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2루수 역대 최다 홈런 기록 보유자이자 MVP 출신인 제프 켄트(52)는 명예의 전당 투표에서 올해도 씁쓸한 성적을 받아들었다.
지난 27일(한국 시간) 발표된 2021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은 역대 9번째로 한 명의 입성자도 나오지 않을 만큼 후보군이 아쉬웠다. 자연스레 토드 헬튼, 스캇 롤렌 등 그동안 스타 선수들에 가려져 있던 선수들이 반사 이익을 얻었다.
켄트 역시 32.4%로 처음으로 득표율 30%대를 돌파했지만, 여전히 주목받지 못하는 편에 속했다.
1989년 드래프트에서 20라운드에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지명돼 1992년 메이저리그 데뷔를 이뤄낸 켄트는 인간 승리의 주인공으로도 볼 수 있다. 드래프트 순번은 낮았지만, 17년을 뛰면서 통산 2,298경기에 출전해 2,461안타 377홈런 1,518타점 94도루, 타율 0.290 출루율 0.356 장타율 0.500 OPS 0.855를 기록했다.
켄트가 2루수로서 때려낸 351홈런은 역대 2루수 최고 홈런 기록이며, 통산 기록 역시 타점 3위, 장타율 2위에 해당한다.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절은 3년 연속 실버슬러거 수상에 6년 연속 100타점을 기록하는 등 켄트의 전성기였다.
특히 2000년에는 159경기 33홈런 125타점 114득점 12도루, 타율 0.334 출루율 0.424 장타율 0.596 OPS 1.021을 기록하면서 팀 동료 배리 본즈를 제치고 MVP까지 수상했다.
약물 논란 등 여러 논란에서 자유롭고, 한 포지션에서 굵직한 기록을 남긴 켄트가 외면받은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첫째, 켄트는 2루수로서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였지만 전체 야수들과 비교한다면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긴 아쉬웠다. 포지션을 고려해도 3,000안타와 400홈런 모두 달성하지 못했다.
둘째, 커리어 내내 수비면에서는 뛰어나다는 평을 듣지 못했다.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에서 수비로 인정받지 못한 것은 뛰어난 공격력마저 퇴색되게 했다. 로베르토 알로마, 크레이그 비지오 등은 켄트보다 공격력이 낫다고 보기 어려웠지만, 뛰어난 수비를 인정받아 손쉽게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결정적으로 켄트는 지지층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컸다. 6개 팀을 떠돌아다녀 확고한 팬층을 얻지 못했고, 스스로도 언론과 친하지 않았다. 가장 오래 머문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이 이따금씩 켄트를 챙겨줄 뿐이었다.
28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켄트 역시 이러한 상황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켄트는 현재 고향 텍사스주에 있는 자신의 목장에서 여생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켄트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난 나 자신을 위해 로비하지 않았다"고 얘기하면서 "명예의 전당은 여전히 약물 논란과 정치적인 논란을 일으킨 선수들에만 관심이 있다"며 논란의 주인공들에게만 관심이 쏠린 현 상황을 아쉽게 생각했다.
또한, 자신의 수비력이 저평가받는 것에 대해서도 할 말은 있었다. 켄트는 "오랜 시간 나는 내가 수비력이 뛰어난 2루수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어 "내가 뛰었던 시대에 골드글러브나 올스타는 가장 인기 있는 선수에게 주어졌다"고 나름의 변명을 대면서도 "나는 가장 인기 있는 선수 중 하나는 아니었지만, 그것에 대해 아쉬워하거나 불평한 적이 없다. 그 때문에 후회도 없다"며 초연한 반응을 보였다.
이제 켄트에게는 투표로 인한 명예의 전당 입성까지 2022년, 2023년 단 두 번의 기회만이 남았다. 사실상 투표로 인한 입성은 어려워졌고, MLB.COM 역시 베테랑 위원회를 명예의 전당 입성을 위한 마지막 기회로 여겼다.
켄트가 비슷하게 희망을 걸어볼 사례는 지난해 10회 차에 극적으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래리 워커다.
워커 역시 MVP 수상 경력에도 아쉬운 누적 성적과 쿠어스필드를 홈구장으로 썼다는 이유로 8회 차가 돼서야 처음으로 득표율 30%대를 돌파했다.
그러나 워커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자신이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당위성을 호소했다. 워커의 호소는 서서히 기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9회 차 54.6%, 10회 차 76.6%로 매년 득표율을 크게 끌어올리며 극적인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2022년 명예의 전당은 또 다른 약물 논란의 주인공들인 알렉스 로드리게스, 데이비드 오티즈가 첫 투표 자격을 얻어 더욱 시끌시끌해질 전망이다. 약물 논란이 거세진다면 그에 비례해 올해처럼 약물 논란에서 자유로운 선수들이 반사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것이 아쉽다면 이제 켄트도 목장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제프 켄트의 지난 8년간 명예의 전당 득표율
2014년 1회 차 - 15.2%
2015년 2회 차 - 14.0%
2016년 3회 차 - 16.6%
2017년 4회 차 - 16.7%
2018년 5회 차 - 14.5%
2019년 6회 차 - 18.1%
2020년 7회 차 - 27.5%
2021년 8회 차 - 32.4%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MLB.COM 공식 SNS
지난 27일(한국 시간) 발표된 2021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은 역대 9번째로 한 명의 입성자도 나오지 않을 만큼 후보군이 아쉬웠다. 자연스레 토드 헬튼, 스캇 롤렌 등 그동안 스타 선수들에 가려져 있던 선수들이 반사 이익을 얻었다.
