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얼마 남지 않은 커리어 속 다신 없을 수도 있는 순간''...'베테랑' 주세종의 각오, ''마지막 기회란 마음으로 준비할 것''
입력 : 2025.04.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SPORTALKOREA=공항로] 박윤서 기자= 주세종은 여전히 간절했다. 배우고자 하는 열망은 여느 신인 못지않았고 경기를 준비하는 태도 면에선 베테랑다운 늠름함이 엿보였다.

광주FC는 오는 26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의 킹 압둘라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2024/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8강 일전으로 알 힐랄과 맞붙는다.


올 시즌 광주는 리그, ACLE, 코리아컵을 병행하는 타이트한 일정 속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리그에선 1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4승 4무 2패(승점 16)를 기록하며 3위에 자리 잡고 있다. 아시아 무대에선 숱한 강호들을 뚫고 8강에 올라와 있다. 코리아컵 역시 4라운드(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시즌 초반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리그를 대표하는 명장 이정효 감독이 건재했지만, 정호연, 허율, 이희균 등이 팀을 떠나며 전력이 약해졌다는 평이 우세했다. 또한 스쿼드 전반을 어린 선수들로 채움에 따라 '리더십 부재' 등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이야기도 있었다.


걱정은 기우에 그쳤다. 이정효호는 한계를 잊은 듯한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세간의 우려와 달리 조금의 흔들림도 없다. 여기엔 올 시즌 광주로 이적해 그라운드 안팎에서 살림꾼 역할을 자처한 주세종의 공헌을 빼놓을 수 없다. 주세종과 광주의 인연이 시작된 건 지난 2월 말로 오랜 시간 함께한 대전하나시티즌을 떠나 광주에 둥지를 틀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이정효 감독의 존재가 결정적이었다.

현역 은퇴 후 지도자를 꿈꾸는 주세종은 소위 선수 커리어 황혼기라고 불리는 시점에도 배움을 택했다. 더 나은 조건을 제시했던 몇몇 구단을 뒤로하고 이정효 감독을 가까이서 살필 수 있는 광주행을 택했다. 이는 광주와 주세종 모두에게 최고의 선택이었다.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출국을 앞둔 주세종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주말 늦은 시간임에도 많은 팬 분들께서 응원을 와주셨다.



놀랐다. 프로 생활을 거의 15년 정도 하고 있는데 이런 경험은 또 처음인 것 같다. 월드컵을 치르러 갈 때나 국가대표팀 경기 때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프로팀 경기에서 이런 응원을 보내주신다는 게 정말 감사할 따름이다. 상당히 인상적이고 선수들한테도 너무 큰 힘이 되는 것 같다. 특히 일요일 저녁인데도 이렇게 배웅을 해주신 부분에 대해 꼭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팬 분들의 응원은 선수들에겐 더 책임감을 느끼게 되는 계기다. 내일 출근하셔야 하는데 피곤하실지 걱정도 든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이런 경험은 다시는 못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우리 선수들이 소중한 경험을 나눌 수 있게 해주신 점 거듭 감사드린다.

- 떠나기 전 FC서울과의 경기에서 승리했다. 선수단 내 분위기는 어떤가.


별다른 차이는 없는 것 같다. 감독님께서 이야기하시는 대로 일단 부딪쳐 봐야 알 것 같다. 선수들은 항상 감독님이 전술, 전략을 준비해 주시는 부분에 맞춰 준비할 수 있으면 된다. 달라지는 건 없다. 이번에도 감독님의 요구에 맞춰 준비할 것이다. 짧으면 90분, 길면 120분 동안 알 힐랄과 정말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 우리는 그 한 경기를 하러 가는 게 아니다. 최선을 다해서 더 좋은 그림을 그리자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다.

- 좋은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다. 선수들에게 조언해 주는 부분이 있다면.


조언이라고 하기는 쑥스럽다. 일단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지역에 갔을 때의 분위기 등에 관해 이야기했다. 팬 분들이 거의 남자다. 그런 분위기가 경기에서 무엇이 다르게 다가오는지, 어떤 방식으로 이겨내야 하는지 등을 설명했다. 그런 측면에서 감독님 말씀처럼 서울과의 경기는 귀중한 경험이 됐다.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를 펼쳤다. 알 힐랄에 가면 더욱 쉽지 않은 부분들이 있겠지만, 이런 경험이 좋은 자양분이 될 것 같다. 이를 살려 좋은 경기 해보자고 얘기했다.

- 팀 적인 목표가 아닌 주세종 개인의 다짐이나 각오도 궁금하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선수 커리어 속 이런 순간이 다신 없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너무 소중하다. 정말 마지막 기회란 마음으로 준비할 예정이다. 내가 경기에 나가든 그렇지 않든 우리 팀이 좋은 결과를 가지고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내 목표다. 이를 위해 그라운드 안팎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우리 선수들도 정말 한번 제대로 부딪쳐 본다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다. 반드시 좋은 경기 펼치고 웃는 얼굴로 돌아오고 싶다.

사진=스포탈코리아, 프로축구연맹, 광주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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