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서 0경기→가을리그 우승 주역→트레이드→캠프 MVP...'잠실 추추트레인' 추재현, 두산 외야 경쟁 다크호스 될까
입력 : 2025.02.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지난해 11월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2대3 트레이드(정철원, 전민재↔김민석, 추재현, 최우인)이 발표될 당시 모두의 주목을 받은 '메인칩'은 '신인왕 출신' 정철원과 '1라운드 출신' 김민석이었다. 약 3개월의 시간이 흐른 현재 두산 유니폼을 입고 먼저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선수는 김민석이 아닌 2024시즌 1군 '0타석'에 그친 추재현(26)이다.

두산은 1월 26일부터 2월 15일까지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야구장에서 체력 및 전술 훈련 위주의 1차 캠프를 진행하고 1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두산 선수단은 18일 일본 미야자키로 출국해 '구춘 대회' 포함 7차례 연습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이승엽 감독은 “선수들이 겨우내 정말 치열하게 준비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호주 전지훈련 기간 내내 뜨거운 경쟁이 펼쳐졌다. 모두에게 고생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이제 미야자키 2차 캠프에서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차례다. 시즌 초반부터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밝혔다.


1차 캠프에서 이승엽 감독 이하 코칭스태프가 꼽은 최우수선수(MVP)는 야수 추재현과 투수 홍민규에게 돌아갔다. 추재현은 청백전 3경기서 6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었다.

추재현의 불방망이 비결은 '국민타자' 출신 이승엽 감독의 코칭이었다. 추재현은 “스윙이 뒤에서 나오던 걸 감독님께서 교정해주셨다. 그러면서 타이밍과 밸런스가 좋아졌다”라고 밝혔다. 그는 “전지훈련은 결과가 아닌 과정이다. 역할에 상관없이 소금처럼 1군에서 보탬이 되고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라고 새로운 팀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는 각오를 드러냈다.


신일고 시절 '타격 천재'로 불렸던 추재현은 2018 신인 드래프트서 2차 3라운드에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문했다. 1군의 높은 벽을 넘지 못한 추재현은 2019년 1군서 1경기(1타수 무안타)의 기록만 남기고 2년 동안 퓨처스리그에 머물렀다.

키움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추재현은 2020년 4월 1대2 트레이드(추재현↔전병우, 차재용)로 이적한 롯데에서 조금씩 잠재력을 드러냈다. 2020년 13경기에 출전한 추재현은 2021년 한 시즌 최다인 95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2 5홈런 26타점 OPS 0.702를 기록하며 백업 자원으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상승세는 다음 시즌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추재현은 2022년 33경기 타율 0.224 5타점 OPS 0.611의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병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무에 입대했다.

상무에서 2년 연속 3할대 타율을 기록하며 퓨처스리그 무대가 좁다는 것을 보여준 추재현은 지난해 7월 15일 전역해 18일 곧바로 1군의 부름을 받았다. 하지만 빅터 레이예스, 황성빈, 윤동희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롯데의 외야에 추재현이 파고들 틈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부상까지 겹친 추재현은 지난해 1군서 단 1타석도 들어서지 못하고 대수비와 대주자로만 2경기 출전 기록을 남긴 채 시즌을 마쳤다.


정규시즌 종료 후 컨디션을 회복한 추재현은 울산-KBO Fall League에서 5경기 타율 0.316 1홈런 7타점 OPS 0.929로 맹타를 휘둘러 롯데가 초대 챔피언에 등극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특히 NC 다이노스와 결승전에서는 4타수 4안타 3타점으로 폭발하며 팀의 10-2 대승을 이끌었다.

교육리그 활약으로 기대감을 높였던 추재현은 2025시즌을 롯데가 아닌 두산 유니폼을 입고 맞게 됐다. 상대적으로 젊은 선수들이 확고한 주전 자리를 차지한 롯데에 비해 두산에서는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 외야진은 외국인 타자 제이크 케이브와 베테랑 김재환, 정수빈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30대 후반에 접어든 김재환은 지명타자로 체력 관리가 필요하다. 4번째 외야수 자리에 지난해 도루왕을 차지한 조수행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지만, 추재현이 스프링캠프에서 보여준 타격감을 정규시즌에도 보여준다면 충분히 출전 기회를 늘려갈 수 있다. 벌써 2번째 트레이드를 경험한 추재현이 잠실의 '추추 트레인'으로 잠재력을 꽃피울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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