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런 신인이!' 전국 2위 모범생에 극찬, 그런데 왜? 두산은 안절부절 못했나 [시드니 현장스케치]
입력 : 2024.02.0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시드니(호주)=안호근 기자]
두산 신인 투수 김택연이 7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베이스볼파크에서 투구 훈련을 펼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두산 신인 투수 김택연이 7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베이스볼파크에서 투구 훈련을 펼치고 있다. /사진=두산 베어스
"두택연 부담스러워."

7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인터내셔널 베이스볼파크 두산 베어스의 스프링캠프 현장. 3번째 불펜 피칭을 앞두고 현장 관계자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올 시즌 신인이자 전체 2순위로 입단한 우투수 김택연(19)의 등판 때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양의지가 불펜 피칭 포수진에서 빠진 가운데 두산 제2의 포수 장승현(30)을 향해 김택연의 공을 받아주라는 얘기가 나왔다. 장승현은 부담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포수 안승한(32)이 김택연의 파트너로 나섰다. 투구 분석 장치가 설치된 곳에서 투구를 시작한 김택연은 스태프에게 데이터를 확인하며 신중을 기하며 공을 뿌렸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신인 드래프트에서 늘 후순위에 밀렸던 두산은 2022년 9위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지만 덕분에 전체 2순위로 김택연을 품을 수 있었다. 인천고 시절부터 두산의 지명이 예상돼 '두택연(두산 김택연)'이라 불린 그는 국제대회에서 5연속 투구 등으로 혹사 논란의 중심에 섰고 두산에선 혹여나 후유증이라도 나타날까 김택연을 향해 '투구 금지령'을 내렸다.

7일 김택연의 불펜 피칭 연속 동작. /사진=안호근 기자
7일 김택연의 불펜 피칭 연속 동작. /사진=안호근 기자
7일 김택연의 불펜 피칭 연속 동작. /사진=안호근 기자
7일 김택연의 불펜 피칭 연속 동작. /사진=안호근 기자
7일 김택연의 불펜 피칭 연속 동작. /사진=안호근 기자
7일 김택연의 불펜 피칭 연속 동작. /사진=안호근 기자
7일 김택연의 불펜 피칭 연속 동작. /사진=안호근 기자
7일 김택연의 불펜 피칭 연속 동작. /사진=안호근 기자
특별 관리 속에 어깨를 아낀 김택연은 스프링캠프에서 힘차게 공을 뿌리기 시작했다. 1,2차 불펜 투구에서 30구씩을 뿌린 김택연은 이날 45구 가량을 뿌렸다. 투구 후 스타뉴스와 만난 김택연은 "초반에 조금 헤맸는데 막판에는 감을 잡았다"며 "조웅천 코치님도 괜찮았다고 해주셨다"고 말했다.

현장의 반응은 단순히 괜찮은 수준이 아니었다. 먼저 김택연의 투구를 받은 안승한은 연신 "나이스", "볼 좋다", "야 미쳤다"고 외쳤다. 김택연의 제구가 안정감을 찾아가자 장승현이 안승한과 바톤 터치를 했다.

마찬가지로 매 투구마다 감탄사를 연발한 장승현은 김택연의 공이 제대로 꽂히자 "와 놀랐네"라고 말했다. 이를 지켜보던 스태프는 "그런거 하지마"라고 장승현을 자제시켰다.

불펜 투구 후 장승현을 통해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김택연의 공을 처음 받아본다는 그는 "내가 너무 크게 반응을 보이면 더 신이 나서 무리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요구를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이 김택연을 얼마나 애지중지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두산포수 장승현. /사진=두산 베어스
두산포수 장승현. /사진=두산 베어스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이유에 대해서는 "괜히 내가 앉아서 못 던지면 어떡하나. 부담스러울까봐 감을 잡은 뒤에 들어가서 공을 받았다"며 "확실히 이전에 겪은 신인들과는 다르다. 직구도 들어오는 힘이 좋고 변화구도 그렇고 공 자체가 신인 같지 않다"고 극찬했다.

앞서 홍건희는 스타뉴스와 인터뷰에서 "지금껏 본 신인들과는 달리 조금 완성돼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극찬했다. 장승현도 "기복이 클 것 같지 않다. 직구는 워낙 뛰어나고 변화구 능력도 좋아 바로 1군에서 뛸 수 있는 경쟁력이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야구를 대하는 진지한 태도는 김택연에 대한 기대를 더욱 키운다. 어릴 적부터 투구 영상을 꾸준히 촬영하며 스스로 분석을 이어온 김택연은 이날도 스스로 투구분석기가 있는 곳에서 투구를 자청했다. 김택연은 "피드백이 직접적으로 되다보니까 그랬다"며 "최근에 팔이 벌어지는 경우가 나왔는데 그것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었다"고 만족스런 표정을 지었다.

벌써부터 전체 1순위 황준서(한화 이글스)와 함께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꼽힌다. 섣부른 기대는 자제할 필요가 있고 본인도, 구단 관계자들도 그렇기에 더욱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인다. 그럼에도 고교시절 이미 입증한 뛰어난 투구 능력뿐 아니라 야구를 대하는 진지한 자세와 모범생 스타일의 훈련 태도는 두산 관계자들과 팬들의 기대를 부풀어오르게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는 게 사실이다.

투구 훈련을 펼치는 김택연. /사진=두산 베어스
투구 훈련을 펼치는 김택연. /사진=두산 베어스



시드니(호주)=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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