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성적 – 정규리그 9위 (58승 76패 10무, 승률 0.433)
[스포탈코리아] 기대감에 부풀었다. KIA는 지난 시즌 6위(73승 71패)로 아쉽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맷 윌리엄스 감독은 첫 시즌에 5할 승률을 기록하며, 다음 시즌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KIA의 최종순위는 6위보다 더 낮은 순위인 9위로 떨어졌다.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과 전력에 차이가 있었다. 아래의 표 1은 이번 시즌 KIA의 주요 전력변화를 나타낸다. 지난 시즌 부진했지만, 팀의 1선발이며 이닝이터 역할을 해준 양현종이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해 전력의 누수가 생겼다. 팀의 에이스가 빠졌지만 기존 선수들과의 재계약을 빠르게 완료하며 전력누수를 최소화 하였다. 지난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프레스턴 터커와 애런 브룩스를 일찌감치 재계약을 했고 드류 가뇽의 대체 투수로 윌리엄스 감독이 추천한 다니엘 멩덴을 영입하며 외국인 선수 인선을 마쳤다. 또한 팀 내부 FA였던 최형우와 3년 47억으로 재계약을 완료해 2021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즌이 개막한 이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재앙이 시작되었다.
갑작스레 맞이한 재앙
KIA는 올해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을 보냈다. 아래의 표 2는 이번 시즌 KIA의 월별 성적을 나타낸다. 4월은 5할 승률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5월~6월 두 달의 월간 승률이 5할 이하로 떨어지며, 순위도 같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7월 리그 중단이 결정되기 전까지 6연승을 기록하며 다시 반등을 하나 싶었으나 9월에 다시 추락하였다. 다행히 10월은 부상선수들이 복귀하면서 5할 이상의 승률로 마무리 지었다. KIA가 이처럼 부진한 시즌을 보낸 것은 부상과 부진이 원인이다.
1)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 및 이탈
(1) 터커의 부진
이번 시즌 KIA는 외국인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먼저 지난시즌 터커는 구단 최초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한 외국인 타자였다. 하지만 올해는 그러지 못했다. 아래의 표 3은 터커의 2년간 성적을 보여준다.
터커는 중심타선에서 장타를 쳐줘야 하는 역할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장타율이 1할 이상 떨어졌고, 그에 따라 득점 생산력도 낮게 나타났다. KIA는 터커의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타순도 조정하고, 1군 엔트리 말소를 통해 휴식을 부여했다. 그러나 어떠한 방법을 취해도 터커의 공격력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변화가 오히려 독이 된 시즌이었다. 터커는 이번 시즌 포지션을 좌익수에서 1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수비부담이 적은 1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하는 동시에 공격기여도를 높이려 했으나,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익숙하지 않은 1루수 수비는 결국 수비 부담으로 나타나, 결국 그로 인해 타격도 부진하게 되었다. 결국 터커는 기존 포지션인 좌익수로 돌아왔으나, 끝내 타격에서 반등하지 못했다. 터커는 시즌이 마무리된 이후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되며 한국과 인연을 마무리했다.
(2) 외국인 투수들의 이탈
터커가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면, 투수들은 부상과 사건으로 인해 이탈하게 되면서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멩덴은 4월 5경기에서 매 경기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5월에도 등판 간격이 길지만 경기를 소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5월 26일 굴곡근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지게 되었다. 후반기가 시작과 동시에 복귀한 멩덴은 시즌 마지막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하지만 자리를 비운 두 달 동안 팀이 5할 이하의 승률을 거두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는 걸 감안하면 아쉬웠다.
멩덴과 터커가 각각 이탈과 부진으로 인해 정상 가동이 어려운 와중에도, 브룩스는 건재했다. 지난 시즌 양현종과 함께 원투펀치 역할을 했던 브룩스는 올해도 전반기까지 외국인 에이스 역할을 했다. 아래의 표 4는 브룩스의 전반기성적을 나타낸다.
전반기 성적을 보았을 때, 브룩스는 3.35로 당시 리그 평균(4.60)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었다. 승운이 따르지 못했지만, BB/9이나 WHIP 등 세부적인 기록은 리그평균보다 좋아 자신의 역할은 최대한 한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팔뚝 통증으로 인해 한 차례 말소된 적이 있지만, 다시 등록된 이후에도 꾸준하게 경기에 등판하였다. 하지만 그런 브룩스도 후반기가 시작되면서 사라지고 말았다.
