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2022년 FA 시장은 별들의 전쟁이 아닌 유격수들의 전쟁이라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내년 FA 시장에는 클레이튼 커쇼(33), 맥스 슈어저(36), 저스틴 벌랜더(38), 크리스 브라이언트(29), 놀란 아레나도(30, 옵트 아웃 선언 시) 등 수많은 스타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돼 팬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선수들은 공교롭게도 유격수 포지션에 몰렸다. 어린 나이에 출중한 실력을 갖춘 유격수 5명이 FA 자격을 얻어 복수의 억대 계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5명 중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프란시스코 린도어(27, 뉴욕 메츠)였다. 2015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데뷔한 린도어는 골드글러브 2회, 실버슬러거 2회를 수상하고 올스타에도 4회 선정된 스타 유격수다.
뛰어난 수비에 3년 연속 30홈런을 기록한 린도어를 스몰 마켓인 클리블랜드가 붙잡긴 어려웠고, 결국 2 대 4 트레이드를 통해 이번 달 초 메츠로 트레이드됐다. 올해를 끝으로 FA가 되지만 메츠가 장기 계약 의사를 밝혀 FA로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코리 시거(27, LA 다저스)는 팀 사정에 따라 유동적이다. 다저스는 시거 외에도 재계약을 앞둔 여러 프랜차이즈 선수들이 있어 뒷순위로 밀릴 경우 시거는 FA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
2016년 풀타임 데뷔한 시거는 신인상과 실버슬러거를 수상하며 화려하게 등장했으나, 이후 부상에 시달렸다. 하지만 지난해 정규 시즌 타율 0.307, OPS 0.943으로 완벽하게 반등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맹활약하며 다저스를 32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었다.
카를로스 코레아(26,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트레버 스토리(28, 콜로라도 로키스)는 재계약과 FA 가능성이 50 대 50이다.
올해를 끝으로 주요 선수들과 계약이 끝나는 휴스턴은 리빌딩을 택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호세 알투베(31), 알렉스 브레그먼(27)처럼 팀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선수들과는 연장 계약을 체결한 바 있어 코레아 역시 재계약 가능성은 남아있다.
반면, 스토리는 구단에서 좀 더 매달리는 모양새다. 프랜차이즈 스타 아레나도와 사이가 틀어진 콜로라도 구단은 아레나도가 올 시즌 후 옵트 아웃을 할 때를 대비해 스토리를 장기 계약으로 묶고 싶어 한다. 그러나 스토리는 아직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 FA로 나갈 확률은 여전히 존재한다.
만약 코레아와 스토리가 FA로 나온다면 고액의 장기 계약을 어렵지 않게 따낼 것으로 예상된다. 2015년 신인왕 출신의 코레아는 꾸준히 20홈런 이상이 기대되는 공격력이 돋보이는 유격수다.
2016년 혜성같이 등장한 스토리는 2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기록해 실버슬러거를 수상하고, 수비 발전까지 이뤄내 공·수 모두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다.
마지막으로 하비에르 바에즈(28, 시카고 컵스)는 5명 중 팀 사정상 FA를 선언할 것이 가장 유력한 선수다. 컵스는 일찌감치 리빌딩을 선언했고, 에이스 다르빗슈 유 트레이드가 신호탄이었다.
2016년 컵스의 108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의 주역인 바에즈는 그 후 기량이 만개해 골드글러브를 한 차례 수상하고,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타율 0.203, OPS 0.599로 부진했지만, 제 기량을 찾는다면 여전히 20홈런 이상에 OPS 0.800 이상은 너끈히 기록할 유격수로 평가받는다.
내년 FA 시장에는 이들만 풀리는 것이 아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대표했던 브랜든 크로포드(35)가 FA로 풀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샌프란시스코에 깊은 애정을 나타냈던 크로포드지만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수뇌부가 물러났고, 팀은 한창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어 재계약이 불투명해졌다.
최근 하락세가 뚜렷했지만 골드글러브 3회, 올스타 2회로 수비에서 강점을 보였던 크로포드인 만큼 베테랑이 필요한 팀에 매력적인 FA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27일(한국 시간) 유격수 마커스 시미언(30)이 토론토 블루제이스, 안드렐톤 시몬스(31)가 미네소타 트윈스와 각각 1년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내년 유격수 FA 시장은 더욱 풍족해졌다.
2019년 골드글러브 최종 후보 3인, MVP 3위에 오르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낸 시미언은 지난해 타율 0.223, OPS 0.679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1년 계약을 고집한 시미언이 올해 2019시즌에 가까운 모습을 보일수록 몸값도 비례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시몬스는 골드글러브 4회 수상에서 보이듯 현재 메이저리그 유격수 중 최고의 수비를 지녔다고 평가받는다. 2017, 2018년에는 타격에서도 가능성을 보이면서 주가를 높였지만, 지난 2년간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면서 대형 계약을 노리기에 어려워졌다.
그러나 여전히 수비는 건재한 만큼 타격감만 끌어올린다면 매력적인 FA가 될 전망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뉴욕 메츠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