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연승 행진을 롯데 자이언츠가 멈춰 세웠다.
롯데는 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를 1-0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나균안이 6이닝 4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 발판을 마련한 뒤 7회말 1사 1,2루 위기를 극복하며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신인 투수 전미르가 데뷔 첫 승을 올렸고, 8회초 손호영이 롯데 이적 첫 안타를 결승타로 장식했다. 마무리투수 김원중이 두 번의 만루 위기를 자초했지만 실점 없이 막고 진땀나는 세이브를 거뒀다. 최근 2연패를 끊은 롯데는 시즌 2승6패가 됐다.
반면 개막전 패배 후 7연승을 질주하던 한화는 8연승이 좌절됐다. 시즌 7승2패로 1위 자리는 지켰다. 아울러 한화는 이날 오후 8시9분부로 전 좌석(1만2000석) 매진을 이뤘다. 지난달 29~31일 대전 KT 위즈전 홈 개막 3연전에 이어 구단 최초 개막 4경기 연속 매진.
공휴일, 금요일, 홈 최종전, 그리고 청주 경기를 제외하고 대전에서 순수 평일 홈경기 매진은 2018년 5월24일 목요일 두산 베어스전(1만3000명) 이후 2140일(5년10개월15일) 만이었다. 화요일 경기 매진은 2010년 3월30일 대전 홈 개막전(롯데전) 이후 5117일(14년7일) 만의 일이었다.
한화 좌완 리카르도 산체스, 롯데 우완 나균안. 양 팀 선발투수들의 기막힌 명품 투수전 속에 6회까지 ‘0’의 행진이 이어졌다. 산체스는 5⅔이닝 4피안타 1볼넷 1사구 8탈삼진 무실점, 나균안은 6이닝 4피안타 3볼넷 10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1회 시작부터 롯데 1번 윤동희를 3구 삼진 돌려세운 산체스는 2사 후 3루수 노시환의 송구 실책과 전준우에게 맞은 안타로 2사 1,2루 위기에 몰렸지만 유강남을 몸쪽 높은 147km 직구로 먹힌 타구를 유도해 직접 투수 뜬공 처리했다. 2회 선두타자 손호영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1루 견제로 도루 실패를 이끌어낸 산체스는 이주찬을 3구 삼진 잡고 이닝을 끝냈다. 146km 직구가 가운데 들어 왔지만 이주찬의 배트 스피드가 늦었다.
3회에는 이학주를 9구 승부 끝에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첫 삼자범퇴에 성공했고, 4회에는 빅터 레이예스와 유강남에게 결정구로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전준우의 안타, 손호영의 몸에 맞는 볼 그리고 더블스틸로 2사 2,3루 위기가 있었지만 고승민을 한가운데 직구로 헛스윙 삼진 아웃시켰다. 강력한 구위로 찍어누른 산체스는 5회에도 안타 1개를 맞았지만 공 14개로 끝냈다. 이학주 상대로는 직구 3개로 헛스윙-파울-스트라이크로 3구 삼진 요리했다.
6회 1사 1루에서 유강남을 8구 승부 끝에 몸쪽 낮은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잡고 투구수 100개에서 교체됐다. 승리 요건은 채우지 못했지만 최고 151km, 평균 148km 직구(52개) 중심으로 슬라이더(24개), 체인지업(16개), 투심(6개), 커브(2개)를 구사했다.
이에 맞서는 나균안의 투구도 대단했다. 1회 공 10개로 가볍게 삼자범퇴 요리한 나균안은 2회 1사 만루 위기가 있었지만 최재훈, 정은원에게 직구를 던져 각각 헛스윙, 루킹 삼진 잡았다. 3회에는 3루수 이주찬의 포구 실책이 겹쳐 1사 1,2루 위기가 있었지만 노시환을 바깥쪽 낮게 살짝 걸치는 직구로 루킹 삼진, 안치홍을 바깥쪽 높은 커터로 헛스윙 삼진 잡고 위기 극복했다.