사라진 이유는 황당했다. 후반기 시작 전, 해외에서 전자담배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대마 성분이 발견되었다. 당사자는 확인하고 구입했다고 하지만 구단은 이를 지나칠 수 없다고 판단해 임의탈퇴가 결정됐다.
2) 국내 선수들의 부상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해도 국내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한다면 충분히 순위경쟁을 할 수 있었지만, 올해 KIA는 그마저도 어려웠다.
(1) 중심타선의 부재
2017년 FA로 고향 팀에 돌아온 이후 꾸준히 해결사 역할을 하던 최형우가 올해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래의 표 5는 최형우의 성적을 나타낸다.
2021시즌 최형우는 부상으로 인해 꾸준하지 못했다. KIA로 영입된 이후, 매 시즌 13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또한 3시즌을 20홈런-100타점 이상을 기록하며 팀 해결사의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경기 출전 빈도는 안과 질환과 허벅지부상으로 엔트리를 비우면서 꾸준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타점 개수가 떨어졌고, 득점 생산성을 나타내는 wRC+도 평균 이하였다.
또한 최형우-터커와 함께 중심타선에 배치되던 나지완 역시 이번 시즌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아래의 표 6은 나지완의 성적을 보여준다.
나지완은 지난 시즌 137경기 동안 타율 0.296, 17홈런-9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중심타선의 역할을 했다. 2020시즌 좋은 성적을 기록한 나지완에게 이번 시즌은 특별했다. 팀의 주장을 맡았고 시즌을 잘 마무리하면 두 번째 FA를 맞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옆구리 부상 등으로 31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고 홈런도 0개를 기록하며 부진하며 주장과 중심타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2) 빈약한 뎁스
중심타선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부상자가 많은 시즌이었다. 지난 시즌 3루수 자리를 채우기 위해 류지혁을 트레이드로 영입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류지혁은 2020시즌 햄스트링으로 인해 제대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는데,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로 부상자 명단에 4번에 오를 정도로 잔 부상이 많았으며 제대로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타자 뿐만 아니라 불펜진도 부상자가 있었다. 지난시즌 문(문경찬)-전(전상현)-박(박준표) 불펜 트리오 중 전상현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발생한 어깨부상으로 인해 오랜 재활 기간을 가졌다. 그나마 홀로 있던 박준표 역시 9월 팔꿈치 뼛조각 수술로 인해 시즌을 마감하게 되었다.
이외에 박찬호, 이창진, 김태진 등 여러 선수들이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KIA의 뎁스는 얇아졌다. 게다가 시즌 중반에는 코로나19 이슈로 인해 2군 선수들을 콜업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이번 시즌은 제대로 된 운영을 하는 것도 벅찰 만큼 어려웠다. 외국인 선수들의 이탈과 부진, 국내 선수들의 부상 등 예기치 못한 재난을 겪으며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희망적인 요소도 존재했다.
1) 새로운 호랑이들의 등장
오랫동안 이어왔던 KBO리그 신인왕 흑역사를 끊어냈다. 1985년 이순철이 신인왕을 수상한 이후, 36년 동안 없던 타이거즈의 신인왕이 올해 나타났다. 그 선수는 바로 2021 1차지명 루키 이의리였다. 양현종이 빠진 선발진에 합류하여 브룩스-임기영과 함께 KIA의 선발진을 이끌었다. 이의리는 전반기에서 보여줬던 활약을 바탕으로 올림픽에 차출되어 좋은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시즌 후반기는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향후 기대되는 선발 투수로 주목받았다.
이의리 뿐만 아니라 윤중현도 선발진의 빈자리를 채웠다. KIA는 이번 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선수가 임기영 1명일 만큼 선발진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다. 브룩스가 후반기 시작부터 이탈했고 이의리 역시 부상으로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멩덴이 후반기부터 복귀했지만 선발진은 여전히 구멍이 있었다. 약해진 선발진은 윤중현이 등장하면서 안정화 되기 시작했다. 아래의 표 7은 윤중현의 성적을 나타낸다.
후반기 16경기 중 11경기를 선발등판한 윤중현은 시즌 기록보다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선발로 등판했을때 평균 5이닝을 소화하는 등 선발투수의 역할을 곧잘 했다.
