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와 재계약? 당연히 해야지!'' LAD 꾸준한 구애, 재계약하면 'ML 역대 5번째' 대기록 눈앞
입력 : 2024.02.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현존 최고의 좌완투수' 클레이튼 커쇼(36)가 LA 다저스와 17번째 시즌을 동행할 수 있을까. 적어도 구단은 이를 원하고 있다.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의 LA 다저스 담당기자인 후안 토리비오는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브랜든 고메스 다저스 단장이 커쇼와 재계약 가능성에 대해 '물론이다. 계속 커쇼와 연락하며 협상을 진행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커쇼는 현재 FA 신분이다. 다저스와 맺었던 3년 9300만 달러(약 1244억 원) 연장계약이 2021년 말 끝난 후 그는 2시즌 연속 1년 계약을 맺고 뛰었다. 2022시즌을 앞두고는 메이저리그의 직장폐쇄로 인해 3월 중순에서야 겨우 재계약을 맺었고, 그해 시즌이 끝난 후 곧바로 1년 추가계약에 합의하며 2023시즌도 다저스 소속으로 뛰었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커쇼에게는 3가지 선택지가 있었다. 다저스 잔류, 텍사스 레인저스 이적, 은퇴였다. 그는 이전부터 꾸준히 텍사스와 계약을 맺을 수도 있다는 말이 나왔다. 커쇼의 고향이 바로 텍사스주 댈러스이기 때문이다. MLB.com에 따르면 커쇼는 2022년 말 인터뷰에서 "앞으로 내가 뛸 수 있는 팀은 두 팀뿐이다. 이건 비밀이 아니다"며 향후 다저스와 텍사스 유니폼만 입을 뜻을 밝혔다.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일단 은퇴할 가능성은 낮다. 커쇼는 지난 시즌 후 왼쪽 어깨 수술을 받았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내년 여름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나이에 복귀가 어려운 어깨에 칼을 댔다는 점에서 복귀가 더 늦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지난 시즌 종료 후 커쇼의 은퇴설까지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말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아직 결정된 건 없다. 아내와 상의하고 있다"면서도 "내면에서는 이전처럼 끝내고 싶지 않아 한다. 또 월드시리즈에서 우승하고 싶다"며 복귀 가능성을 암시했다.

현재로서는 다저스와 재계약이 유력하다. 텍사스 쪽에서는 커쇼를 원한다는 움직임이 나오지 않는 반면, 다저스는 그와 재결합을 꾸준히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 짐 보든은 지난달 10일 "다저스는 커쇼의 컴백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팀에서 커리어를 마무리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매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역시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야구 운영 부문 사장은 '커쇼와 가족의 선택을 존중한다'면서도 '커쇼가 다저스에서 커리어를 마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다저스의 선발진이 '외화내빈'(겉은 화려하나 속은 빈약하다는 뜻)이라는 점도 커쇼를 필요로 하는 이유다. 다저스는 이번 겨울 4명의 선발 자원을 데려왔다. 오타니 쇼헤이와 10년 7억 달러(약 9369억 원) 계약을 맺은 것을 시작으로 NPB 최고의 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26)를 역대 FA 투수 최고액인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350억 원)에 붙잡았다. 여기에 타일러 글래스노우(31)와 제임스 팩스턴(36)까지 데려왔다.

그러나 오타니의 경우 올해는 투수로 등판이 불가능하다. 그는 지난해 8월 오른쪽 팔꿈치 내측 측부 인대(UCL) 파열 진단으로 인해 투구를 중단했고, 9월 수술대에 오르며 시즌을 마감했다. 정확한 수술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2024시즌에는 투수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다. 글래스노우는 2016년 데뷔 후 지난해까지 100이닝 이상 던진 시즌이 단 두 번(2018, 2023년) 뿐이고, 팩스턴 역시 최근 4시즌(2020~2023년) 이닝 총합이 117⅔이닝에 불과할 정도로 유리몸이다. 그나마 야마모토가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그 역시 빅리그에서 공 한 개도 던지지 않은 신분이다.

오타니 쇼헤이.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오타니 쇼헤이.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여기에 지난해 선발진을 지키던 좌완 훌리오 우리아스(28)마저 데이트 폭력 사건으로 제한선수 명단에 올랐고, 시즌 종료 후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다저스와 결별했다. 2022년 토미 존 수술을 받았던 워커 뷸러(30)의 복귀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결국 검증된 선발 자원은 커쇼뿐이다. 다저스가 커쇼에게 매달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가장 중요한 건 커쇼는 2010년대 이후 다저스의 상징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커쇼는 다저스에서만 16시즌을 뛰며 425경기에서 2712⅔이닝을 소화, 210승 92패 2944탈삼진 평균자책점 2.48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해까지 140번의 시즌을 보낸 다저스의 유구한 팀 역사 속에서 투수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 1위(77.1, 베이스볼 레퍼런스 기준), 다승 2위, 탈삼진 1위, 이닝 5위, 선발등판 3위(422경기) 등 대부분의 주요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라있다.

