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4경기 데이터로 완성한 NC의 고정 타순, 한국시리즈에서도 통했다
입력 : 2020.11.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고척] 김동윤 기자= 1홈런 7타점, 타율 0.196 vs 17홈런 52타점, 타율 0.325.

올해 KBO 리그에 입성한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타자 애런 알테어(29)의 타순별 성적이다. 전자는 4번 타순, 후자는 8번 타순에서 기록했다. 흔히 KBO 리그에서는 외국인 타자에게 장타력과 타점 생산을 기대하고 3-4-5 중심 타순에 배치하지만, NC는 8월 중순부터 알테어를 하위 타순(7번 혹은 8번)에 고정했다. 중심 타순에서보다 하위 타순에서 더 잘 치는 데이터를 고려한 것이다.

그 결과 알테어는 31홈런 108타점 22도루를 기록하는 등 하위 타선의 중심 타자로 맹활약했다. '8번 타자 알테어' 전략은 한국시리즈와 같은 큰 경기에서도 이어졌고 성공을 거뒀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NC는 두산 베어스에 5-3으로 승리했다.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4회 말 나온 알테어의 3점 홈런이었다. 1-0으로 앞선 4회 말, 알테어는 1사 1, 2루 상황에 들어섰고, 두산의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포크를 공략해 홈런을 때려냈다. 점수는 4점 차로 벌어졌고, 두산은 3점을 쫓아갔지만 끝내 이 점수를 뒤집진 못했다.

주자가 모인 상황에서 알테어가 해결하는 그림은 NC의 철저한 계산 속에 이뤄졌다. 경기 전 이동욱 감독은 두산과 선발 알칸타라를 공략할 비책으로 '강한 하위 타순'을 내세웠다. 알칸타라에 강했던 권희동을 7번에 배치해 하위 타순에서도 공략하도록 한 것.

전략적으로 7번에 배치된 권희동은 이날 2타수 0안타로 침묵했지만, 권희동이 해결하지 못하면 알테어, 강진성이 해결한다는 '강한 하위 타순'이란 큰 그림에서는 벗어나지 않았다.

1번 타자로 나선 박민우는 이동욱 감독의 예상을 현실화했다

타순별 데이터를 고려한 것은 알테어만이 아니었다. 경기 전 이동욱 감독은 박민우-이명기로 이뤄진 상위 타순을 발표하면서 이유로 "박민우가 1번 타순에서 좋은 타격이 나왔다"는 점을 내세웠다. 실제로 올해 정규 시즌 박민우는 1번 타순에서 가장 많이 들어서면서도 타율 0.329, 출루율 0.388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이명기의 2번 배치에 대해서도 "이명기도 상위 타순에서 좋은 활약을 보였고 특히 주자가 1루에 나가 있을 때 결과가 괜찮았다. 그래서 출루율이 좋은 박민우를 앞에 놓은 것도 있다"며 정규 시즌 데이터를 근거로 했다. 정규 시즌 동안 이명기는 주로 2번 타순에서 타율 0.310, 출루율 0.372로 준수했고, 주자 1루 상황에서 타율 0.413, 출루율로 0.471로 최고의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1회 초 박민우의 2루타, 이명기의 희생 번트, 나성범의 적시타로 물 흐르듯 이어진 선취점 과정을 통해 1번 박민우, 2번 이명기 전략 역시 성공을 거뒀다.

144경기 정규 시즌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타순을 선별하고, 정규 시즌 1위라는 눈부신 성과를 거둔 NC는 한국시리즈에서도 크게 변화를 줄 생각이 없었다. 1차전을 앞두고 이동욱 감독은 라인업 변경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4번은 양의지"라고 단정지어 말하면서 "1차전 결과를 보고 고민은 하겠지만, 크게 변화를 주진 않을 것"이라며 기존 타순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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