184패, 4,916.2이닝 4,672탈삼진, 평균자책점 3.12, 138.7 bWAR를 기록한 클레멘스는 MVP 1회, 사이영상 7회, 삼관왕 2회, 평균자책점 1위 7회 등 뛰어난 수상 실적으로 명예의 전당 첫 회 입성은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본즈와 클레멘스는 이후 약물 논란이 크게 불거졌고, 그 여파로 2013년 투표 시작 후 지난해가 돼서야 처음으로 득표율 60%를 돌파할 정도로 여론이 좋지 않았다. 본즈와 마찬가지로 명예의 전당 입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랜디 존슨-커트 실링이 활약한 2001년 월드시리즈는 최고의 명승부로 꼽힌다

반면, 앞선 둘과 달리 실링은 구설수로 명예의 전당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약물 논란에서는 깨끗한 편으로 자신의 선수 시절 우상이던 클레멘스에게 약물 논란이 불거지자 비판하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한 바 있다.

1988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데뷔한 실링은 휴스턴 애스트로스, 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거치며 두각을 나타냈고, 2000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합류 후 자신의 명성을 드높였다. 2001년 리그 전체 최다 이닝 소화, 최다승을 기록한 실링은 랜디 존슨과 함께 애리조나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끌었다.

2004년 보스턴으로 이적해서는 곧바로 월드시리즈 우승을 견인하며 밤비노의 저주를 푸는 데 큰 공헌을 했고, 2007년 은퇴 시즌에도 월드시리즈 우승에 성공하면서 '우승 청부사'로서 이름을 알렸다.

통산 569경기 216승 146패, 3,261이닝 3,116탈삼진, 평균자책점 3.46, bWAR 80.5를 기록한 실링은 사이영상과는 2위만 3번으로 인연이 멀었다. 하지만 충분한 누적 성적과 통산 19경기 11승 2패, 133.1이닝 120탈삼진, 평균자책점 2.23으로 뛰어났던 포스트시즌 성적 덕분에 실적 면에서는 명예의 전당 입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은퇴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무슬림과 나치를 동일시하고, 성소수자를 비꼬는 등 계속해서 위험한 발언을 해 자신의 명예를 스스로 실추시켰고, 약물 논란이 없음에도 9년 차까지 입성하지 못한 이유가 됐다.

그래도 본즈, 클레멘스와 달리 야구 선수로서의 결격 사유는 없다는 의견과 함께 2년 전부터 득표율이 크게 상승했으며, 지난해에는 70%의 득표율을 기록해 명예의 전당 입성이 가장 유력한 편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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