만약 올 시즌 다저스와 재계약 후 56개의 삼진만 더 잡는다면 커쇼는 통산 3000탈삼진 고지를 밟게 된다. 그보다 탈삼진이 더 많은(2979개) 잭 그레인키(40)가 있지만, 구위를 감안하면 커쇼가 역대 20번째 3000탈삼진 선수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난해까지 통산 3000개의 삼진을 잡은 선수 중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지 못한 선수는 단 5명이었다. 이중에서 맥스 슈어저(3367탈삼진)와 저스틴 벌랜더(3342탈삼진)는 현역 선수고, CC 사바시아(3093탈삼진)는 2019시즌을 끝으로 은퇴해 내년에야 첫 후보 자격을 얻는다. 로저 클레멘스(4672탈삼진)는 금지약물 사용 혐의, 커트 실링(3116탈삼진)은 은퇴 후 여러 설화(舌禍)를 일으키며 탈락했다. 사실상 명예의 전당 보증수표라고 할 수 있다.

2011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트로피를 받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오른쪽). /AFPBBNews=뉴스1
2011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트로피를 받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오른쪽). /AFPBBNews=뉴스1
여기에 한 팀에서만 3000탈삼진을 기록하는 건 역대 5번째가 된다. 앞서 월터 존슨(워싱턴 세네터스, 3509탈삼진), 밥 깁슨(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3117탈삼진), 스티브 칼튼(필라델피아 필리스, 3031탈삼진), 존 스몰츠(애틀랜타 브레이브스, 3011탈삼진)가 그 주인공이었다. 여러모로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기록을 세울 수 있다.

2006년 메이저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다저스에 1라운드 7순위로 지명받은 커쇼는 짧은 마이너리그 생활 후 2008년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첫 시즌부터 22경기(21선발)에 등판해 5승 5패 평균자책점 4.26의 성적을 거두며 가능성을 보여준 커쇼는 2009년 17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79를 기록하며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첫 3시즌 동안 9이닝당 볼넷이 3~4개로 다소 불안한 제구를 보였던 커쇼는 2011년 드디어 만개에 성공했다. 그해 9이닝당 2.1볼넷을 기록한 그는 21승 5패 평균자책점 2.28 248탈삼진으로 투수 트리플 크라운에 올라 생애 첫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이후 5년은 그야말로 커쇼의 최전성기였다. 2011년부터 2015년까지 그는 159경기에 선발로 나와 1128이닝을 던지며 88승 33패 1249탈삼진 242볼넷 평균자책점 2.11을 기록했다. 평균자책점 1위 4연패(2011~2014년), 다승 1위 2번(2011, 2014년), 탈삼진 1위 3번(2011, 2013, 2015년) 등 리그를 지배했다.

2011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트로피를 받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오른쪽). /AFPBBNews=뉴스1
2011년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트로피를 받고 있는 클레이튼 커쇼(오른쪽). /AFPBBNews=뉴스1
특히 2013년과 2014년은 투·타를 통틀어서도 내셔널리그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선수로 등극했다. 2013시즌에는 33경기에서 16승 7패 평균자책점 1.83을 기록하며 사이영상 탈환과 함께 MVP 투표에서도 처음으로 10위권 안에 들었다(7위). 이어 2014년에는 200이닝도 소화하지 못했음에도(198⅓이닝) 21승 3패(승률 0.875) 239탈삼진 평균자책점 1.77을 기록하며 사이영 2연패와 동시에 MVP에 등극했다. 내셔널리그에서 투수가 MVP를 수상한 건 1968년 밥 깁슨(당시 세인트루이스) 이후 무려 44년 만이었다.

커쇼는 2015년에도 232⅔이닝을 소화하며 처음으로 리그 이닝 1위에 올라 건재함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듬해 허리 부상으로 2개월 넘게 결장하며 149이닝을 던지는 데 그쳤다. 이후 커쇼는 '유리몸'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이닝 소화력이 줄어들었다. 2016년부터 8시즌 동안 규정이닝(162이닝)을 채운 시즌이 단 두 번(2017, 2019년) 밖에 없었다. 지난해 6월 어깨 통증을 포함해 커쇼는 최근 3년 동안 무려 6번이나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됐다.

그래도 마운드에만 올라온다면 커쇼는 좋은 투구를 보여줬다. 지난해에도 구위 저하에도 불구하고 24경기 131⅔이닝 동안 13승 5패 평균자책점 2.46의 성적으로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구위 문제가 끝내 발목을 잡으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서 ⅓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이에 은퇴설까지 돌았지만, 커쇼는 결국 복귀할 뜻을 밝혔다.

클레이튼 커쇼가 지난해 애리조나와 NLDS 1차전에서 강판된 후 자책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가 지난해 애리조나와 NLDS 1차전에서 강판된 후 자책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클레이튼 커쇼. /AFPBBNews=뉴스1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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