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고척] 김동윤 기자=감독으로서 첫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NC 다이노스의 이동욱 감독은 '첫 경기', '첫 타석'의 중요성을 몇 차례 강조했다. 뭐든 처음이 좋으면 일이 순조롭다는 뜻이었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NC는 순리대로 선취점을 내고, 결국 5-3으로 승리하면서 결과적으로 이동욱 감독의 말을 증명했다.
경기 전 "첫 타석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이동욱 감독은 선발 라인업을 두고 "박민우가 1번 타순에서 좋은 타격이 나왔다. 이명기는 주자가 1루에 나가 있을 때 괜찮은 모습을 보였다. 그런 것으로 고려해 출루율이 좋은 박민우를 앞에 넣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박민우와 이명기는 이동욱 감독의 말을 그대로 실행에 옮겼다. 1회 선두 타자로 나선 박민우는 두산의 선발 라울 알칸타라를 상대로 2루타를 쳐냈다. 다음 타자 이명기는 차분하게 희생 번트로 박민우를 3루까지 보냈다. 중심 타자 나성범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좌전 안타로 가볍게 적시타를 기록했다.
올해 정규 시즌 알칸타라를 상대로 9타수 0안타 6삼진으로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던 나성범이었지만, 오늘은 알칸타라를 상대로 3안타를 때려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나성범은 "운도 좋았고, 코스도 좋았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면서 "첫 타석부터 안타가 나오다보니 이후 타석에서도 자신있게 배트가 나간 것 같다"며 첫 타석 안타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물론 이 안타가 결코 운으로만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다. NC는 16일이란 긴 시간 동안 자체 청백전으로 타격감을 유지하려 애썼다. 추운 날씨에 이뤄진 청백전인 만큼 한계가 있었고 주전 선수들의 타격감은 좋지 않았지만, 나성범은 좀 더 폭넓게 청백전을 활용했다.
"알칸타라는 빠른 공이 강점인 투수"라고 말을 뗀 나성범은 "그래서 청백전 동안 최대한 빠른 공을 많이 보고, 눈에 익히려 노력했다. 안타라는 결과에 집중하기보단 공을 보고 타이밍을 재는 것에 중점을 둔 것이 도움이 됐다"며 나름의 노력을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이 쌓여 NC는 쉽게 선취점을 낼 수 있었고, 끝까지 리드를 가져갈 수 있었다. 경기 후 이동욱 감독 역시 "선취점이 큰 도움이 됐다. 이후 타자들이 자신감을 갖고 타격에 임했다"며 1회에서의 모습을 칭찬했다.
시작부터 꼬인 두산의 타선은 땅볼을 양산하며 흐름이 끊겼다
반면, 두산은 시작부터 꼬인 모습이었다. 플레이오프를 거치는 동안 김태형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부진한 타선이었다. 줄곧 테이블세터를 이루던 정수빈은 14타수 2안타, 페르난데스는 17타수 2안타를 기록했고, 키 플레이어로 뽑혔던 오재일은 15타수 1안타로 부진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태형 감독 역시 정수빈을 9번 타순으로 내리고, 박건우를 1번 타순으로 올리는 고육지책을 내놓았다. 박건우도 플레이오프에서 11타수 2안타로 부진했지만, 어느 정도 공을 따라간다는 것이 이유였다.
그러나 두산의 핵심 선수들은 김태형 감독의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았다. 선두 타자로 나선 박건우는 계속해서 땅볼 타구만 양산했고, 오재일은 매번 주자가 1루에 나가 있음에도 삼진으로 물러났다. 페르난데스는 두 번의 병살로 흐름을 끊었으며, 정작 9번으로 보낸 정수빈은 2루타를 뽑아내는 등 좋은 타구를 생산하면서 엇박자를 냈다.
"1차전에서 기선을 제압해야 쉽게 갈 수 있다"는 이동욱 감독의 발언처럼 NC는 계획대로 1차전 승리를 따내면서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을 비약적으로 높였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이 우승을 달성할 확률은 75%(36번 중 27번)다. *1차전 무승부가 나왔던 1982년과 통합 우승으로 한국시리즈 자체가 없었던 1985년 제외
첫 단추를 잘 꿴 NC가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은 이미 2차전을 향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