켄트 역시 32.4%로 처음으로 득표율 30%대를 돌파했지만, 여전히 주목받지 못하는 편에 속했다.
1989년 드래프트에서 20라운드에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지명돼 1992년 메이저리그 데뷔를 이뤄낸 켄트는 인간 승리의 주인공으로도 볼 수 있다. 드래프트 순번은 낮았지만, 17년을 뛰면서 통산 2,298경기에 출전해 2,461안타 377홈런 1,518타점 94도루, 타율 0.290 출루율 0.356 장타율 0.500 OPS 0.855를 기록했다.
켄트가 2루수로서 때려낸 351홈런은 역대 2루수 최고 홈런 기록이며, 통산 기록 역시 타점 3위, 장타율 2위에 해당한다.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절은 3년 연속 실버슬러거 수상에 6년 연속 100타점을 기록하는 등 켄트의 전성기였다.
특히 2000년에는 159경기 33홈런 125타점 114득점 12도루, 타율 0.334 출루율 0.424 장타율 0.596 OPS 1.021을 기록하면서 팀 동료 배리 본즈를 제치고 MVP까지 수상했다.
약물 논란 등 여러 논란에서 자유롭고, 한 포지션에서 굵직한 기록을 남긴 켄트가 외면받은 이유로는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첫째, 켄트는 2루수로서 공격력이 뛰어난 선수였지만 전체 야수들과 비교한다면 명예의 전당에 들어가긴 아쉬웠다. 포지션을 고려해도 3,000안타와 400홈런 모두 달성하지 못했다.
둘째, 커리어 내내 수비면에서는 뛰어나다는 평을 듣지 못했다. 수비가 중요한 포지션에서 수비로 인정받지 못한 것은 뛰어난 공격력마저 퇴색되게 했다. 로베르토 알로마, 크레이그 비지오 등은 켄트보다 공격력이 낫다고 보기 어려웠지만, 뛰어난 수비를 인정받아 손쉽게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결정적으로 켄트는 지지층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컸다. 6개 팀을 떠돌아다녀 확고한 팬층을 얻지 못했고, 스스로도 언론과 친하지 않았다. 가장 오래 머문 샌프란시스코 지역 언론이 이따금씩 켄트를 챙겨줄 뿐이었다.
28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과의 인터뷰에서 켄트 역시 이러한 상황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켄트는 현재 고향 텍사스주에 있는 자신의 목장에서 여생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켄트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난 나 자신을 위해 로비하지 않았다"고 얘기하면서 "명예의 전당은 여전히 약물 논란과 정치적인 논란을 일으킨 선수들에만 관심이 있다"며 논란의 주인공들에게만 관심이 쏠린 현 상황을 아쉽게 생각했다.
또한, 자신의 수비력이 저평가받는 것에 대해서도 할 말은 있었다. 켄트는 "오랜 시간 나는 내가 수비력이 뛰어난 2루수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이어 "내가 뛰었던 시대에 골드글러브나 올스타는 가장 인기 있는 선수에게 주어졌다"고 나름의 변명을 대면서도 "나는 가장 인기 있는 선수 중 하나는 아니었지만, 그것에 대해 아쉬워하거나 불평한 적이 없다. 그 때문에 후회도 없다"며 초연한 반응을 보였다.
이제 켄트에게는 투표로 인한 명예의 전당 입성까지 2022년, 2023년 단 두 번의 기회만이 남았다. 사실상 투표로 인한 입성은 어려워졌고, MLB.COM 역시 베테랑 위원회를 명예의 전당 입성을 위한 마지막 기회로 여겼다.
켄트가 비슷하게 희망을 걸어볼 사례는 지난해 10회 차에 극적으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래리 워커다.
워커 역시 MVP 수상 경력에도 아쉬운 누적 성적과 쿠어스필드를 홈구장으로 썼다는 이유로 8회 차가 돼서야 처음으로 득표율 30%대를 돌파했다.
그러나 워커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자신이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당위성을 호소했다. 워커의 호소는 서서히 기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9회 차 54.6%, 10회 차 76.6%로 매년 득표율을 크게 끌어올리며 극적인 드라마를 만들어냈다.
2022년 명예의 전당은 또 다른 약물 논란의 주인공들인 알렉스 로드리게스, 데이비드 오티즈가 첫 투표 자격을 얻어 더욱 시끌시끌해질 전망이다. 약물 논란이 거세진다면 그에 비례해 올해처럼 약물 논란에서 자유로운 선수들이 반사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 것이 아쉽다면 이제 켄트도 목장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제프 켄트의 지난 8년간 명예의 전당 득표율
2014년 1회 차 - 15.2%
2015년 2회 차 - 14.0%
2016년 3회 차 - 16.6%
2017년 4회 차 - 16.7%
2018년 5회 차 - 14.5%
2019년 6회 차 - 18.1%
2020년 7회 차 - 27.5%
2021년 8회 차 - 32.4%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MLB.COM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