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질 이유가 없다'' 플렉센에 대한 두산의 강한 자신감
입력 : 2020.11.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고척] 김동윤 기자="저쪽은 달라질 수도 있지만, 우리는 없다. (예고한 것과) 달라질 이유가 없다"

한국시리즈 1차전 직전까지 2차전 선발을 밝히지 않은 이동욱 NC 감독과 달리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미 내놓은 패를 숨길 생각이 없었다.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NC 다이노스가 두산 베어스에 5-3으로 승리한 직후, 양 팀 감독은 2차전 선발로 크리스 플렉센(26, 두산 베어스), 구창모(23, NC 다이노스)를 예고했다.

경기 후 이동욱 감독은 "원래부터 구창모를 생각하고 있었다. 마이크 라이트도 있었지만, 구창모의 컨디션이 더 좋다고 판단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에 반해 김태형 감독의 계획은 미디어데이 때부터 변함이 없었다. 앞서 김태형 감독은 라울 알칸타라를 1차전 선발로 내보낸 이유로 "플레이오프 마지막 경기에서 3이닝을 던진 플렉센을 무리하게 쓸 이유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1차전 패배 후 아쉬운 모습(5이닝 4실점)을 보인 알칸타라를 두고 "게임 운영 능력이 부족했다"고 쓴소리를 한 김태형 감독은 "2차전을 잘 준비해서 1승 1패로 만들겠다"며 만회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김태형 감독이 2차전 승리를 기대하는 이유는 단 하나, 플렉센의 존재였다. 두산은 현재 여러 변수에 신음 중이다. 준플레이오프만 해도 타올랐던 타선은 플레이오프에 들어서 침묵했고, 20승 에이스 알칸타라는 포스트시즌 내내 지친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선발 자원인 이영하가 마무리로 전환한 탓에 3선발부터는 임기응변으로 대응하고 있고, 경험이 적은 불펜 투수들은 언제 터질지 모를 시한폭탄과 같다.

오직 플렉센만이 변수가 아닌 상수 역할을 하고 있다. 올해 처음 KBO 리그에 입성해 7, 8월 두 달 가까이 부상에 신음했던 플렉센은 10월부터 맹렬한 기세로 두산을 이끌고 있다. 10월 한 달간 5경기 4승 0패, 평균자책점 0.85를 기록한 플렉센은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 11탈삼진으로 포스트시즌 첫 승을 거뒀다.

KT 위즈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더욱 놀라운 활약을 보였다. 또 한 번 1차전 선발로 나선 플렉센은 7.1이닝 2실점, 11탈삼진으로 포스트시즌 2승째를 거뒀고, 3일 휴식만 취한 후 4차전 마무리로 등판했다. 4차전에서는 7회 등판해 KT 타선을 단 3이닝 무실점, 1피안타 2탈삼진으로 잠재웠고, 플레이오프 MVP를 수상했다.

플렉센의 계속된 호투는 포스트시즌 시작 전만 해도 "사실 염려스러웠다"고 반신반의하던 김태형 감독의 입에서 한국시리즈 진출 확정 후 "믿고 끝까지 맡길 예정이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변화시켰다.

NC의 경계 대상 1호도 플렉센이었다. 이동욱 감독과 나성범은 "지금 가장 좋은 공을 던지고 있는 투수"라며 재차 경계심을 보였다.

강력한 구위를 뽐내는 에이스는 팀에 분위기를 가져오고, 안정감과 자신감을 불어넣는다. 이미 지난 3경기에서 플렉센은 그러한 모습을 보여줬고, 이번에도 팀은 그를 믿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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