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버킷리스트''..정구호, 신인 가수 유은호가 된 사연(종합)[Oh!쎈 현장]
입력 : 2024.04.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선미경 기자] "오랫동안 좋아한 음악, 버킷리스트였다."

정구호(유은호)는 2일 오후 2시,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모처에서 디지털 싱글 ‘눈부시다’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가수로 데뷔한 소회를 밝혔다. 오랫동안 바라왔던 음악의 꿈을 이루며 또 한 번의 도전을 시작한 정구호였다.

문화, 예술 분야에서 다방면으로 활동 중인 디자이너 겸 공연 연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정구호는 지난 달 유은호라는 이름으로 디지털 싱글 ‘눈부시다’를 발표했다. 음악을 좋아하고,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정구호, 이번 신곡 발표로 드디어 꿈을 이룬 것이었다.

이날 정구호는 신인가수 유은호로 곡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 “조금 창피하다”라고 웃으면서고, “사실 노래를 너무 좋아해서 노래를 거의 하루에 3~4시간 이상씩 듣고 노래방 가는 것이 가장 좋아하는 취미 중 하나다. 오랫동안 노래를 좋아했다. 버킷리스트로 하고 싶은 걸 하자고 해서 노래를 해보고 싶어서 보컬 레슨도 받고 했다. Dotory M 작곡가님, 친한 친구 몇 사람이 사실 노래방 동무다. 노래방 모임에서 노래를 열심히 부르고 다니다가 내가 노래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작곡가님께서 선물해주셨다”라고 밝혔다.

이어 “노래를 선물한다고 해서 아무 생각 없다가 가이드가 완성된 곡을 선물로 주셨다. 노래 듣고 마음이 찔끔할 정도로 제 얘기 같은 노래를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다. 평상시에도 밝고 경쾌한 곡인데 제 분위기에 맞춰서 노래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히 선물을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눈부시다’는 Dotory M 작곡, 강우경 작사의 곡으로 우리나라 최고의 기타리스트 함춘호의 기타 연주와 콘트라베이스의 묵직한 선율이 돋보인다. 무엇보다 곡 전체를 아우르는 융스트링 오케스트라 연주와 함께 가수 유은호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잘 어우러져 깊은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정구호는 가수로서는 데뷔곡인 ‘눈부시다’에 대해서 “사실 내가 노래를 하는데, 내 나이에 맞지 않은 젊은 노래를 하는 것도 아니고 아이돌을 하는 것도 말도 안 된다. 내 나이 또래의 이야기를 소소히 할 수 있는 노래를 불러 보고 싶었다. 내 나이 또래 많은 분들 중에서도 히트치는 아이돌 노래만 좋아할 수는 없다. 공감하고 그 분위기에 맞는 노래를 부르고 싶었다. 정말 저에게 딱 맞는 노래라고 생각하는 것을 제안주셨다”라고 말했다.

이 곡을 작업한 작곡가 Dotory M은 이 곡에 대해서 “저는 정구호 님을 굉장히 오랫동안 뵐 때마다 깊은 영감을 주신 분이었다. 이 노래 뿐만 아니라 다른 곡에도 희한할 정도로 음악적인 영감을 많이 주신다. 많은 일들을 하셨는데 그 훌륭한 업적 같은, 삶의 역사 같은 것이 느껴지면서 어떤 곡이 어울릴까하고 오래 생각하다가 이 멜로디가 나온 것 같다. 아주 내 마음에 들었는데 흔쾌히 들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소개했다. 이 곡은 기타리스트 함춘호도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정구호는 “진심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공감이 될 수 있고. 제목부터 저한테 와닿는 제 이야기 같은 노래라고 생각이 들었다. 특히 제 나이가 되면 많은 것들을 이루기도 하지만 또 못 이룬 것에 대한 생각도 하게 되고 예전 생각도 나고 여러 가지 생각을 할 거다. 기쁘기도 하고 행복하기도 하지만 쓸쓸하기만 한 부분도 있다”라면서, “그 모든 것을 ‘눈부시다’라는 한 단어가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여태까지 최선을 다해 살아온 삶에 대해서 ‘눈부시다’고 평가해준다고. 여러 과정과 애환이 다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실 정구호는 음악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음악에 대한 오랜 꿈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는 “제일 하고 싶었던 일이 음악이었다.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고, 가창을 하고 싶었다. 합창단에 들어가기도 했다. 사실 어머님이 정말 고지식하신 분이라서 음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나서 미술을 선택했다. 음악에 대한 로망은 항상 있었다. 시간만 나면 피아노도 배우고 하고 싶었는데, 일이 바쁘니까 끝까지 못하고 그랬다. 장르, 국적 가리지 않고 음악을 들어왔던 것 같다. 내가 하는 창작 작업에 음악이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고 있었다”라고 가수 도전을 하게 된 속내를 털어놨다.

디자이너 겸 공연 연출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등 다방면에서 활동해온 정구호는 가수로서는 유은호라는 예명을 사용했다. 유은호라는 이름은 정구호가 곡을 발표할 수 있게 도와준 이들의 이름을 결합시킨 의미 있는 예명이었다.

정구호는 “사실 이렇게 기자들 앞에서 발표할 생각을 하지 않고 우리끼리 즐기자는 것으로 예명을 쓰기로 했다. 작곡가님의 본명이 양유정이시고, 노래방 멤버 중에 김정은 님도 서포트해주시고 해서 1분 만에 유은호로 정했다. 이 사람들이 없으면 발표할 수 없었을 것 같았다. 정말 진실 되게 생각하고 만들었고, 녹음도 오랫동안 했고 수정도 했다. 많은 분들이 너무 열심히 만들어주셔서 노래가 완성된 것 같다. 아직도 제 노래를 제 귀로 듣는 게 익숙하지 않는데, 들었던 분이 좋다고 하니까 듣게 된다”라고 말했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원동력에 대해서는 “사실 저는 지금껏 겁 없이 일을 해왔고 도전해왔다. 그것의 원천은 포기하기 전까지는 최선을 다해서 할 거야라는 이야기를 한다. 성실히 최선을 다하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잘할 수 있다. 그 최선을 다함이 결과를 만들어내지 않을까하고 항상 도전을 해왔다. 도전해올 때마다 많은 공부를 해왔다. 운 좋게 결과들이 좋았고”라면서, “그런데 사실 이 노래를 하기로 마음 먹고 녹음실에 들어가서 첫 녹음을 하는 순간 놀랐다. 항상 자신감 있게 살아왔는데 자신감이 와르르 무너졌다. 어떤 것보다 난이도가 있고 전문적이다고 느꼈다. ‘하나의 창작이었구나’라고 일맥상통한 부분을, 공통점을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정구호는 앞으로도 유은호로 음악에 대한 도전과 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정구호는 “발표하건 아니건 계속 노래를 하고 싶었다. 새로운 곡들을 찾으면 작곡가님에게도 막 보내준다. 저도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제 능력 안에서 같이 이야기하고 싶은 노래들을 중간 중간 하려고 한다. 다음 발표할 곡은 창작은 아니지만 내가 어려서부터 재즈를 듣기 시작했는데, 1932년 만들어진 ‘뷰티풀 러브(Beautiful Love)’라는 곡이 있다. 그 노래를 한 번 불러보면 어떨까 했다. 그 노래 작업을 지금 시작해서 진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발표한 곡들을 중심으로 주변 친구들을 위해 노래하는 미니 콘서트도 생각하고 있었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환갑의 신인가수 유은호, 정구호의 의미 있는 행보가 기다려진다. /seon@osen.co.kr

[사진]정구호 제공.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