투수 뿐 아니라 타자에서도 새로운 선수가 나타났다. 지난 7월 11일, KIA는 포수 한승택과 김민식이 코로나 19 밀접접촉자로 분류됐을 때 포수 권혁경과 이정훈을 급하게 1군에 콜업했다. 이 중 루키 권혁경은 양준혁으로부터 타격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유망주였는데, 이 날 갑작스러운 선발 출전에도 이의리와 5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는 등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2) 유망주들의 등장
(1) 장타를 만들어라 – 황대인
황대인은 팀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냈다. 아래의 표 8은 이번 시즌 KIA의 팀 내 홈런 순위를 보여준다. 이번 시즌 중심타선이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며 장타를 생산할 선수가 없었다. 이런 암울한 시즌을 치르던 중 거포 유망주 황대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시즌 초는 경기출장이 거의 없었지만, 후반기에는 팀이 치른 70경기 중 52경기에서 중심타선으로 선발로 나섰다. 규정 타석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홈런 개수 13개로 팀 내 1위를 차지할 만큼 팀에 부족했던 장타력을 보완해줬다.
(2) 새로운 불펜 듀오의 등장 – 장현식, 정해영
불펜진이 새로 개편되었다. 기존에 있던 문-전-박 트리오 중 문경찬은 NC로, 전상현은 지난 시즌 중반 어깨부상으로 인해 트리오가 해체가 되었다. 그나마 불펜진에 박준표가 버티고 있었지만, 지난 시즌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선수들이 나타나며 팀의 불펜을 새로 구성하고 이와 동시에 타이거즈 최초의 기록들을 세우게 된다. 그 선수들은 바로 지난 시즌 NC와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장현식과 2년 차 선수 정해영이다. 아래의 표 9는 새로운 불펜 듀오의 성적을 나타낸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장현식은 이번 시즌 확실히 불펜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승부처에서 등판하는 경우에도 자신의 강점인 빠른공을 이용하여 팀의 리드를 지켜내는 투구를 하였다. 연투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등판한 그는 타이거즈 최초의 30홀드와 홀드왕을 동시에 기록했다.
지난해 1년 차임에도 평균자책점 3점대를 기록한 정해영은 올해 마무리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정해영도 장현식과 마찬가지로 꾸준하게 경기에 등판하며 KBO리그 최초로 20세 이하 30세이브라는 기록을 세웠다.
무너져 버린 명가의 자존심
KIA는 KBO리그의 명문구단이다. 통산 11회로 가장 많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많은 레전드 선수들을 배출한 구단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명가의 자존심을 제대로 구기고 말았다. 메이저리그에서 승부사로 알려진 윌리엄스 감독을 영입했지만, 팀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였고, 리빌딩 성과도 미미했다. 무너질 대로 무너진 명가의 자존심을 세우고자 구단은 대대적인 변화를 시작하였다.
변화는 언제나 칼바람이 불면서 시작된다. 구단은 먼저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윌리엄스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 프런트의 수장이었던 단장 및 대표이사는 사퇴했다. 새로운 단장으로 프런트, 감독, 해설위원 등을 두루 경험한 장정석 단장이 임명되었고 감독은 타이거즈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종국 감독을 10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후 코칭스태프의 인선까지 빠르게 마무리 지었다.
주요 인사작업을 마무리한 KIA는 FA에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영입을 했다. 첫 번째는 이번 시즌 텍사스에서 방출된 양현종을 데려왔다. 선수와 구단 간 의견 차이는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합의에 도달하여 4년 총액 103억으로 복귀했다. 국내 선발진의 부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KIA는 1선발과 이닝이터의 역할을 해줄 양현종을 다시 데려오면서, 선발진을 안정화 하였다.
두 번째는 이번 오프시즌 대형 외야 FA로 분류된 나성범을 6년 150억원에 영입하였다. KIA는 이번 시즌 리드오프 역할을 했던 외야수 최원준이 상무에 입대했다. 나성범의 영입을 통해, 외야 한 자리와 더불어 이번 시즌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클러치능력과 장타의 부재를 해결하게 되었다.
재앙 같았던 2021시즌이 지나갔다. KIA는 남겨진 희망과 함께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변화를 시작했다. 이번 시즌 무너져버린 명문구단의 자존심이 내년시즌에는 다시 세워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야구공작소
우정호 칼럼니스트 / 에디터=이현승, 유은수
참고=스탯티즈(Statiz), KBO 기록실
[스포탈코리아] 기대감에 부풀었다. KIA는 지난 시즌 6위(73승 71패)로 아쉽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맷 윌리엄스 감독은 첫 시즌에 5할 승률을 기록하며, 다음 시즌을 기대케 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KIA의 최종순위는 6위보다 더 낮은 순위인 9위로 떨어졌다.
