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지난해 아메리칸 리그(AL) MVP를 수상한 애런 저지(33·뉴욕 양키스)가 다가올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 의사를 밝혔다.

미국 매체 'FOX SPORTS'는 20일(한국 시간) "저지가 2026 WBC에 출전한다. 그는 분명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알렸다. 매체에 따르면 저지는 인터뷰에서 "꽤 재밌을 것 같다. 상황에 따라 다르다. 그 시점에서 제 커리어가 어느 정도인지 봐야 한다. 그들이 여전히 날 원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저지는 프로 데뷔 이후 한 번도 국제대회에 나간 적이 없다. 2026 WBC에 참가한다면 그것이 저지의 첫 국제대회 경험이다. 저지는 "나라를 대표하는 건 멋진 일이다. (2023 WBC에서) 미국 대표팀은 결승에 진출했지만, 이기지 못했다. 우린 이겨야 한다. 두고 봐"라고 말했다.



2022시즌 AL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인 62홈런을 때려내며 MVP에 등극한 저지는 2023 WBC 미국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2022시즌 종료 후 그는 양키스와 9년 3억 6,000만 달러 대형 FA 계약을 체결했고, 캡틴 완장까지 달았다. 저지는 당시 "캡틴이 됐기 때문에 팀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4주 동안 WBC에 참가했다가 갑자기 스프링캠프 마지막 2주 동안 나타나서 그걸 망치고 싶지 않았다"며 대표팀에 참가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저지가 빠졌지만, 당시 미국 대표팀은 마이크 트라웃, 무키 베츠, 폴 골드슈미트, 클레이튼 커쇼 등 4명의 MVP를 비롯해 21명의 올스타까지 포함된 초호화 라인업을 꾸렸다. 지난 2017 WBC 우승의 기세를 이어 연속 우승 사냥에 나섰다.

8강에서 베네수엘라, 4강에서 쿠바를 꺾고 결승에 안착한 미국은 마지막 결승전에서 일본에 발목이 잡히고 말았다. 미국은 메릴 켈리, 일본은 이마나가 쇼타를 선발로 내세웠고 경기 내내 2점 차 이내 살얼음판 승부가 계속됐다.



그리고 9회 초 2-3으로 뒤지고 있던 미국의 마지막 공격에서 역사에 남을 명장면이 탄생했다. 일본의 마무리 투수로 등판한 오타니는 상대 선두 타자 제프 맥닐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후속 타자 베츠를 병살타로 잡아냈다. 그리고 2아웃 주자 없는 상황에서 당시 같은 팀에서 활약하던 트라웃과 적으로 마주했다. 둘의 승부는 풀카운트까지 이어졌고, 결국 오타니가 주무기 스위퍼로 트라웃의 헛스윙을 유도해 내며 일본의 승리를 확정 지었다.


한편, 일본은 벌써 내년 WBC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다. 일본 매체 '산케이 스포츠'에 따르면 일본 대표팀 이바타 히로카즈 감독은 이미 오타니의 WBC 참가 의사를 확인했다. 또한 비시즌 동안 이마나가, 라스 눗바 등 일본인 메이저리거들을 만나 긍정적인 대답을 얻었으며, 메이저 팀들의 스프링캠프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도 직접 미국에 나가 선수들의 컨디션을 확인하고 있다.

미국 역시 WBC 왕좌 탈환에 대한 열의를 불태우고 있는 가운데 저지까지 대표팀에 합류한다면 지난번 대회에 버금가는 '드림팀'을 구성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저지의 바람이 이뤄진다면 양대리그 MVP가 국제대회에서 맞대결을 펼치는 또 하나의 명장면이 나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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