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드래프트 '최강야구' 없지만...'4G ERA 0' 40세 송은범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입력 : 2024.09.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희재 기자= 11일 열린 2025년 신인드래프트는 JTBC 예능 '최강야구' 출신 선수들에게 큰 아픔을 남겼다. 그럼에도 이들이 포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를 같은 날 '최강야구' 출신 삼성 라이온즈 송은범(40)이 보여줘 눈길을 끈다.

송은범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 7회 구원 등판해 2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삼성은 송은범을 비롯한 마운드의 호투와 4안타 2홈런 6타점으로 폭발한 구자욱의 맹활약에 힘입어 한화를 10-1로 제압했다.

7일 NC 다이노스전 등판했던 송은범은 삼성이 8-1 앞선 7회 말 네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와 나흘 만에 출전 기회를 잡았다. 앞서 이재익이 권광민에게 솔로포를 허용해 추격의 여지를 주는 듯했으나 송은범은 깔끔한 피칭으로 위기를 사전에 차단했다. 3할대 타율을 오가는 한화 안치홍-김태연-황영묵을 모두 외야 플라이로 유도해 이닝을 정리했다.

상승세를 탄 송은범은 삼성이 10-1로 앞선 8회 말 재차 마운드에 올라왔다. 공 하나로 이재원을 좌익수 뜬공, 공 두 개로 문현빈을 2루 땅볼로 돌려세우며 빠르게 2아웃을 만들었다. 김인환에게 풀카운트 접전 끝에 볼넷을 내줘 첫 출루를 허용했지만, 장진혁을 6구째 슬라이더로 루킹 삼진 처리하면서 2이닝을 막아냈다. 송은범은 9회 육선엽에게 바통을 넘기고 기분 좋게 마운드를 내려왔다.


한화전 송은범은 31개의 공을 던졌고 18개를 스트라이크 존 안에 집어넣었다. 최고 구속은 139km/h에 머물렀지만 투심과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는 노련한 피칭으로 한화 타선을 잠재웠다.

앞서 KIA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 상대 무실점을 기록했던 송은범은 4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쾌조의 상승세를 이어가며 삼성 불펜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송은범은 올 시즌 4⅔이닝 1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7월 25일 삼성은 불펜 강화를 목적으로 총액 8천만 원에 송은범을 영입해 큰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LG 트윈스에서 아쉬운 성적을 남겼던 송은범은 시즌 직후 보류명단에서 제외돼 은퇴 수순을 밟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송은범은 야구선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상반기 '최강야구' 트라이아웃에 지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비록 최종 합격에는 실패했으나 얼마 후 삼성에 입단해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5월 중순부터 경산 볼파크 재활군에 합류한 송은범은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7월 27일부터 퓨처스 8경기에 등판해 실전 감각을 회복했다. 끝내 8월 29일 1군에 전격 콜업돼 프로 복귀에 성공했다.


송은범의 드라마 같은 현역 복귀는 2025년 신인드래프트 결과로 좌절에 빠져 있을 '최강야구' 선수들에게 큰 교훈을 준다. 올해 '최강야구' 출신 선수들은 11일 열린 2025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10개 구단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얼리 드래프트를 신청한 문교원(인하대)을 비롯해 이용헌(성균관대), 고대한(중앙대), 유태웅(동의대), 윤상혁(중앙대) 등 모든 선수가 고배를 마셨다.

실망스러운 결과지만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 트라이아웃 탈락 후 삼성 입단 테스트를 거쳐 프로에 복귀한 송은범이나 지난해 드래프트 미지명 후 키움 히어로즈 육성선수로 입단한 원성준처럼, 절망 속에서 희망을 찾은 '최강야구' 출신 선수들이 존재한다. 그 유명한 요기 베라의 명언처럼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사진=OSEN, 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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