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어린 시절부터 키운 미국 진출의 꿈을 이룬 '혜성특급' 김혜성(26)이 LA 다저스를 택한 이유를 직접 밝혔다.
김혜성은 지난 7일 키움 히어로즈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영상에서 포스팅 과정 뒷이야기를 털어놨다. 포스팅 마감일인 4일 새벽 다저스와 버저비터 계약에 성공한 김혜성은 "이제 곧 있으면 미국으로 나가야 하니까 조금씩 실감이 나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어"(계약 당일) 그날 잠을 거의 못 잤다. 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새벽 4시까지 잠을 못 자고 깨어있는 상태에서 미국 에이전트와 (연락을) 주고 받다가 결정을 하고 사인을 한 뒤 새벽 5시 반쯤 잠에 들어 2시간 정도 자다 축하 메시지 때문에 확 깼다"라고 말했다.
KBO리그 통산 8시즌 953경기 타율 0.304(3,433타수 1,043안타) 37홈런 386타점 591득점 211도루의 준수한 기록을 남기며 4번의 골든글러브(유격수 1회, 2루수 3회)를 수상한 김혜성은 2024시즌을 마치고 꿈의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다.
지난해 12월 5일 포스팅이 공시된 김혜성은 마감일인 지난 4일 다저스와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21억 원)의 계약을 맺는 데 성공했다. 보장 계약 규모는 3년 1,250만 달러(약 182억 원)이며 이후 2년 계약을 연장하는 구단 옵션이 있다.
김혜성은 다저스 외에도 LA 에인절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애틀 매리너스, 시카고 컵스 등도 협상을 벌였으며, 에인절스는 최대 5년 2,800만 달러(약 408억 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혜성의 최종 선택은 험난한 주전 경쟁이 예고된 다저스였다.
포스팅 신청을 앞둔 지난해 11월 말 미국으로 출국했던 김혜성은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1)를 만난 이야기도 했다.
그는 "에이전트(CAA스포츠)에서 마련해 준 시설에서 운동을 했는데 거기에 오타니 선수도 있었다. 처음 만났을 때는 포스팅을 신청하기 전이었다. 그래서 '2일 뒤에 (포스팅)한다'라고 하니 (오타니가) '응원한다'라고 이야기해줘서 '감사하다'고 했다"라고 밝혔다.
그때까지는 같은 팀이 될줄 모르고 인사를 나눴던 김혜성과 오타니는 약 한 달 뒤 소속사 동료에서 한솥밥을 먹는 팀 동료가 됐다. 오타니는 김혜성의 계약 소식이 전해지자 SNS를 통해 오피셜 사진을 공유하며 '환영합니다 친구야'라고 한글로 적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혜성은 다저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가 있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LA 다저스잖아요"라며 "박찬호 선배님부터 류현진 선배님까지 다저스에서 야구하는 것을 방송으로 많이 봤기 때문에 잘 알고 있는 팀이었다. 작년 우승팀이기도 하고 그런 부분에서 마음이 갔던 게 있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김혜성의 인연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김해성은 고양시리틀야구단 소속으로 제1회 박찬호 유소년 야구캠프(캠프61)에 참가했다. 이후 2017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넥센(현 키움)의 지명을 받아 프로선수가 된 김혜성은 2018년 열린 '캠프61'에 일일코치로 참가해 유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좋은 사례가 됐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도 김혜성과 동산중-동산고 선후배 사이로 인연이 깊다. 2013년 류현진이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당시 김혜성은 동산중 야구부 소속이었다. 류현진이 2019년까지 다저스에서 6시즌을 활약하는 동안 김혜성은 중고등학교 선배의 활약을 지켜보며 성장해 프로에서 주전으로 성장했다.
'코리안 특급'과 '코리안 몬스터'의 활약을 보고 자란 소년은 어느덧 KBO리그에서 최고의 내야수로 인정받고 미국 진출의 꿈까지 이뤘다. 김혜성은 "2017년부터 2024년까지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는 팬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꾸준하게 열심히 했던 것 같다"라며 "마음 속으로 응원해 주시는 것을 알고 있다. 그 (응원하는) 마음을 제 마음 속에도 새기고 미국에 가서도 열심히 하겠다"라며 팬들을 향한 감사 인사와 큰 무대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다저스는 김혜성 영입 직후 주전 2루수를 맡았던 개빈 럭스를 트레이드로 신시내티 레즈에 보냈다. 이어 현지 매체에서는 내야수 미겔 로하스와 유틸리티 플레이어 크리스 테일러의 트레이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어 김혜성의 주전 경쟁에는 청신호가 들어왔다. 어쩌면 오는 3월 도쿄돔에서 열리는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코리안 특급'의 뒤를 잇는 다저스맨 '혜성특급'의 활약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뉴스1, OSEN, 키움 히어로즈 제공, LA 다저스 공식 SNS, 오타니 쇼헤이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