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경현 기자= 투수 전향 3년 만에 롯데의 빛과 소금으로 떠오른 투수가 있다. 구 나종덕 현 나균안 이야기다.
나균안이 없었다면 올해 롯데 마운드는 무너졌을 것이다. 전반기 롯데 선발투수의 조기 강판은 곧 나균안의 등판을 의미했다. 선발 로테이션에 빈자리가 생겼다? 역시 나균안이 나섰다. 투수진에 빈자리가 생기면 서튼 감독은 언제나 나균안을 찾았다.(전반기 27회 등판 중 선발등판 4회 포함 멀티이닝 소화 17회)
계속된 호투로 신뢰를 얻은 나균안은 후반기 대부분을 선발투수로 나섰다. 눈에 보이는 성적은 2승 4패에 불과했지만, 평균자책점 3.20으로 팀 내 3위를 기록하며 실질적인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10이닝 이상 투구 기준 1위 스트레일리 2.31, 2위 김원중 2.70)
새로운 피치 디자인을 통해 나균안은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변화의 중심은 단연 스플리터. 21년 나균안은 포심, 투심, 스플리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6피치를 구사하는 팔색조 투수였다. 2022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투심과 체인지업을 버리고 스플리터 위주의 투수로 다시 태어났다.
나균안의 스플리터는 말 그대로 마구다. 나균안 스플리터의 헛스윙 비율은 36.9%에 달한다.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나균안보다 뛰어난 스플리터 구위를 자랑하는 투수는 구창모(41.8%), 박세웅(38.6%) 뿐이다. 2스트라이크 이후 나균안은 47.8%의 비율로 스플리터를 구사한다. 사실상 타자는 스플리터로 선택지를 좁혀도 무방할 정도. 그런데도 2스트라이크 이후 헛스윙 비율은 리그 5위로 리그 최상위권이다.(30.2%)
훌륭한 구위의 스플리터를 갖고 있고 구사율을 늘렸다. 이는 폭발적인 탈삼진의 증가를 불렀다. 나균안의 탈삼진 비율은 2021년 12.1%에서 2022년 24.3%로 12.2%p 상승했다. 나균안을 제외하면 그 어떤 투수도 2021년에 비해 5%p 이상 탈삼진 비율을 늘린 투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KBO는 공식적으로 기량발전상을 시상하지 않고 있다. 만약 기량발전상이 있다면 올해 수상자로 나균안을 강력히 추천한다. 조정 평균자책점(ERA+), 조정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을 살펴보면 나균안의 발전상은 더욱 뚜렷하다. ERA+와 FIP+는 100이 기준점이고 그 이상이면 평균 이상의 투수라는 의미다. 2021년 나균안의 평균자책점과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은 모두 리그 평균을 밑돌았다. 하지만 1년 만에 두 기록 모두 평균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FIP는 안우진, 고영표에 이어 리그 3위에 올랐다.(5위 박세웅 2.89)
평균자책점과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의 괴리는 롯데 수비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수비 효율(DER)이란 기록이 있다. 인플레이 된 타구를 얼마나 아웃으로 연결시켰는지 보여주는 지표인데, 롯데의 수비 효율은 .649로 압도적인 꼴찌였다.(9위 삼성 .675) 롯데의 수비진은 비범한 나균안의 피칭을 평범하게 만들었다.