이번 시즌은 지난 시즌과 전력에 차이가 있었다. 아래의 표 1은 이번 시즌 KIA의 주요 전력변화를 나타낸다. 지난 시즌 부진했지만, 팀의 1선발이며 이닝이터 역할을 해준 양현종이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해 전력의 누수가 생겼다. 팀의 에이스가 빠졌지만 기존 선수들과의 재계약을 빠르게 완료하며 전력누수를 최소화 하였다. 지난시즌 좋은 성적을 거두었던 프레스턴 터커와 애런 브룩스를 일찌감치 재계약을 했고 드류 가뇽의 대체 투수로 윌리엄스 감독이 추천한 다니엘 멩덴을 영입하며 외국인 선수 인선을 마쳤다. 또한 팀 내부 FA였던 최형우와 3년 47억으로 재계약을 완료해 2021시즌을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시즌이 개막한 이후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재앙이 시작되었다.
갑작스레 맞이한 재앙
KIA는 올해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을 보냈다. 아래의 표 2는 이번 시즌 KIA의 월별 성적을 나타낸다. 4월은 5할 승률을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출발을 했다. 하지만 5월~6월 두 달의 월간 승률이 5할 이하로 떨어지며, 순위도 같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7월 리그 중단이 결정되기 전까지 6연승을 기록하며 다시 반등을 하나 싶었으나 9월에 다시 추락하였다. 다행히 10월은 부상선수들이 복귀하면서 5할 이상의 승률로 마무리 지었다. KIA가 이처럼 부진한 시즌을 보낸 것은 부상과 부진이 원인이다.
1)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 및 이탈
(1) 터커의 부진
이번 시즌 KIA는 외국인 선수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먼저 지난시즌 터커는 구단 최초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을 기록한 외국인 타자였다. 하지만 올해는 그러지 못했다. 아래의 표 3은 터커의 2년간 성적을 보여준다.
터커는 중심타선에서 장타를 쳐줘야 하는 역할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장타율이 1할 이상 떨어졌고, 그에 따라 득점 생산력도 낮게 나타났다. KIA는 터커의 공격력을 살리기 위해 타순도 조정하고, 1군 엔트리 말소를 통해 휴식을 부여했다. 그러나 어떠한 방법을 취해도 터커의 공격력은 살아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변화가 오히려 독이 된 시즌이었다. 터커는 이번 시즌 포지션을 좌익수에서 1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했다. 수비부담이 적은 1루수로 포지션을 변경하는 동시에 공격기여도를 높이려 했으나,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갔다. 익숙하지 않은 1루수 수비는 결국 수비 부담으로 나타나, 결국 그로 인해 타격도 부진하게 되었다. 결국 터커는 기존 포지션인 좌익수로 돌아왔으나, 끝내 타격에서 반등하지 못했다. 터커는 시즌이 마무리된 이후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되며 한국과 인연을 마무리했다.
(2) 외국인 투수들의 이탈
터커가 경기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면, 투수들은 부상과 사건으로 인해 이탈하게 되면서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이번 시즌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영입한 멩덴은 4월 5경기에서 매 경기 5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5월에도 등판 간격이 길지만 경기를 소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5월 26일 굴곡근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서 빠지게 되었다. 후반기가 시작과 동시에 복귀한 멩덴은 시즌 마지막까지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하지만 자리를 비운 두 달 동안 팀이 5할 이하의 승률을 거두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는 걸 감안하면 아쉬웠다.
멩덴과 터커가 각각 이탈과 부진으로 인해 정상 가동이 어려운 와중에도, 브룩스는 건재했다. 지난 시즌 양현종과 함께 원투펀치 역할을 했던 브룩스는 올해도 전반기까지 외국인 에이스 역할을 했다. 아래의 표 4는 브룩스의 전반기성적을 나타낸다.
전반기 성적을 보았을 때, 브룩스는 3.35로 당시 리그 평균(4.60)보다 낮은 평균자책점을 기록 중이었다. 승운이 따르지 못했지만, BB/9이나 WHIP 등 세부적인 기록은 리그평균보다 좋아 자신의 역할은 최대한 한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팔뚝 통증으로 인해 한 차례 말소된 적이 있지만, 다시 등록된 이후에도 꾸준하게 경기에 등판하였다. 하지만 그런 브룩스도 후반기가 시작되면서 사라지고 말았다.
사라진 이유는 황당했다. 후반기 시작 전, 해외에서 전자담배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대마 성분이 발견되었다. 당사자는 확인하고 구입했다고 하지만 구단은 이를 지나칠 수 없다고 판단해 임의탈퇴가 결정됐다.
