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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LG 트윈스 출신 장수 외인 '잠실 예수' 케이시 켈리(36)가 옛 동료들을 만나러 스프링캠프에 깜짝 등장했다.
켈리는 16일(한국 시간) LG 선수단이 스프링캠프 훈련을 소화 중인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인디언 스쿨 파크 야구장을 찾았다. 구단 직원들에게는 미리 방문 사실을 알렸지만, 선수들에겐 비밀로 한 깜짝 방문이었다.
아들인 케이시 켈리 주니어와 함께 캠프를 찾은 그는 정들었던 LG 동료들을 만나 환하게 미소를 보였다. 켈리는 "동료들이 많이 보고 싶었는데, 오늘 야구장에 나와서 다시 만나서 기분이 좋다. 팀에 있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전부 그리웠다. 동료들이 시즌 준비를 잘해서 올해 좋은 일이 생기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켈리가 캠프를 방문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LG 구단은 미리 감사패와 활약상이 담긴 사진 앨범을 준비해 직접 전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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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처음 LG 유니폼을 입은 켈리는 지난 시즌 중반까지 무려 6시즌 동안 팀과 동행한 장수 외인이었다. 데뷔 첫 시즌부터 2023시즌까지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하는 등 통산 163경기 73승 46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하며 LG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특히 2023시즌엔 전반기 부진을 딛고 후반기 부활에 성공하며 LG의 정규시즌 우승에 기여했고, 한국시리즈에서 2경기 11⅓이닝 1승 평균자책점 1.59로 호투하며 무려 29년 만의 팀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 19경기 5승 8패 평균자책점 4.51로 KBO리그 데뷔 이후 가장 부진한 시즌을 보내며 켈리와 LG의 동행은 막을 내렸다. 부활의 조짐을 보이다가도 다시 부진에 빠지는 등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년 연속 대권을 노리던 LG는 결국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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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외국인 교체가 확정된 뒤였지만, 켈리는 끝까지 제 역할을 수행했다. 7월 20일 자신의 마지막 경기에 선발 등판해 2⅔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경기는 우천으로 취소됐지만, 켈리는 지금까지 자신을 응원해 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잠실구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웬만한 국내 프렌차이즈 스타의 은퇴식과도 맞먹는 고별식이었다. 그동안 그가 LG에서 어떤 존재였는지 단번에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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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미국으로 돌아간 켈리는 메이저리그(MLB) 신시내티 레즈 산하의 트리플A 구단인 루이빌 배츠와 계약해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그해 8월 콜업돼 무려 6년 만에 빅리그 무대를 밟았고, 그 경기에서 3이닝 퍼펙트 호투를 펼치며 생애 첫 MLB 세이브를 수확했다. 하지만 다음 등판에서 2⅓이닝 3실점으로 부진한 이후 팀을 떠나 아직 소속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는 현재 대만프로야구 진출 등 다양한 길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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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OSEN, 뉴스1, LG 트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