4회에는 임종찬을 몸쪽 포크볼로, 5회에는 문현빈을 몸쪽 직구로, 채은성을 바깥쪽 떨어지는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위력을 떨쳤다. 이어 6회 임종찬은 낮은 직구에 루킹 삼진, 하주석은 완전 높은 공에 배트가 헛돌아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상하좌우 가리지 않고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핀포인트 제구에 한화 타자들이 꼼짝 못했다. 포크볼이 워낙 좋아 속지 않기 위해 기다리다가 직구가 훅 들어오니 대처가 안 됐다. 총 투구수 101개로 최고 149km, 평균 144km 직구(48개)를 비롯해 포크볼(31개), 커터(19개), 커브(3개)를 구사했다. 지난달 2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 패전(5이닝 7피안타 1피홈런 3볼넷 1사구 3탈삼진 6실점 3자책) 아쉬움을 씻은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였다.
눈부신 선발 투수전에 이어 불펜 싸움으로 넘어갔다. 6회 2사 1루에서 한화가 먼저 불펜을 가동했다. 주현상은 손호영의 안타성 타구를 좌익수 정은원이 몸을 날려 캐치하며 이닝을 끝냈다. 배트 끝에 맞고 휘어지는 타구라 잡기 까다로운 타구였는데 올해 처음 외야수 포지션에 나선 정은원이 결정적인 호수비를 했다.
이에 힘을 받은 주현상은 7회 이학주에게 안타 1개를 맞았지만 삼진 3개를 잡으며 위력을 떨쳤다. 고승민과 박승욱은 하이 패스트볼에, 윤동희는 바깥쪽 직구에 배트가 헛돌았다. 1⅓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 최고 148km, 평균 146km 직구(12개) 중심으로 슬라이더(5개), 체인지업(2개), 커터(1개)를 구사하며 올 시즌 6경기 7⅔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롯데도 7회 시작과 함께 신인 우완 전미르를 투입했다. 선두타자 최재훈을 유격수 땅볼 유도했지만 박승욱의 송구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낸 전미르는 문현빈과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주며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페라자를 절묘한 커브로 루킹 삼진 잡은 뒤 채은성의 원바운드 땅볼 타구를 직접 잡아 1루로 송구하며 위기를 극복했다. 총 투구수 24개로 최고 149km, 평균 146km 직구(17개) 중심으로 커브(4개), 슬라이더(3개)를 구사했다.
위기 뒤 기회. 곧 이어진 8회 공격에서 롯데가 한화 구원 한승혁을 상대로 1사 후 레이예스가 유격수 내야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대주자 황성빈이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전준우가 7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며 1사 1,2루 찬스를 연결하자 한화는 마무리투수 박상원을 조기 투입했다.
박상원은 5구째 포크볼이 폭투가 돼 황성빈에게 3루 진루를 허용했지만 노진혁을 헛스윙 삼진 잡고 한숨 돌렸다. 하지만 다음 타자 손호영이 해결했다. 박상원의 2구째 몸쪽 직구를 받아쳐 3루수, 유격수 사이를 빠져나가는 안타로 연결했다. 3루 주자 황성빈을 홈에 불러들인 적시타. 이날 경기 선취점이자 롯데 이적 첫 적시타가 결승타가 된 순간. 3타수 2안타 1타점 1사구로 3출루 활약을 펼치며 롯데 승리 일등공신이 됐다.
롯데는 계속된 공격에서 최항의 볼넷으로 2사 만루 찬스를 이어갔지만 박승욱이 10구 승부 끝에 투수 땅볼로 물러나 추가점을 내진 못했다. 하지만 8회 최준용, 9회 김원중이 실점 없이 막고 전미르의 프로 데뷔 첫 승을 지켰다. 최준용은 시즌 2홀드째, 김원중은 2세이브째를 기록했다.
9회말 마지막 순간까지 손에 땀을 쥐는 승부였다. 하주석의 볼넷과 대타 최인호의 좌측 2루타로 한화가 김원중을 몰아붙였다. 이재원이 초구 볼 이후 자동 고의4구로 1루에 걸어나갔다. 여기서 문현빈이 김원중에게 병살타를 치면서 흐름이 끊겼다. 계속된 2사 2,3루에서 롯데는 페라자를 자동 고의4구로 1루에 보냈다. 만루에서 채은성과 승부를 택했고, 주무기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경기를 끝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