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있을 때는 국가대표'' 물오른 김재호, 두산 V7 주인공될까
입력 : 2020.11.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집중력 있을 때 (김)재호는 국가대표다"

한국시리즈 4차전 경기를 앞두고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번 시리즈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김재호(35)를 두고 이렇게 평가했다. 이어 "(김)재호는 컨디션이 좋을 때나 안 좋을 때나 따로 말 안 해도 본인이 알아서 찾아간다. 기복 없이 경기를 끌고 갈 수 있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김재호는 두산에서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포스트시즌에서 기염을 토하고 있다. 쌀쌀한 가을 날씨 속에 치른 준플레이오프에서 예열을 마친 김재호는 따뜻한 고척스카이돔으로 넘어온 플레이오프부터는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한국시리즈에서는 더욱 뛰어났다. 1차전에서는 안타를 치지 못했지만, 6회 희생플라이 1타점으로 팀의 추격 분위기를 이어갔다. 2차전에서는 2회 볼넷으로 걸어 나가 선취 득점의 주인공이 됐고, 4회에는 선두 타자로 나와 2-1로 팽팽하던 경기에 흐름을 가져오는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데뷔 17년, 포스트시즌 11번째 만에 기록한 첫 포스트시즌 홈런이었다.

"난 큰 경기에서 늘 조연이라 생각해왔다"고 말한 김재호는 3타수 2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하고, 자연스레 2차전 데일리 MVP를 수상했다.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김재호는 주인공이 될 자격을 충분히 증명해냈다

3차전에서도 활약은 이어졌다. 득점권이 아닐 때는 침착하게 두 개의 볼넷을 골라내 출루에 집중했고, 두 번 주어진 득점권에서는 과감히 방망이를 휘둘러 적시타를 뽑아내는 등 팀을 위한 타격이란 무엇인가를 여실히 보여줬다.

2차전만 해도 "포스트시즌 데일리 MVP는 처음"이라던 김재호는 3차전에서도 7회 결승타를 비롯해 2타수 2안타 3타점 2볼넷을 기록하며, 두 번째 데일리 MVP를 수상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가족들에게 하트 세레머니를 한 것도 화제가 됐다. 3차전 경기 후 김재호는 아이들에게는 "잘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 같아 뿌듯했다", 아내에게는 "아내의 내조 덕분에 좋은 활약을 했다. 세 아이의 엄마지만, 그전에 한 여자로서 여자의 마음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고 말하는 등 자신만의 스토리도 써 내려갔다.

3차전 후 만난 김재호는 2차전 후와 달리 피곤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피로감이 있어도 없다고 할 것"이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고, 13시간 뒤 치러진 4차전에서도 3안타를 몰아쳤다. 두산은 김재호의 3안타 외에는 안타를 기록하지 못해 4차전에서 패했고, 패배 속에서 유일하게 빛난 선수는 이번에도 김재호였다.

맹타를 휘두르는 김재호를 두고 상대 팀의 이동욱 감독도 "김재호의 타격감이 좋다. 2스트라이크에서도 노림수를 갖고 들어온다.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는데 지금은 더 올라온 느낌"이라며 남은 경기 활약을 더욱 경계했다.

김재호는 한국시리즈 MVP도 노려볼 만하지 않냐는 질문에 "이제는 제 몫은 다한 것 같다. 끝까지 유지만 해도 감사하다. 개인 상보다는 팀이 마지막까지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웃어 보였다.

그러나 아직 두산에는 김재호의 타격감이 절실하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김재호는 4경기 7안타(1홈런) 6타점, 타율 0.583으로 양 팀 선수 통틀어 가장 뛰어난 타격감과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까지 두산의 한국시리즈 팀 타율은 0.228로 NC의 0.302에 크게 떨어지는데 김재호를 제외하면 0.191로 더 떨어진다. "타선의 부진이 더 큰 고민"이라던 김태형 감독의 고민이 납득가는 부분이다.

뛰어난 활약에도 겸손을 잃지 않은 김재호였지만 가을 야구에는 미친 활약을 보이는 선수 하나가 시리즈를 결정짓기도 한다. 올해 한국시리즈를 '김재호 시리즈'로 만들기까지 김재호와 두산에는 단 2승이 남았다.

사진=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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