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신희재 기자= 자리는 하나인데 15홈런 이상 타자만 6명이다. '팀 코리아'가 유례없는 거포 3루수 전성시대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KBO 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는 12일 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WBSC)에 2024 프리미어12 예비 명단 60명을 제출했다. 전강위는 2026 WBC와 2028 LA올림픽에서 활약을 기대하는 20대 중심의 젊은 선수들로 예비 명단을 구성했다.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APBC에 이어 앞으로 한국 야구를 이끌 젊은 선수들이 프리미어12를 통해 수준 높은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최대 4년 뒤를 대비하는 전강위의 구상에 따라 대표팀은 20대 선수가 대거 포함된 파격적인 예비 명단을 구성했다. 대표팀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류현진, 김광현 등 베테랑 선수들이 모두 빠진 대신 고졸 신인 김택연과 박지환이 이름을 올렸다.
가장 눈길을 끄는 건 3루수다. 전강위는 예비 명단 60명 중 내야수 17명을 발탁했는데 이 중 6명의 주포지션이 3루수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21), 삼성 라이온즈 김영웅(21), 한화 이글스 노시환(24), LG 트윈스 문보경(24), 롯데 자이언츠 손호영(30), 키움 히어로즈 송성문(28)이 주인공이다.
여섯 선수는 모두 팀 내 홈런 1, 2위를 다투고 있는 홈런 타자다. 김도영(35홈런), 김영웅(25홈런), 노시환(24홈런), 문보경(18홈런), 손호영, 송성문(이상 17홈런)은 모두 올 시즌 15홈런 이상을 터트렸다. 6명의 홈런 숫자를 합치면 무려 136개다. 여기에 최근 1루수로 출전하고 있는 NC 다이노스 '16홈런 타자' 김휘집(21)도 3루수를 소화할 수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다. 대표팀은 지난해 31홈런-101타점으로 2관왕을 차지했던 노시환이 3루수 겸 4번타자로 탄탄한 입지를 굳히고 있었다. 그러나 올 시즌 무려 5명의 선수가 재능이 만개하면서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김도영-노시환-손호영은 우타, 김영웅-문보경-송성문은 좌타석에 설 수 있어 좌우 밸런스까지 맞아떨어진다. '류중일호'에 누가 뽑히더라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한편, 프리미어12는 WBSC 규정에 따라 최종 명단 제출 마감 기한인 10월 11일 전까지 예비 명단 변경이 가능하다. 따라서 이번에 제출된 예비 명단 60명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라도 향후 최종 명단에 선발될 수 있다. 전강위와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예비 명단 외 선수들을 포함해 각 선수의 경쟁력을 면밀히 관찰해 최종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일본, 대만, 쿠바, 도미니카공화국, 호주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B조 여섯 팀은 11월 13일부터 18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1라운드를 치른다. 각 조 1, 2위가 출전하는 슈퍼라운드는 11월 21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린다. 팀 코리아 최종 명단에 선발된 대표팀의 소집일 및 대만 출국 일정은 추후 확정될 예정이다.
사진=OSEN, 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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