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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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트포드로 이적한 세르히오 레길론. /사진=브렌트포드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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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히오 레길론. /사진=브렌트포드 SNS |
잉글랜드 토트넘에서 손흥민(32)과 각별한 우정을 과시했던 스페인 수비수 세르히오 레길론(28)이 또 토트넘을 떠나게 됐다. 이번에는 같은 프리미어리그의 브렌트포드로 임대이적한다.
브렌트포드는 18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레긴론의 임대 영입 소식을 전했다. 레길론은 올 시즌 끝까지 브렌트포드에서 활약한다. 브렌트포드는 "레길론 환영한다"며 반겼다. 유럽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에 따르면 브렌트포드가 레길론을 의무적으로 영입해야 하는 옵션은 포함되지 않았다.
브렌트포드는 측면 수비수 리코 헨리가 지난 해 9월 장기부상을 당한 뒤 수비 전술에 어려움을 겪었다. 센터백 벤 미, 또는 미드필더 비탈리 야넬트를 왼쪽 측면 수비수로 내세우는 '땜빵' 전술을 꺼내왔다. 하지만 팀 성적이 좋지 않았다. 브렌트포드는 5승4무10패(승점 19)로 리그 16위에 머물러 있다. 직전 5경기에서 무려 12실점이나 내주는 등 모두 패해 5연패 부진에 빠졌다. 이번 겨울 이적시장 타깃 1순위가 왼쪽 측면 수비수였다. 마침 레길론을 영입해 공백을 메웠다.
토마스 프랭크 브렌트포드 감독은 "우리에게 매우 좋은 계약이다. 팀에 좋은 왼쪽 측면 수비수가 필요하다는 얘기를 나눴고, 아주 좋은 선수를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레길론은 팀에 완벽하게 들어맞는다. 모든 부분에서 입증된 프리미어리그 선수다. 매우 공격적이고 아주 좋은 크로스와 훌륭한 왼발을 가지고 있다"고 기뻐했다.
레길론 입장에서는 브렌트포드 이적을 통해 부활을 노린다. 시즌 전반기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임대생활을 보냈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제외된 루크 쇼, 타이럴 말라시아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 임무였다. 하지만 레길론은 맨유에서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잦은 부상에 경기력 부진까지 겹쳤다. 올 시즌 리그 9경기를 뛰었는데 선발 출전은 4회뿐이었다. 유럽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 기준 레길론의 시즌 평점은 6.42였다. 활약이 좋지 못했다는 뜻이다. 레길론은 '별들의 전쟁'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2경기를 뛰었지만 부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결국 맨유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채 토트넘으로 복귀했다.
토트넘에서도 레길론의 자리는 없었다. 토트넘은 왼쪽 측면 수비수로 데스티니 우도기가 주전을 맡고 있다. 우도기는 22세의 어린 나이에도 리그 정상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리그 18경기에 출전했다. 지난 16라운드 이주의 팀에도 뽑혔다. 이탈리아 수비수답게 좋은 수비력을 갖췄고 공격적인 능력까지 겸비했다. 리그 1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우도기는 지난 시즌 '친정팀' 우디네세(이탈리아)에서 임대생활을 보냈다. 올 시즌에 앞서 토트넘에 합류해 빠르게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결국 안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의 구상에서 제외된 레길론은 브렌트포드로 향했다.
레길론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건 지난 2020년이었다. 브렌트포드행이 벌써 3번째 임대이적이다. 브렌트포드, 맨유 이전에는 스페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임대생활을 보냈다. 하지만 아틀레티코에서도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실망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아틀레티코 이적 초반부터 경기 중 퇴장당하는 악재도 있었다. 결국 벤치로 밀렸다. 레길론은 아틀레티코에서 리그 11경기를 뛰었다. 그러나 교체 출전이 9회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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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히오 레길론. /사진=브렌트포드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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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히오 레길론의 영입 소식을 전한 브렌트포드. /사진=브렌트포드 SNS |
스페인 국적의 레길론은 빅클럽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성장한 선수였다. 기대주로 주목받았으나 레알의 스쿼드가 워낙 두터운 탓에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세비야(스페인) 임대생활을 보낸 뒤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토트넘에 왔을 때만 해도 레길론은 많은 기대를 받았다. 당시 이적료만 해도 3200만 파운드(약 540억 원)에 달했다. 2021~2022시즌에는 리그 25경기에 출전해 2골 3도움도 올렸다. 하지만 안토니오 콘테 전 토트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로부터 자리를 잃었다. 콘테 전 감독은 이반 페리시치, 라이언 세세뇽을 더 중용했다. 레길론은 임대이적을 통해 반등 포인트를 마련하려고 했지만, 번번이 실패를 경험했다.
올 시즌도 쉽지 않았다. 페리시치, 세세뇽이 부상으로 빠져 있지만, 우도기가 일찌감치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벤 데이비스도 왼쪽 측면 수비수로도 뛸 수 있다. 결국 아틀레티코에 이어 맨유, 브렌트포드에서도 임대생활을 보내 '저니맨' 꼬리표가 붙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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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 시절 세르히오 레길론(빨간색 유니폼).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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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시절 세르히오 레길론. /AFPBBNews=뉴스1 |
영국 더 부트 룸은 "레길론은 콘테와 디에고 시메오네(아틀레티코) 등 최고 감독들에게 외면받았다. 커리어에서 큰 난관에 봉착했다. 레길론에게는 힘든 일이다. 토트넘 시절 초기만 해도 유망해 보였지만 잘 풀리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한편 레길론은 손흥민과도 각별해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았던 선수였다. 토트넘 이적 당시 레길론은 손흥민 팬이었음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손흥민도 레길론의 도움을 받아 골을 넣을 때는 SNS 등을 통해 고마움을 나타냈다. 레길론도 이에 반응했다. 그러나 손흥민과 호흡을 맞춘 것도 오래 전이 됐다. 레길론에게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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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히오 레길론(오른쪽).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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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에 집중하는 세르히오 레길론(오른쪽). /AFPBBNews=뉴스1 |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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