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도하(카타르), 고성환 기자] 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이 훈련 도중 발을 헛디뎠지만, 부상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김승규(34, 알샤밥)의 십자인대 파열에 이어 또 하나의 대형 악재가 닥칠 뻔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투마마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을 치른다. 일찌감치 16강 조기 진출을 확정할 수 있는 경기.
하루 전 비보가 들려왔다. 주전 수문장 김승규가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 파열로 대회를 마감한 것. 그는 현지 시각으로 18일 자체 게임 훈련 도중 부상을 입었고, MRI 검사 결과 더 이상 뛸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그는 곧 한국으로 돌아가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사고다. 김승규는 A매치만 81경기를 소화한 베테랑 골키퍼다. 그는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도 확고한 주전으로 뛰었고, 지난 15일 바레인과 1차전에서도 선발로 나서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너무나 빨리 대회를 마감하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19일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만난 그는 "정말 정말 슬프다. 김승규는 분명히 탑 클래스 골키퍼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의 No.1이었고 일년 내내 아주 잘해줬다. 그에게도 우리 팀 전체에게도 매우 슬픈 일"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은 대회 시작도 전부터 부상자가 나오기 시작했다.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황희찬은 엉덩이 근육, 김진수는 왼쪽 종아리 근육에 문제가 생겼다. 둘 다 지난 바레인과 1차전에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황희찬과 김진수 모두 생각보다 회복세가 빠르다. 황희찬은 지난 17일, 김진수는 18일부터 운동화 대신 축구화를 착용하고 훈련장에 나타났다.
클린스만 감독은 "황희찬은 차근차근 훈련하고 있고, 김진수도 갈수록 더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만 둘 다 아직 회복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요르단전 출격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후로도 잔부상이 계속 이어졌다. 18일 훈련에서 김태환과 양현준이 나란히 사이클을 탔다. 김태환은 종아리 근육에 피로감을 느꼈고, 양현준은 전날 헤더 도중 목을 살짝 삐면서 훈련에서 제외됐다. 다행히 다음날부터는 다시 팀 훈련에 합류했다.
여기에 이강인까지 불편한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18일 자체 훈련 도중 발을 살짝 헛디디면서 발목에 살짝 충격을 받았다. 다행히 걱정할 일까진 아니었다. 이강인은 정상적으로 팀 훈련을 소화하며 우려를 지웠다.
일각에서는 선수들의 부상이 너무 많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선수들은 훈련에서 제외됐다가 다시 돌아오곤 한다. 부상은 대회 내내 관리해야 하는 일이다. 매일 몇 명이 작은 충격을 받곤 하지만, 전체적으로 괜찮다"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엔 언제나 크고 작은 부상과 싸울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26명의 선수가 모두 건강할 수는 없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항상 한 두명은 다치기 마련"이라며 "김승규가 떠나면서 25명이 됐지만, 관리하고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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