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고척] 김동윤 기자="박민우, 이명기 등 빠르고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NC의 테이블세터진을 내보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김태형 두산 감독은 경계 대상으로 NC 다이노스의 테이블세터진을 꼽았다. 그리고 본격 가동된 NC의 상위 타선은 두산 베어스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NC는 두산에 6-7로 패했다. 경기 초반부터 난타전 양상을 띈 경기는 5회 이후 불펜 투수들이 철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인 두산의 승리로 굳혀졌다. NC는 2연패로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뒤처지게 됐지만, 마침내 톱니바퀴가 맞물리기 시작한 상위 타선은 위안이 됐다.
경기 전 이동욱 감독은 1, 2차전 아쉬웠던 테이블세터 타순 변경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한국시리즈 1, 2차전에서 테이블세터로 나온 박민우는 8타수 2안타 1볼넷 3삼진, 이명기는 7타수 0안타 1볼넷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이동욱 감독은 "결과가 아웃이라 아쉬웠을 뿐이다. 1차전에는 박민우의 안타로 선취점을 뽑았고, 2차전 이명기의 타구는 불운했다. 감독은 선수들을 믿어야 한다"며 두 사람을 감쌌다. 이동욱 감독의 믿음은 3차전에서 경기력으로 증명됐다.
NC가 1-2로 지고 있던 3회, 박민우와 이명기는 상위 타순에 요구되는 전형적인 플레이를 보여줬다. 권희동과 박민우가 연속 안타로 치고 나가 무사 1, 2루 상황이 만들어졌고, 이명기는 여기서 적절한 번트로 주자를 한 베이스씩 진루시켰다. 그리고 후속 타자였던 나성범이 외야 뜬 공으로 3루 주자 권희동을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점수는 2-2 동점이 됐다.
1차전과 비슷한 결과였다. 1차전에서도 박민우가 2루타로 치고 나가자 이명기는 절묘한 번트로 박민우를 3루로 진루시켰고, 나성범이 적시타로 박민우를 불러들였었다.
양의지의 타석에서는 박민우의 재치가 빛났다. 최원준의 3구째를 박세혁이 놓치자 박민우는 과감하게 홈을 파고들었다. 공이 멀리 가지 않아 접전 상황이 만들어졌으나 무작정 홈플레이트로 슬라이딩한 박세혁과 달리 박민우는 박세혁의 태그를 피하면서 홈플레이트만 건드렸다. 비디오 판독도 필요 없는 완벽한 세이프였다.
다음 타석에서도 박민우는 영리한 플레이로 팀에 리드를 안겨줬다. 4회 초 2사 1, 2루에 타석에 들어선 박민우는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이명기의 안타로 2루까지 나아간 박민우는 안타가 다소 짧았음에도 홈으로 쇄도해 기어코 역전 득점에 성공했다.
박민우가 재치 있는 플레이로 고척돔을 찾은 NC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면, 이명기는 열정적인 플레이로 NC 팬들의 가슴을 뜨겁게 했다. 첫 타석은 뜬 공, 두 번째 타석에서는 희생 번트로 팀플레이에 집중했던 이명기는 4회 세 번째 타석에서 이번 포스트시즌 첫 안타를 만들어냈다.
4회 초, 박민우가 볼넷을 골라 출루해 만들어진 2사 만루 기회에서 이명기는 홍건희의 3구째를 받아쳐 첫 안타와 첫 타점을 동시에 기록했다. 7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선두 타자로 나와 유격수 땅볼임에도 1루로 전력 질주해 2안타째를 만들어냈다. 3번에 위치한 나성범은 이들을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노력이 헛되지 않게 했다.
비록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지만, 너무 늦지 않게 살아난 NC의 테이블세터진의 경기력은 남은 경기를 기대하게 했다.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