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소리] 들소 같던 오현규의 힘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쥐어 짜냈다''
입력 : 2022.10.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조용운 기자= 오현규(21)가 수원삼성의 자존심을 지켰다. 마지막 순간까지 들소처럼 움직인 열의가 값진 승리를 만들었다.

수원은 29일 안방인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FC안양과 펼친 하나원큐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022 2차전에서 2-1로 이겼다.

수원은 전반 16분 안병준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으나 후반 9분 아코스티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연장 승부를 피하지 못했다. 연장에서도 골운이 따르지 않던 수원은 연장 후반 종료 직전 오현규가 집념의 헤더골을 터뜨리며 극적으로 잔류에 성공했다.

오현규가 해결사였다. 오현규는 올해 13골을 터뜨리며 팀 최다 득점자로 수원을 이끌었다. 성적이 부진한 수원에서 홀로 득점을 책임지던 오현규는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반짝였다. 최후의 순간이던 연장 후반 15분 문전에서 강현묵의 헤더를 이어받아 결승골을 터뜨리면서 영웅이 됐다. 이병근 감독도 오현규의 골을 보며 "들소 같은 힘이 있어 그런 부분을 원했는데 잘 나왔다"라고 칭찬했다.

오현규는 "20분 안에 모든 게 결정날 것으로 생각했는데 길어졌다. 팀원과 팬들 모두 힘들었을 것 같다. 그래도 승부차기까지 안 가고 끝낼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웃었다.

오현규는 경기 후 방송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렸다. 심경에 대해 "골을 넣을 때나 끝나고 났을 때도 울지 않았는데 인터뷰를 하면서 파노라마처럼 힘든 시간이 지나갔다"면서 "부상도 많았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끝까지 끌고 왔다. 그런 기억들이 나서 울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아직 어린 나이라 꽤나 긴장했다. 오현규는 "잠을 잘 못자는 스타일이 아닌데 1차전이 끝난 다음에는 피로감이 많이 느껴졌다. 오늘도 프레시함은 없었지만 잘하는 걸 찾으려고 노력했다"며 "감독님 믿음에 보답하려고 골을 넣으려 애를 썼다. 자신감 가지고 120분 동안 쥐어짜내면서 '하나 할 수 있다'는 생각만 했다"라고 극장골의 원동력을 밝혔다.

올 시즌 오현규는 확실히 성장했다. 스스로도 힘을 느낀다. 오현규는 "어제 오장은 코치님과 미팅하면서 부담이 크다고 말씀드렸다. 코치님이 선수 생활하면서 이런 경험도 해야 한다고 조언해주셨다"면서 "이번 경기를 통해 강해졌다고 생각한다. 어떤 경기를 해도 자신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봐도 성장했다고 본다. 내년에 더 잘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라고 자신했다.

성장한 오현규는 이제 A대표팀에 합류한다. 내달 아이슬란드와 평가전에 맞춰 소집된 오현규는 "이번 경기를 잘하고 대표팀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100번 넘게 했다. 잘 마무리하고 갈 수 있어서 잘하고 올 것 같다.며 "파울루 벤투 감독님이 아직 문이 열려있다고 말하셨다. 처음 합류하는 내 입장에서는 그런 말씀을 해주신 것만으도로 동기부여가 된다. 겁없이 부딪혀서 월드컵 갈 수 있게 좋은 모습 보이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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