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운영, 더는 안 참는다' COL 팬덤, '이혼 아닌 별거' 주장하며 보이콧 나서
입력 : 2021.02.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콜로라도 팬들은 제프 브리디치 콜로라도 단장 퇴출을 위해 소매를 걷고 나섰다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놀란 아레나도(29,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내보낸 지 어느덧 2주가 흘렀지만, 후폭풍은 여전하다.

지난 2일(이하 한국 시간) 콜로라도 로키스는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아레나도를 5,100만 달러의 연봉 보조를 해주면서까지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했다.

아레나도는 그토록 열망하던 우승 경쟁이 가능한 팀으로 옮겼고, 세인트루이스는 아레나도의 2021년 연봉 3,500만 달러 모두 보조받아 적어도 올해만큼은 올스타 3루수를 공짜로 쓰게 된다.

하지만 콜로라도는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잃은 것치고는 대가가 극히 미미했다. 1명의 즉시 전력 선수와 4명의 유망주를 받았으나, 야구 전문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BA)'가 "콜로라도의 순위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고 혹평할 정도로 평범한 선수들이었다.

트레이드 공식 발표 후 콜로라도의 딕 몬포트 구단주와 제프 브리디치 단장은 이례적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팬심을 달래려 했으나, 오히려 성난 팬심에 기름을 끼얹었다.

몬포트 구단주는 "아레나도가 트레이드를 원해서 했다"며 전후 관계는 생략한 채 트레이드의 원인을 아레나도의 탓으로 돌렸다. 이어 아레나도와 직접적인 불화를 일으켰던 브리디치 단장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제안이 많았지만, 브리디치 단장이 잘했다. 그를 해고할 일은 없을 것"이라며 감쌌다.

이제 콜로라도 팬들은 딕 몬포트 구단주도 팀을 떠나길 바라고 있다

2011년부터 콜로라도의 단독 구단주가 된 몬포트는 팬들의 마음을 고려치 않은 행보로 계속해서 팬들과 부딪혔다.

콜로라도가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 편지를 보낸 팬에게 "마음에 들지 않으면 경기장에 오지 마라"며 화를 냈고, 시즌 입장권 소지자가 이해할 수 없는 구단 운영을 비판하면 "다른 곳으로 구단을 옮길까? 덴버(콜로라도 연고지)는 로키스를 가질 자격이 없다"고 막말을 하는 등 몇 차례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이번 겨울도 시즌 입장권 소지자들에게 "올해는 돈을 쓸 생각이 없다"고 메일을 보내면서 팬들의 속을 긁어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아레나도마저 헐값에 팔아넘기자 콜로라도 팬들과 지역 언론도 더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콜로라도주 대표 언론인 '덴버 포스트'는 연일 콜로라도 팬들의 분노를 지면을 통해 전달했다. 대표적으로 로키스의 오랜 팬이자 시즌 전체 이용권 소지자인 르네 데커트씨는 2021년 시즌 전체 이용권을 사지 않은 것을 "이혼이 아닌 별거"라고 표현했다.

데커트씨는 "우리는 그동안 충분히 콜로라도에 대한 사랑을 보여왔다. 여전히 이 팀을 사랑하고, 버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더는 몬포트를 위해 내 돈을 지불할 생각이 없다"고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어 "올해 내게 메이저리그 팀은 콜로라도와 세인트루이스 두 팀뿐이다. 그들이 진정한 포스트시즌 경쟁팀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며 이번 트레이드로 인해 내린 결정임을 분명히 했다.

콜로라도 시즌권을 취소하는 것은 팬들에게 있어 최후의 수단이었다. 데커트씨는 "구단주가 부실 경영을 하면 팬들은 보상받을 수 있는 것이 없다"면서 "콜로라도 수뇌부는 팬들이 외치는 그 어떤 것도 듣지 못하는 것 같다. 길 건너 옥상에서 소리쳐도, 손가락에 피가 나도록 블로그에 글을 올려도 그들은 듣지 못할 것"이라며 귀를 닫은 구단을 비판했다.

구단이 소통을 거부하자 팬들은 콜로라도 구단의 재정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수 있는 시즌권 환불 및 콜로라도 구단이 돈을 벌 수 있는 모든 것에 대한 불매 운동을 선택했다.

14일 '덴버 포스트'에서 콜로라도를 담당하는 패트릭 손더스 기자는 생각보다 거센 콜로라도 팬들의 보이콧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냈다. 손더스 기자는 "구단에 대한 보이콧은 분명 팬들의 권리다. 그리고 나 역시 팬들의 분노를 지지한다"고 팬들의 마음을 이해하면서 "하지만 잠시 멈춰서서 (관중이 허용되면) 쿠어스필드 근처 가게와 구단 직원들이 받을 타격에 대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며 팬들을 달랬다.

그러나 오랜 기간 참아왔던 콜로라도 팬들의 분노는 뜨거우면서도 이성적이었다. 손더스 기자의 말에 콜로라도 팬들은 "우린 구장에 가지 않을 뿐 여전히 쿠어스필드 근처의 가게로 갈 것이고, 그곳에서 TV로 콜로라도 경기를 볼 것이다. 우린 여전히 콜로라도를 사랑한다"라며 보이콧의 대상이 몬포트 구단주와 콜로라도 수뇌부임을 분명히 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덴버스포츠페이지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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