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마이너행, 누구나 예상했다고? 수비는 인정받았는데...타격감 조금만 일찍 찾았다면 달랐을까
입력 : 2025.03.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시범경기서 끝내 타격 부진을 만회하지 못한 김혜성(26·LA 다저스)의 도쿄행 불발 소식에 현지 매체가 당연하다는 반응을 내놨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12일(이하 한국시간) 일본 출국 전 마지막 시범경기 일정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 직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김혜성이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할 것"이라 발표했다.

다저스 구단도 김혜성, 바비 밀러 등 7명이 포함된 마이너 캠프행 명단을 발표하면서 이를 공식화했다. 이로써 김혜성은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2025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김혜성은 시범경기 내내 마이너 강등에 대한 불안감을 달고 지냈다.

처음 다저스 스프링캠프에 합류할 때만 해도 김혜성은 수비나 주루 측면에서 로버츠 감독과 동료들의 극찬을 받을 정도로 훈련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두고 "그는 수비력만으로도 충분히 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선수"라 언급했고, 심지어 김혜성과 로스터 경쟁을 펼쳐야 하는 베테랑 유틸리티 미겔 로하스도 "그는 2루수로 골드글러브, 플레티넘 글러브 수상자가 될 수 있다"라는 말을 남겼다.


문제는 타격이었다. 김혜성은 다저스 캠프에 합류한 이후 빠른 공에 대처하기 위해 레그킥을 없애는 등 본격적인 타격 메커니즘 수정에 돌입했으나, 실전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시범경기가 중반으로 접어들 때쯤 김혜성은 1할대 타율까지 무너지는 등 좀처럼 타석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시범경기 첫 홈런을 신고한 뒤에도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간간이 안타를 추가하긴 했으나, 정타가 아닌 빗맞은 행운의 안타였다. 유격수로 경기에 투입됐을 땐 강점이었던 수비에서마저 종종 불안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혜성의 방망이가 끝까지 침묵한 건 아니었다. 김혜성은 10일 애슬레틱스전에서 시속 97.1마일(약 156.2km) 강속구를 받아 쳐 모처럼 외야로 시원하게 날아가는 안타를 신고했다.

1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도 첫 타석에서 무려 시속 103.4마일(약 166.4km)의 강한 타구로 내야를 뚫어냈다. 시속 95.5마일(약 153.7km)의 싱커를 절묘하게 밀어 쳤다. 바뀐 타격폼에 서서히 적응해 나가는 모습이었다. 누상에서도 과감한 주루 플레이를 선보이며 로버츠 감독의 칭찬을 끌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시기가 너무 늦었다. 김혜성은 마지막 시범경기였던 12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 교체 출전해 2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물러났다. 시범경기 최종 성적은 15경기 타율 0.207(29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2도루, 4볼넷 11삼진 OPS 0.613이었다.


다저스 소식을 전하는 현지 매체 '다저스네이션'은 김혜성의 마이너행 소식을 두고 "이는 많은 사람들이 예상했던 움직임이다. 김혜성은 팀과 함께 일본으로 이동하지 않고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해 투구 적응을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김혜성이 KBO리그에서 4번의 골드글러브를 받았다는 걸 감안하면 그의 수비 실력을 부인할 순 없다"면서도 "그러나 KBO와 MLB의 구속 차이는 엄청나다. 로버츠 감독은 그것을 김혜성의 빅리그 진출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로 꼽았다"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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