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포커스] 이재영-이다영으로 촉발된 배구계 폭력, 영구제명만이 답이다
입력 : 2021.02.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쌍둥이 자매 이재영, 이다영(이상 흥국생명)의 과거 학교 폭력이 드러나면서 시작한 배구 코트의 폭력 사건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재영, 이다영에 이어 송명근, 심경섭(이상 OK금융그룹)의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이 드러났다. 그리고 최근에는 KB손해보험 이상열 감독이 지난 2009년 배구대표팀 코치 시절 박철우(한국전력)를 폭행했던 일도 소환됐다.

또한 몇몇 선수들이 학교 폭력 가해자로 지목되고 있다. 배구계에 만연했던 학교 폭력, 지도자의 선수 폭행 등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배구계는 연일 어수선하다. 하지만 이는 가해 지도자, 선수들이 자초한 것이다. 폭행이라는 불법적인 수단을 꺼리김 없이 쓴 그들의 잘못이다.

그래서 대한민국배구협회는 과거 이상열 감독의 폭행이 드러났을 때 무기한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이번에도 협회는 이재영, 이다영, 송명근, 심경섭에게 무기한 국가대표 자격 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이로 인해 추후에도 다른 지도자, 선수도 비슷한 사건을 일으키면 무기한 자격 정지라는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다.

무기한 자격 정지 징계는 기한 없이 정지 상태가 계속된다. 얼핏 보면 영구제명과 비슷하다. 하지만 기한이 없기에 당장 내일 징계 해제 및 복귀도 가능하다. 이재영, 이다영 자매의 무기한 자격 정지 징계가 나온 뒤 많은 이들이 “복귀할 수 있는 길을 열어두기 위한 꼼수 징계”라면서 비판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당장 이상열 감독만 하더라도 징계 2년 만에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위원으로 현장에 돌아왔다. 자격 정지 징계도 풀리고 2012년부터 8년간 경기대 감독을 지냈다. 지난해에는 KB손해보험 감독에 취임했다. 무기한 자격 정지가 무기한이 아닌 것을 보여준 예다.

학교 폭력 가해자인 4명의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협회는 국가대표 발탁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대표팀 성적이 좋지 않다면 이들의 복귀를 위한 동정 여론을 만들고 이를 등에 업고 징계 해제를 시도할 수 있다.

하지만 과연 피해자는 가해자로부터 충분한 사과를 받았을까? 당장 박철우만 하더라도 12년 전 사건이지만 당시 폭행을 잊지 못하고 있다. 피해자에게는 잊을 수 없는 아픔이다.

지난 2018년 대한축구협회는 축구대표팀 주전 수비수 장현수(알 힐랄)를 국가대표에서 영구제명했다. 장현수는 병역특례 봉사활동 내역 서류를 조작한 것이 드러나면서 축구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영구제명이라는 징계를 받았다.



축구협회는 당시 장현수를 영구제명하면서 “선수 자격 영구제명 등의 징계는 7년이 지나면 사면이 가능하지만 국가대표 자격에 대한 부분은 사면 등의 내용이 없다. (장현수가) 국가대표 태극마크를 다는 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향후 이와 같은 사례의 반복 발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중한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이중 “반복 발생을 막기 위해서라도 중한 징계를 내렸다”는 부분은 현재 배구계가 새겨들어야 할 부분이다. 여지를 남겨두는 징계는 비난을 자초하고 뿌리를 뽑을 수 없다.

사진=한국배구연맹,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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