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 GS 칼텍스, 소영 선배 있어 가능했다
입력 : 2021.03.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장충] 김동윤 기자="(안)혜진이나 (이)원정이가 흔들려도 공을 우선 처리하고 분위기를 살리려고 했어요. 그래서 더 이를 악물고 때렸습니다"

지난 6라운드 흥국생명전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나온 이소영(26)의 인터뷰에서는 주장으로서, 주포로서, 언니로서 짊어진 책임감이 묻어나왔다.

다음 경기인 현대건설전은 상황이 더욱 안 좋았다. 그러나 이소영은 어떤 공이 올라오든 변함없이 날아올랐고, 그 공을 때려 상대방 코트에 내리꽂았다. 그렇게 이소영의 책임감은 0-2→3:2 대역전승이라는 '결과'와 경기 후 북받친 감정과 '눈물'이란 극적인 형태로 나타났다.

GS 칼텍스는 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 리그 여자부 6라운드 경기에서 현대건설에 세트 전적 3-2(23-25, 17-25, 25-18, 26-24, 15-13)로 승리했다. 세트 점수로 봐도 알 수 있듯 이날 경기는 GS 칼텍스에 매우 어려운 경기였다.

올 시즌 현대건설은 순위는 꼴찌지만 GS 칼텍스에는 최악의 상성을 가진 팀이었다. 잇따른 부상으로 센터진이 약한 GS 칼텍스와 달리 현대건설의 센터진은 건재했고, 현대건설의 끈끈한 수비 역시 시즌 내내 GS 칼텍스를 괴롭혔다.

그런 상황에서 나온 세터들의 불안정한 경기 운영은 삼각편대도 주춤하게 했다. 경기 후 만난 차상현 GS 칼텍스 감독은 "현대건설은 기본기, 수비, 리시브 등 기본적으로 배구를 잘하는 팀"이라고 높게 평가하면서 "(안)혜진이의 경기 운영에서 아쉬움이 조금 있었다. 차분하게 운영해야 하는데 너무 급하게 한 동작으로 가는 면이 있었다. 그런 부분을 앞으로 조율해나갈 것"이라면서 어려웠던 경기를 돌아봤다.

인터뷰를 마칠 쯤에야 이소영은 "원래 제 눈이 촉촉해요"라고 농담을 건네는 등 여유를 되찾았다

이처럼 차상현 감독도 인정한 어려운 경기였고, 이소영을 비롯한 공격수들에게는 더욱 힘든 경기였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소영은 24득점(공격 성공률 44.9%), 유효 블로킹 5개, 리시브 효율 40%(리시브 점유율 51.5%), 디그 성공률 82.1%(디그 점유율 22.8%)로 맹활약했다.

그런 만큼 경기 후 흘린 눈물은 이소영의 책임감과 부담감이 겹쳐 나온 결과인 듯했다. 하지만 이소영은 인터뷰 내내 어려웠던 과정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지 않았다. 되려 팀원들의 응원 덕분에 자신이 힘을 낼 수 있었다며 팀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 이소영은 "처음부터 내가 잘했으면 쉽게 갈 수 있는 상황이 있었다. 그걸 해결하지 못해서 미안했는데 다들 잘 버텨줘서 승리할 수 있었고, 그래서 고마웠다"고 설명했다.

이소영의 말에 따르면 2세트까지 지고 있던 GS 칼텍스를 되살린 것도 한 개인이 아닌 팀원 모두였다. 이소영은 "후배들에게 '다시 해보자, 이제부터 시작이다'라고 얘기했다. 그랬더니 후배들이 '언니, 우리 이제부터 시작이에요'라고 나를 격려해줬다. 후배들이 잘 따라온 것도 있지만, 되려 후배들이 절 이끌어준 것도 있었다"며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6득점을 폭풍같이 몰아친 5세트 맹활약에 대해서도 "물러날 곳이 없다 보니 이렇게 안 하면 죽겠다 싶어 계속해서 때렸다. 그리고 팀원들이 계속 파이팅을 불어넣어 줘서 자신감도 생겼다"며 팀원들의 응원을 맹활약의 원동력으로 꼽았다.

차상현 감독 역시 1위라는 결과가 GS 칼텍스 선수단 모두의 힘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주장 이소영을 추켜세우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차상현 감독은 "올 시즌 (이)소영이가 꾸준하게 잘 버텨주고 있고, 잘해주고 있다. 팀의 주장이라 어깨도 무거울 텐데 정말 잘 버텨주고 있다. 물론 (이)소영이 혼자서 다 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우리가 잘나가는 데는 (이)소영이의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이제 GS 칼텍스의 정규 리그 우승까지는 단 2경기만이 남았다. 2위 흥국생명에 승점 2점 차로 앞선 유리한 상황이지만 주장은 끝까지 방심하지 않았다. 이소영은 "지금은 우리가 제일 위에 있지만, 다른 팀도 만만치 않아서 끝까지 가봐야 한다. 선수들에게도 '우리 할 것만 하자'고 얘기하고 있다"며 새로이 마음을 다잡았다.

그러면서 GS 칼텍스가 다른 팀에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으로 인식되길 바랐다. 이소영은 "우리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이라는 인식을 다른 팀에도 심어주고 싶다. 오늘처럼 지고 있더라도 물고 늘어져 결국은 뒤집을 수 있는 팀이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며 남은 2경기에서도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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