익명의 롯데 관계자는 나종덕에게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포수'란 평을 내렸다. 포수는 그 어느 포지션보다 경험이 중요하다. 그러나 롯데는 나종덕에게 2군에서 담금질할 시간을 주지 않았고, 그 결과 10년을 넘어 KBO 역사상 최초 팀 100폭투의 불명예를 얻었다.(나종덕 2017년~2019년 WAR -3.22로 리그 꼴찌)
최후의 수단으로 그는 투수 전향과 개명을 선택했다. 개명 이후 그는 롯데 마운드를 10년간 지탱할 대들보로 다시 태어났다. 포수로 처절한 실패를 맛보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섰다. 그의 순박한 미소를 앞으로도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KBO
기록=STATIZ
나균안이 없었다면 올해 롯데 마운드는 무너졌을 것이다. 전반기 롯데 선발투수의 조기 강판은 곧 나균안의 등판을 의미했다. 선발 로테이션에 빈자리가 생겼다? 역시 나균안이 나섰다. 투수진에 빈자리가 생기면 서튼 감독은 언제나 나균안을 찾았다.(전반기 27회 등판 중 선발등판 4회 포함 멀티이닝 소화 17회)
계속된 호투로 신뢰를 얻은 나균안은 후반기 대부분을 선발투수로 나섰다. 눈에 보이는 성적은 2승 4패에 불과했지만, 평균자책점 3.20으로 팀 내 3위를 기록하며 실질적인 토종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10이닝 이상 투구 기준 1위 스트레일리 2.31, 2위 김원중 2.70)
새로운 피치 디자인을 통해 나균안은 전혀 다른 투수가 됐다. 변화의 중심은 단연 스플리터. 21년 나균안은 포심, 투심, 스플리터,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6피치를 구사하는 팔색조 투수였다. 2022년 선택과 집중을 통해 투심과 체인지업을 버리고 스플리터 위주의 투수로 다시 태어났다.
나균안의 스플리터는 말 그대로 마구다. 나균안 스플리터의 헛스윙 비율은 36.9%에 달한다.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나균안보다 뛰어난 스플리터 구위를 자랑하는 투수는 구창모(41.8%), 박세웅(38.6%) 뿐이다. 2스트라이크 이후 나균안은 47.8%의 비율로 스플리터를 구사한다. 사실상 타자는 스플리터로 선택지를 좁혀도 무방할 정도. 그런데도 2스트라이크 이후 헛스윙 비율은 리그 5위로 리그 최상위권이다.(30.2%)
훌륭한 구위의 스플리터를 갖고 있고 구사율을 늘렸다. 이는 폭발적인 탈삼진의 증가를 불렀다. 나균안의 탈삼진 비율은 2021년 12.1%에서 2022년 24.3%로 12.2%p 상승했다. 나균안을 제외하면 그 어떤 투수도 2021년에 비해 5%p 이상 탈삼진 비율을 늘린 투수는 존재하지 않는다.
KBO는 공식적으로 기량발전상을 시상하지 않고 있다. 만약 기량발전상이 있다면 올해 수상자로 나균안을 강력히 추천한다. 조정 평균자책점(ERA+), 조정 수비무관 평균자책점(FIP+)을 살펴보면 나균안의 발전상은 더욱 뚜렷하다. ERA+와 FIP+는 100이 기준점이고 그 이상이면 평균 이상의 투수라는 의미다. 2021년 나균안의 평균자책점과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은 모두 리그 평균을 밑돌았다. 하지만 1년 만에 두 기록 모두 평균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FIP는 안우진, 고영표에 이어 리그 3위에 올랐다.(5위 박세웅 2.89)
평균자책점과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의 괴리는 롯데 수비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수비 효율(DER)이란 기록이 있다. 인플레이 된 타구를 얼마나 아웃으로 연결시켰는지 보여주는 지표인데, 롯데의 수비 효율은 .649로 압도적인 꼴찌였다.(9위 삼성 .675) 롯데의 수비진은 비범한 나균안의 피칭을 평범하게 만들었다.
익명의 롯데 관계자는 나종덕에게 '1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하는 포수'란 평을 내렸다. 포수는 그 어느 포지션보다 경험이 중요하다. 그러나 롯데는 나종덕에게 2군에서 담금질할 시간을 주지 않았고, 그 결과 10년을 넘어 KBO 역사상 최초 팀 100폭투의 불명예를 얻었다.(나종덕 2017년~2019년 WAR -3.22로 리그 꼴찌)
최후의 수단으로 그는 투수 전향과 개명을 선택했다. 개명 이후 그는 롯데 마운드를 10년간 지탱할 대들보로 다시 태어났다. 포수로 처절한 실패를 맛보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섰다. 그의 순박한 미소를 앞으로도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KBO
기록=STATI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