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김천] 곽힘찬 기자= 환상적이었다. 이진현의 발을 떠난 공은 골키퍼가 도저히 막을 수 없는 궤적으로 빨려들어갔다.

대전하나시티즌은 29일 오후 4시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2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김천상무에 4-0 승리를 거뒀다. 1차전에서 2-1 역전승을 따냈던 대전은 1, 2차전 합계 6-1로 K리그1 승격에 성공했다.

1차전에서 승리했지만 대전은 안심할 수 없었다. 이민성 감독도 경기 전 "1차전 승리가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라며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오히려 강한 압박을 통해 김천을 공략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미 지난 시즌 승격 실패의 아픔을 맛봤던 대전 선수들은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들처럼 각오가 남달랐다. 경기 전 라커룸에서는 싸이의 '챔피언' 노래가 울려퍼졌다. 대전은 전반 초반부터 김천을 괴롭혔다. 이날 대전은 윌리안, 카이저 등 주축 외인 선수들이 빠졌지만 강했다.

특히 이진현이 펄펄 날았다. 전반 31분 김천 황인재 골키퍼가 실책성 플레이를 한 틈을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밀어넣으며 선제골을 기록하더니 후반 8분엔 환상적인 프리킥 추가골까지 터뜨렸다. 예상치 못한 궤적이었다. 이진현이 찬 공은 골대를 맞고 그대로 김천 골망을 흔들었다.

사실상 승격에 쐐기를 박는 골이었다. 이진현은 추가골을 터뜨리자마자 상위를 탈의하고 대전 팬들이 있는 원정석으로 달려갔다. 경고를 받는 것도 상관이 없었다. 멀리까지 와준 팬들을 위한 세레머니였다. 굳은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던 이민성 감독도 그제서야 환하게 웃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진현에겐 최고의 하루였다. 대전의 승격을 확정하는 멀티골은 본인 커리어에 있어서 최고의 장면으로 꼽을 만했다. 대전은 7년 만의 꿈을 이뤘다. 이제 K리그1로 향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