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으로 미뤄진 디그롬의 첫 승, 17일 쿠어스필드에서 재도전
입력 : 2021.04.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투수들의 무덤에서 디그롬이 시즌 첫 승을 거둘 수 있을까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메이저리그의 대표적인 '불운남' 제이콥 디그롬(32, 뉴욕 메츠)이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 올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16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뉴욕주 시티 필드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메츠와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다.

자연스레 디그롬의 선발 등판도 하루 미뤄졌는데 미뤄진 장소가 만만치 않다. 메츠는 곧장 콜로라도주 덴버로 이동해 콜로라도 로키스와 3연전을 치른다. 메츠는 콜로라도 원정 3연전 선발로 디그롬, 조이 루체시, 마커스 스트로먼을 예고했다.

높은 고도에 위치한 콜로라도의 홈구장 쿠어스필드는 낮은 공기 밀도 탓에 공의 회전수와 무브먼트에 영향을 주고, 타구가 평지의 구장보다 멀리 뻗어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린다. 17일 덴버 지역에는 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으나, 이날 정상적으로 경기가 치러진다면 디그롬은 통산 3번째 쿠어스필드 등판을 하게 된다.

첫 쿠어스필드 등판이었던 2016년 5월 16일, 디그롬은 6.1이닝 3실점,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3탈삼진을 기록하고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다. 두 번째 등판은 그로부터 2년 뒤인 2018년 6월 19일에 있었다. 그때의 디그롬은 8이닝 1실점, 5피안타 1볼넷 7탈삼진을 기록했고, 쿠어스필드 첫 승을 기록했다.

3년 만의 쿠어스필드 등판에 나서는 디그롬의 첫 승 전망은 밝다. 우선 디그롬은 콜로라도를 상대로 통산 7경기 4승 1패, 평균자책점 1.25로 매우 강한 편이었다. 쿠어스필드에서의 성적도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2.51로 나쁘지 않다. 또한, 놀란 아레나도, 카를로스 곤잘레스 등 콜로라도의 강타자들도 이제 없다.

최근 메츠와 콜로라도의 팀 분위기가 상반된 것도 긍정적이다. 최근 3연승을 달린 메츠는 3경기에서 13득점을 뽑아낸 반면, 콜로라도는 16일 경기 전까지 최근 5경기에서 6득점에 그치며 5연패에 빠져있다.

'선발' 디그롬의 등판 경기에서 가장 많은 안타를 기록 중인 메츠 타자는 '타자' 디그롬이다

모든 지표가 디그롬의 승리를 가리키고 있음에도 안심할 수 없는 것은 메이저리그 팬들에게도 잘 알려진 그의 불운이다.

디그롬은 2018, 2019년 2년 연속 사이영상을 수상하면서 리그 에이스로 본격 발돋움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4년간 78경기에 나와 평균자책점 2.06을 기록하고 있지만, 승수는 고작 25승(20패)이다.

다른 2년 연속 사이영상 수상자들과 비교해도 디그롬의 불운은 심한 편이다. 사이영상을 수상한 2년간 맥스 슈어저(워싱턴 내셔널스)는 평균자책점 2.75로 36승(13패)을 기록했고,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는 평균자책점 1.80으로 37승(12패)을 거뒀다.

단적으로 2016년의 릭 포셀로(보스턴 레드삭스)는 평균자책점 3.15에 불과함에도 한 해에만 22승을 거둬 4년간 25승을 기록하는 데 그친 디그롬과 더욱 비교됐다.

올해도 디그롬의 불운은 계속되고 있다. 디그롬은 2경기 14이닝 동안 단 1실점만을 내줬지만, 오히려 1패만 떠안았다. 또한, 현재까지 디그롬이 나선 경기에서 최다 안타를 기록한 메츠 선수가 다름 아닌 디그롬 본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운한 그의 첫 승에 많은 메이저리그 팬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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