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성골 돌아오다' 한현희와 롯데의 궁합은?
입력 : 2023.01.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경현 기자= 마지막 남은 FA A등급 선수가 드디어 새로운 둥지를 찾았다.

롯데 자이언츠는 17일 한현희와 계약기간 3+1년 계약금 3억, 보장 연봉 15억 최대 37억, 총액 40억 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세부 조건은 선수가 최초 3시즌 동안 구단이 설정한 개인 성적을 달성할 경우 2026년에 옵트아웃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구단은 계약기간 내 높은 비중의 옵션 금액을 통해 선수에게는 동기부여를 제공함과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활약할 선발투수를 확보하는 합리적 계약을 맺었다.

한현희는 부산 출생으로 경남중-경남고를 졸업한 소위 롯데 성골 루트를 탄 선수이며 고교 시절 제2의 임창용으로 불릴 정도로 위상이 대단했다. 그는 2013-2014 2시즌 연속 홀드왕을 차지하며 레전드 사이드암의 탄생을 알리는 듯했다. 하지만 체중 증가 등 자기관리 이슈와 2021년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으로 커리어가 꺾였다. 2022 시즌에는 플레이오프-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탈락하는 수모를 당했다.

선수생활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지만 한현희는 롯데와 계약에 성공했다. 한현희는 “저를 믿어주시고 좋은 제안을 해주신 롯데자이언츠 구단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고향인 부산에서 야구를 할 수 있게 되어 개인적으로 행복하고, 열정적인 롯데 팬들의 응원을 받을 수 있어서 설렌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2022년 드러난 한현희의 문제는 피장타의 증가다. 2021년과 비교해서 9이닝당 피홈런 비율(0.42→1.04), 피장타율(0.353→0.426)이 모두 늘어났다. 2022 시즌은 스트라이크 존의 정상화를 통해 투수에게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리그 평균 9이닝당 피홈런 비율(0.82→0.76), 피장타율(0.383→.379)은 감소했지만 한현희 홀로 투고타저를 역행했다.

롯데는 한현희의 피장타를 억제할 수 있을까. 일단 구장이 고척돔에서 사직 야구장으로 바뀌었다. 고척돔은 좌-중-우 100m-125m-100m, 펜스 높이 3m로 잠실을 제외하면 가장 큰 구장이다. 사직 야구장은 95m-121m-95m로 고척돔에 비해 작지만 펜스 높이가 6m에 달한다. 2022 시즌 홈런 파크팩터는 고척돔 824, 사직 야구장 826으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1000이 리그 평균) 홈구장 변화에 따른 피홈런 증감은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

구장 효과가 크지 않다면 수비로 장타를 줄여야 한다. 사직 야구장은 펜스를 6m로 높인 뒤 보스턴 펜웨이파크처럼 홈런은 줄고 2루타가 급증했다. 2015년부터 한현희의 외야 타구 비율은 꾸준히 50%를 넘었고 2022년에는 커리어에서 가장 높은 54.6%를 기록했다. 외야 수비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롯데의 지난 시즌 외야 타구 처리율은 37.4%로 리그 꼴찌였다. 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도(WAA) 역시 -5.2로 압도적 리그 꼴찌였다.

환경의 변화도 중요하지만 한현희 본인의 동기부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현희는 지난 7일 결혼식을 올렸다. FA 계약 총액 40억 원 중 보장 금액은 15억 원에 불과하다. 이미 한현희는 9kg을 감량했다고 한다. 어느 때보다 강한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마침내 한현희가 고향 부산으로 돌아왔다. 그는 아직도 쉽게 시속 140km 중후반의 공을 뿌린다.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한 만큼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에 큰 힘을 보탤 수 있는 자원이다. 롯데와 한현희의 궁합이 얼마나 훌륭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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