2) 국내 선수들의 부상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해도 국내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한다면 충분히 순위경쟁을 할 수 있었지만, 올해 KIA는 그마저도 어려웠다.
(1) 중심타선의 부재
2017년 FA로 고향 팀에 돌아온 이후 꾸준히 해결사 역할을 하던 최형우가 올해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래의 표 5는 최형우의 성적을 나타낸다.
2021시즌 최형우는 부상으로 인해 꾸준하지 못했다. KIA로 영입된 이후, 매 시즌 13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했다. 또한 3시즌을 20홈런-100타점 이상을 기록하며 팀 해결사의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이번 시즌의 경기 출전 빈도는 안과 질환과 허벅지부상으로 엔트리를 비우면서 꾸준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타점 개수가 떨어졌고, 득점 생산성을 나타내는 wRC+도 평균 이하였다.
또한 최형우-터커와 함께 중심타선에 배치되던 나지완 역시 이번 시즌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아래의 표 6은 나지완의 성적을 보여준다.
나지완은 지난 시즌 137경기 동안 타율 0.296, 17홈런-92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중심타선의 역할을 했다. 2020시즌 좋은 성적을 기록한 나지완에게 이번 시즌은 특별했다. 팀의 주장을 맡았고 시즌을 잘 마무리하면 두 번째 FA를 맞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옆구리 부상 등으로 31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했고 홈런도 0개를 기록하며 부진하며 주장과 중심타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2) 빈약한 뎁스
중심타선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부상자가 많은 시즌이었다. 지난 시즌 3루수 자리를 채우기 위해 류지혁을 트레이드로 영입했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류지혁은 2020시즌 햄스트링으로 인해 제대로 시즌을 소화하지 못했는데,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로 부상자 명단에 4번에 오를 정도로 잔 부상이 많았으며 제대로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다.
타자 뿐만 아니라 불펜진도 부상자가 있었다. 지난시즌 문(문경찬)-전(전상현)-박(박준표) 불펜 트리오 중 전상현은 지난 시즌 중반부터 발생한 어깨부상으로 인해 오랜 재활 기간을 가졌다. 그나마 홀로 있던 박준표 역시 9월 팔꿈치 뼛조각 수술로 인해 시즌을 마감하게 되었다.
이외에 박찬호, 이창진, 김태진 등 여러 선수들이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KIA의 뎁스는 얇아졌다. 게다가 시즌 중반에는 코로나19 이슈로 인해 2군 선수들을 콜업할 수 없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이번 시즌은 제대로 된 운영을 하는 것도 벅찰 만큼 어려웠다. 외국인 선수들의 이탈과 부진, 국내 선수들의 부상 등 예기치 못한 재난을 겪으며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희망적인 요소도 존재했다.
1) 새로운 호랑이들의 등장
오랫동안 이어왔던 KBO리그 신인왕 흑역사를 끊어냈다. 1985년 이순철이 신인왕을 수상한 이후, 36년 동안 없던 타이거즈의 신인왕이 올해 나타났다. 그 선수는 바로 2021 1차지명 루키 이의리였다. 양현종이 빠진 선발진에 합류하여 브룩스-임기영과 함께 KIA의 선발진을 이끌었다. 이의리는 전반기에서 보여줬던 활약을 바탕으로 올림픽에 차출되어 좋은 모습을 보여주게 된다. 시즌 후반기는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지만 향후 기대되는 선발 투수로 주목받았다.
이의리 뿐만 아니라 윤중현도 선발진의 빈자리를 채웠다. KIA는 이번 시즌 규정이닝을 채운 선수가 임기영 1명일 만큼 선발진이 제대로 돌아가지 못했다. 브룩스가 후반기 시작부터 이탈했고 이의리 역시 부상으로 경기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멩덴이 후반기부터 복귀했지만 선발진은 여전히 구멍이 있었다. 약해진 선발진은 윤중현이 등장하면서 안정화 되기 시작했다. 아래의 표 7은 윤중현의 성적을 나타낸다.
후반기 16경기 중 11경기를 선발등판한 윤중현은 시즌 기록보다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선발로 등판했을때 평균 5이닝을 소화하는 등 선발투수의 역할을 곧잘 했다.
