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 고우석은 시범경기 부진에도 비행기 탔는데...'도쿄행 불발' 김혜성, 무엇이 달랐나
입력 : 2025.03.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1년 전 '절친' 고우석(27·마이애미 말린스)처럼 김혜성(26·LA 다저스)도 마이너리그에서 미국 무대 첫 시즌을 시작한다. 다만 상황이 약간은 다르다. 고우석은 서울 시리즈가 열리는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반면 김혜성은 도쿄 시리즈로 가는 일본행 티켓을 따내는 데 실패했다.

다저스 구단은 12일(이하 한국시간) 마이너리그행 명단을 발표했다. 김혜성은 투수 바비 밀러, 지오바니 가예고스, 포수 달튼 러싱, 내야수 데이비드 보티, 외야수 마이클 차비스, 에디 로사리오와 함께 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3일과 7일, 8일 발표된 마이너행 명단에서 제외되며 빅리그 로스터 진입을 위한 희망을 이어갔던 김혜성은 도쿄 시리즈를 앞두고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김혜성은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2025시즌을 맞게 됐다.


김혜성을 1년 먼저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던졌던 친구 고우석과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다. 2024시즌을 마치고 지난해 12월 5일 메이저리그 포스팅에 나선 김혜성은 마감일인 올해 1월 4일 다저스와 계약 규모는 3+2년 최대 2,200만 달러의 '버저비터' 계약을 맺었다.


고우석 역시 2023년 12월 5일 포스팅이 공시됐고, 해를 넘겨 2024년 1월 4일 마감 직전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1년 최대 940만 달러의 조건에 계약을 체결했다. 두 선수는 1년의 시간 차를 두고 똑같이 1월 4일에 계약이 공식 발표됐다.


지난해 고우석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고, 시범경기 초반 5경기서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2.46(4⅓이닝 6실점)의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고우석은 부진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서울 시리즈를 위해 한국으로 향하는 31인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26인 개막 엔트리에는 들지 못했다. 고우석은 친정팀 LG 트윈스와 연습경기에 등판해 1이닝 2피안타(1피홈런) 2탈삼진 2실점으로 흔들리며 시범경기 부진을 만회하지 못했다. 결국 엔트리에서 탈락한 그는 더그아웃에서 샌디에이고와 다저스의 개막전을 지켜봐야 했다.

미국으로 돌아온 뒤에도 이렇다할 반전을 만들지 못한 고우석은 시범경기 6경기 2패 평균자책점 12.60의 성적을 남기고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 개막을 맞았다. 이후 그는 입단 4개월 만에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를 떠나 마이애미로 이적했고, 단 한 차례도 빅리그의 부름을 받지 못하고 2024시즌을 마감했다.



고우석과 마찬가지로 김혜성도 시범경기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했다. 다저스 전력분석팀의 권고에 따라 레그킥을 없애는 등 타격폼을 수정한 김혜성은 시범경기 초반 시행착오를 겪으며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1일 LA 에인절스전까지 초반 6경기서 타율 0.071(14타수 1안타) OPS 0.259로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김혜성은 지난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서 시범경기 첫 홈런을 터뜨리며 전환점을 맞았다. 오타니 쇼헤이에게도 조언을 구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9경기서 타율 0.333(15타수 5안타) 1홈런 3타점 2도루 OPS 0.945로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결정을 되돌리기에는 시간이 모자랐다.


서울 시리즈까지 동행에 성공한 고우석과 달리 김혜성은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싣지 못했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구단은 서울 시리즈를 앞두고 이미 고우석이 시범경기 첫 등판을 치르기도 전에 김하성과 함께 그의 이름을 한국행 명단에 포함시켰다. 서울 시리즈가 갖는 상징성과 마케팅 효과를 고려한 결정으로 보였다. 반면 다저스는 오타니, 야마모토 요시노부, 사사키 로키 등 일본 최고의 스타들이 도쿄에서 열리는 개막전에 참가하기 때문에 마케팅적인 측면을 고려해도 굳이 김혜성을 포함시킬 이유가 없다.


한편, 현지 매체 'LA 타임스'에 따르면 로버츠 감독은 마이너리그행이 결정된 김혜성에 대해 "그는 이곳(미국)에 머물 며 타석을 소화할 것"이라며 "지난 4경기는 정말 좋았다. 그는 타석에서 훨씬 더 편안해 보였다. 수비도 정말 좋았고 중견수를 맡은 모습도 보기 좋았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로버츠 감독은 "우리는 그가 여기에 머물며 타석에 서고 경기에 나가면서 시즌을 준비하도록 돕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김혜성의 마이너행 결정 이유를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뉴스1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