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혹사 후유증? '일본전 37구' LG 유영찬 이어 '3연투' KIA 곽도규마저 쓰러졌다
입력 : 2025.04.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WBSC 프리미어12 대회서 혹사 논란의 중심에 섰던 두 투수가 수술대에 올랐다. LG 트윈스 마무리 유영찬(28)에 이어 KIA 타이거즈 좌완 필승조 곽도규(21)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다.

KIA 구단은 13일 "곽도규가 세종스포츠정형외과에서 MRI 검진을 받았으며, 좌측 주관절 굴곡근 및 인대 손상 진단을 받았다"라며 "향후 내측측부인대 재건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KIA 입장에서는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절대 1강'이라는 예상이 무색하게 하위권(9위)을 전전하고 있는 KIA는 타선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김도영, 김선빈이 빠진 상황에서 이번에는 불펜의 핵인 곽도규마저 이탈하는 악재를 맞았다.


공주고를 졸업하고 2023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42순위로 KIA에 입단한 곽도규는 2년 차였던 지난해 71경기(55⅔이닝) 4승 2패 16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하며 단숨에 KIA의 좌완 필승조로 떠올랐다.

특히 한국시리즈에서는 '팀 홈런 1위' 삼성 라이온즈 타선을 상대로 4경기(4이닝)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의 눈부신 호투를 펼치며 KIA의 통합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시즌 종료 후 프리미어12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된 곽도규는 대만(11월 13일)과 쿠바(14일)를 상대로 2경기 연속 ⅓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시리즈 미스터 제로'의 기세를 이어갔다.

데뷔 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3연투 때문이었을까. 이틀 연속 좋은 투구를 펼쳤던 곽도규는 일본전(15일)에서 27구를 던지며 ⅓이닝 2볼넷 2실점으로 무너졌다. 당시 곽도규의 투수 교체 타이밍에 대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데뷔 첫 풀타임 시즌에 가을야구 일정까지 소화한 뒤 국제대회 참가로 휴식 시간이 부족했던 곽도규는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지난 11일 SSG 랜더스전서 아웃카운트를 하나도 잡지 못하고 1피안타 1볼넷 2실점 기록한 그는 올해 9경기 3홀드 평균자책점 13.50으로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시즌을 조기에 마감하게 됐다.


앞서 지난해 12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유영찬도 비슷한 전철을 밟았다. 2023년 67경기에서 6승 3패 1세이브 12홀드 평균자책점 3.44를 기록하며 LG 불펜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른 유영찬은 2024년 고우석이 떠나 공백이 생긴 팀의 마무리를 맡았다.

그는 중책을 맡은 첫해 62경기 63⅔이닝을 투구하면서 7승 5패 26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2.97의 성적으로 새로운 보직에 순조롭게 연착륙했다.

포스트시즌서 총 6경기(준플레이오프 3경기, 플레이오프 3경기)에 등판하며 쉴 새 없이 달린 유영찬은 프리미어12 대표팀에 뽑혀 11월에도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13일 대만전에서 11구를 던져 1이닝 무실점으로 깔끔한 투구를 펼친 유영찬은 하루 휴식 후 15일 일본전서 2⅔이닝 동안 37구를 던져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2024시즌 정규시즌서 가장 긴 이닝을 소화한 것이 2이닝이었는데, 그보다 더 많은 이닝을 지친 상태에서 소화한 것이다.

유영찬은 이틀 휴식 후 18일 호주전서 16구를 던져 ⅓이닝 1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흔들렸다. 프리미어12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LG 구단은 지난해 12월 4일 "유영찬이 프리미어12 일정을 마치고 구단 메디컬테스트에서 오른쪽 팔꿈치 주두골 스트레스성 미세 골절을 판정받았다"며 "재부상 방지 차원에서 2일 주두골 골극 제거 수술을 했다"고 밝혔다. 곽도규에 비해 부상 정도가 크지 않았던 유영찬은 빠르면 5월 말 복귀가 가능할 전망이다.


프리미어12 대회 출전이 부상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국제대회를 앞두고 연습경기까지 소화하고 지친 몸으로 프리미어12라는 긴장감 넘치는 무대 위에 올라 전력으로 투구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공교롭게도 프리미어12 대회에서 '단기 혹사' 논란이 일었던 곽도규와 유영찬은 나란히 수술대에 오르는 시련을 겪게 됐다.


사진=뉴스1,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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