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계양] 김동윤 기자=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이 다사다난했던 2020-2021시즌을 끝까지 완주한 선수들과 스태프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흥국생명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 3차전에서 GS 칼텍스에 세트 전적 2-3(23-25, 22-25, 25-19, 25-17, 7-15)으로 패했다.

무실세트 우승만은 내주고 싶지 않았던 흥국생명의 선수단의 의지가 보인 경기였다. 1, 2차전 통틀어 22득점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던 흥국생명은 이날 매 세트 접전 상황을 만들어냈다. 김연경이 27득점으로 꾸준한 가운데 브루나 모라이스가 19득점, 이주아가 11득점으로 김연경을 도왔다. 김미연을 대신한 이한비도 8득점으로 다음 시즌을 기대케 했다.

경기 후 만난 박미희 감독은 "선수들이 몸은 무겁지만 열심히 뛰려 했고, 그런 열의가 결과로 나타나 일방적인 경기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오늘 경기를 평가하면서 "어려운 상황에서 여기까지 올라온 것은 선수들과 스태프들의 노력이 컸다. 패하긴 했지만 즐겁게 했고, 선수들과 스태프들에게 고맙다"며 시즌을 마친 소감을 밝혔다.

다사다난했던 이번 시즌에 대해 박미희 감독은 "정말 길었던 시즌이었다. 1년은 한 것 같다"고 씁쓸한 웃음을 보이면서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1등만 기억되겠지만, 스포츠의 가치가 무엇인지 이번 시즌을 통해 나도, 선수들도 많이 느낀 것 같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 생각하고, 선수들을 칭찬해주고 싶다"고 얘기했다.

이재영-이다영 쌍둥이의 학교 폭력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박미희 감독이었다. 경기 후 만난 차상현 GS 칼텍스 감독도 "누구보다도 고생하셨을 박미희 감독님께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이해했다. 박미희 감독은 "스트레스가 많았다. 강행군인 점도 있었지만, 한 시즌을 위해 1년을 준비했는데 외부적인 요인으로 인해 준비한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자신과 함께 선수단 리더로서 팀을 이끈 김연경에게도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박미희 감독은 "(김)연경이가 선수 생활 동안 어려운 부분이 많았겠지만, 이번 시즌 같은 어려움은 또 다른 종류라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부분은 내가 어떻게 덜어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어서 격려해줄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고 미안해하면서 "그래도 역시 큰 선수답게 제 자리에서 잘 버텨주면서 리더 역할을 해줬다. 진로가 어찌 될 지는 모르겠지만, 후배들에게 귀감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칭찬했다.

선수들에게 "오늘도 지나가면 과거가 된다. 새로운 시즌이 선수들을 기다리고 있다. 정말 수고가 많았다"고 격려한 박미희 감독은 내일부터는 휴식을 통해 치유하고 싶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박미희 감독은 "뭘 할지 정한 것은 아닌데 제일 하고 싶은 것은 치유를 받는 것이다. 나도 올 시즌 여러 가지 일로 글로, 말로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쉬면서 나도 치유를 받아야될 것 같다"고 말하면서 "시즌 동안 정말 감사했다"고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한국배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