투수 뿐 아니라 타자에서도 새로운 선수가 나타났다. 지난 7월 11일, KIA는 포수 한승택과 김민식이 코로나 19 밀접접촉자로 분류됐을 때 포수 권혁경과 이정훈을 급하게 1군에 콜업했다. 이 중 루키 권혁경은 양준혁으로부터 타격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유망주였는데, 이 날 갑작스러운 선발 출전에도 이의리와 5이닝 무실점을 합작하는 등 수비에서도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2) 유망주들의 등장
(1) 장타를 만들어라 – 황대인
황대인은 팀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냈다. 아래의 표 8은 이번 시즌 KIA의 팀 내 홈런 순위를 보여준다. 이번 시즌 중심타선이 제대로 활약하지 못하며 장타를 생산할 선수가 없었다. 이런 암울한 시즌을 치르던 중 거포 유망주 황대인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시즌 초는 경기출장이 거의 없었지만, 후반기에는 팀이 치른 70경기 중 52경기에서 중심타선으로 선발로 나섰다. 규정 타석을 소화하지 못했지만, 홈런 개수 13개로 팀 내 1위를 차지할 만큼 팀에 부족했던 장타력을 보완해줬다.
(2) 새로운 불펜 듀오의 등장 – 장현식, 정해영
불펜진이 새로 개편되었다. 기존에 있던 문-전-박 트리오 중 문경찬은 NC로, 전상현은 지난 시즌 중반 어깨부상으로 인해 트리오가 해체가 되었다. 그나마 불펜진에 박준표가 버티고 있었지만, 지난 시즌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새로운 선수들이 나타나며 팀의 불펜을 새로 구성하고 이와 동시에 타이거즈 최초의 기록들을 세우게 된다. 그 선수들은 바로 지난 시즌 NC와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장현식과 2년 차 선수 정해영이다. 아래의 표 9는 새로운 불펜 듀오의 성적을 나타낸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던 장현식은 이번 시즌 확실히 불펜투수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승부처에서 등판하는 경우에도 자신의 강점인 빠른공을 이용하여 팀의 리드를 지켜내는 투구를 하였다. 연투에도 불구하고 꾸준하게 등판한 그는 타이거즈 최초의 30홀드와 홀드왕을 동시에 기록했다.
지난해 1년 차임에도 평균자책점 3점대를 기록한 정해영은 올해 마무리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정해영도 장현식과 마찬가지로 꾸준하게 경기에 등판하며 KBO리그 최초로 20세 이하 30세이브라는 기록을 세웠다.
무너져 버린 명가의 자존심
KIA는 KBO리그의 명문구단이다. 통산 11회로 가장 많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고, 많은 레전드 선수들을 배출한 구단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은 명가의 자존심을 제대로 구기고 말았다. 메이저리그에서 승부사로 알려진 윌리엄스 감독을 영입했지만, 팀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였고, 리빌딩 성과도 미미했다. 무너질 대로 무너진 명가의 자존심을 세우고자 구단은 대대적인 변화를 시작하였다.
변화는 언제나 칼바람이 불면서 시작된다. 구단은 먼저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윌리엄스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 프런트의 수장이었던 단장 및 대표이사는 사퇴했다. 새로운 단장으로 프런트, 감독, 해설위원 등을 두루 경험한 장정석 단장이 임명되었고 감독은 타이거즈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종국 감독을 10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이후 코칭스태프의 인선까지 빠르게 마무리 지었다.
주요 인사작업을 마무리한 KIA는 FA에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영입을 했다. 첫 번째는 이번 시즌 텍사스에서 방출된 양현종을 데려왔다. 선수와 구단 간 의견 차이는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합의에 도달하여 4년 총액 103억으로 복귀했다. 국내 선발진의 부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던 KIA는 1선발과 이닝이터의 역할을 해줄 양현종을 다시 데려오면서, 선발진을 안정화 하였다.
두 번째는 이번 오프시즌 대형 외야 FA로 분류된 나성범을 6년 150억원에 영입하였다. KIA는 이번 시즌 리드오프 역할을 했던 외야수 최원준이 상무에 입대했다. 나성범의 영입을 통해, 외야 한 자리와 더불어 이번 시즌 아쉬운 모습을 보였던 클러치능력과 장타의 부재를 해결하게 되었다.
재앙 같았던 2021시즌이 지나갔다. KIA는 남겨진 희망과 함께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변화를 시작했다. 이번 시즌 무너져버린 명문구단의 자존심이 내년시즌에는 다시 세워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야구공작소
우정호 칼럼니스트 / 에디터=이현승, 유은수
참고=스탯티즈(Statiz), KBO 기록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