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재계약' KIA 구성원이 전한 진심, 이역만리 브룩스에게 닿았다
입력 : 2020.11.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2020년 9월 22일은 애런 브룩스(30)와 KIA 타이거즈 구단 모두에게 잊지 못할 하루였다. 브룩스의 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브룩스는 당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KIA 구단의 배려와 신속한 대처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당시 KIA는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치열한 경쟁 중이었고, 9월 한 달간 4경기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95를 기록 중이던 브룩스의 존재는 필요했다. 하지만 KIA는 "브룩스가 미국으로 돌아가 가족 옆에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밝히면서 "브룩스 가족 모두의 건강에 이상이 없길 간절히 바란다"고 희망했다.

구단에 이어 선수들도 브룩스 가족을 위한 응원에 나섰다. KIA의 프랜차이즈 스타 양현종이 시작이었다. 양현종은 자신의 SNS를 통해 브룩스의 아내 휘트니(Whitney), 아들 웨스틴(Westin), 딸 먼로(Monroe)의 이름과 브룩스의 등번호를 합쳐 만든 '#WWMB36' 해시태그와 함께 브룩스 가족의 무사안녕을 빌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의 응원에도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졌다. 다행히 브룩스의 아내와 딸은 큰 문제가 없었지만, 아들 웨스틴이 크게 다쳤다는 가슴 아픈 소식이었다.

KIA는 남은 시즌 웨스틴을 위한 W세레머니를 선보였다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선수들과 구단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고 소식을 접한 뒤부터 모자에 브룩스 가족의 이름을 새겨 넣고 경기에 임했던 KIA 선수들은 안타나 홈런, 승리 시 손가락으로 W자를 만드는 세레머니를 추가했다. 크게 다친 웨스틴의 쾌유를 기원하는 세레머니였다. 또한, 브룩스 가족과 함께라는 취지로 매 경기 더그아웃에 브룩스의 유니폼을 걸어 놓았다.

구단도 선수단의 응원에 호응했다. 전광판에 웨스틴의 쾌유를 기원하는 문구를 띄우고 응원 영상을 보내는 것은 물론이고, 평소 웨스틴이 좋아한다고 알려진 토이 스토리의 주인공이 담긴 KIA 유니폼을 선물했다.

KIA 구단이 웨스틴에게 보낸 유니폼 선물은 브룩스의 월간 MVP를 대리 수상한 양현종에 의해 선공개됐다

팬들 역시 빠질 수 없었다. 웨스틴의 소식은 KIA 팬뿐 아니라 KBO리그 팬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브룩스의 SNS에는 많은 한국 팬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이에 브룩스 가족도 놀라움을 표현하면서 한국 팬들의 많은 응원에 깊은 감사의 뜻을 여러 차례 나타낸 바 있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흐른 11월 19일, KIA는 "외국인 투수 애런 브룩스와 연봉 100만 달러, 사이닝 보너스 20만 달러 등 총액 120만 달러(옵션 별도)에 재계약을 완료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올해 KBO 리그에 데뷔했음에도 23경기 11승 4패, 151.1이닝 130탈삼진, 평균자책점 2.50을 기록한 브룩스는 뛰어난 성적과 가족의 상황 때문에 미국 복귀도 점쳐졌었다.

하지만 KIA 구단과 선수단 그리고 한국 팬들의 진심이 브룩스의 마음을 돌렸다. 브룩스는 "내년에도 KIA 타이거즈 선수로 뛸 수 있어 기쁘다"면서 "가족이 사고를 당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구단의 적극적인 지원과 팬들이 보내준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재계약 소감과 이유를 전했다. 이어 "이번 계약을 통해 팬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게 됐다. 올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 시즌에는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새 시즌을 향한 포부를 밝혔다.

사진=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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