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잘 치냐고요? 고향 와서 편해요” 방출→연봉 5천 KIA행 신의 한 수였다! FA 4수, 성공 넘어 대박 조짐
입력 : 2024.04.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KIA 서건창 / OSEN DB

KIA 서건창 / OSEN DB

[OSEN=수원, 이후광 기자] “야구는 결국 멘탈이다. 고향팀에 오니 마음이 편하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내야수 서건창(35)은 지난 3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2차전에 7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2득점 원맨쇼를 펼치며 팀의 5-1 완승을 이끌었다.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예사롭지 않았다. 0-1로 뒤진 2회 1사 1, 3루서 등장, KT 선발 엄상백을 만나 0B-2S 불리한 카운트에 처했지만 3구째 높은 커터를 받아쳐 1타점 좌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1-1 동점이었다. 

백미는 두 번째 타석이었다. 1-1로 맞선 4회 2사 1루를 맞이한 서건창은 볼카운트 1B-1S에서 엄상백의 바깥쪽 체인지업(132km)을 받아쳐 우월 역전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비거리는 115m. LG 트윈스 시절이었던 2022년 9월 21일 광주 KIA전 이후 무려 560일 만에 개인 통산 40번째 홈런을 신고했다. 이는 이날의 결승타였다. 

서건창은 멈추지 않았다. 3-1로 앞선 6회 1사 1루에서 주권 상대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며 3월 31일 잠실 두산전 이후 2경기 만에 한 경기 3안타를 완성했다. 2B-1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4구째 포심패스트볼 공략에 성공했다. 이후 김태군의 2타점 적시타가 터지며 홈까지 밟았다. 

사이클링히트에 3루타가 남은 상황. 서건창은 5-1로 리드한 8회 무사 1루에서 대기록에 도전했지만 베테랑 우규민을 만나 좌익수 뜬공으로 타석을 마무리했다. 

시즌 2호 3안타를 때려낸 서건창의 시즌 타율은 종전 4할에서 5할(14타수 7안타)로 치솟았다. 

KIA 서건창 / OSEN DB

부활의 비결은 무엇일까. 경기 후 만난 서건창은 “올해 오랜만에 하는 게 굉장히 많은 거 같다. 너무 즐겁다”라고 웃으며 “다른 거 없다. 마음 편하게 야구하고 있고, 겨울에 준비한 게 틀리지 않았다. 캠프 때 타격코치님과 서로 알아가는 시간을 많이 가졌는데 좋은 시너지가 나는 거 같다. 내가 단순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쉽게 이야기해주신다. 또 좋은 감독님을 만났다. 이제 결과가 나오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집중도 더 잘 된다”라고 밝혔다. 

560일 만에 홈런을 친 소감도 들을 수 있었다. 서건창은 “실투가 들어왔고, 좋은 포인트에서 맞았다. 맞은 순간 느낌이 있었다”라며 “나는 홈런 치는 타자가 아니지만 좋은 포인트에서 좋은 각도가 나오면 홈런이 되는 것이다. 그 동안 부진했고 자신감이 결여된 상태였는데 오늘 홈런이 기폭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실제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홈런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서건창은 지난 1월 총액 1억2000만 원(연봉 5000만 원)에 KIA와 계약하며 현역을 연장했다. 당시 KIA 관계자는 “경험이 풍부한 서건창 선수가 팀 내 젊고 유망한 내야수들이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 이번 영입을 결정했다. 김선빈 선수와 함께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길 바라며, 고향팀에서 부활해주길 기대한다”라고 서건창 영입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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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일고를 나와 2008년 LG 트윈스 육성선수로 프로에 입성한 서건창은 히어로즈로 이적해 전성기를 보냈다. 최고의 시즌은 2014시즌이었다. 당시 128경기 타율 3할7푼 201안타 7홈런 67타점 48도루 135득점의 커리어하이를 쓰며 정규시즌 MVP를 거머쥐었고,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안타 신기록을 경신했다. 1982년 KBO 개막 후 200안타 고지를 밟은 선수는 서건창이 유일하다. 

히어로즈의 간판 2루수였던 서건창은 2021년 7월 정찬헌과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친정 LG로 컴백했다. 서건창의 커리어는 이 때부터 급격히 하락세를 탔다. 예비 FA 시즌을 맞아 전 경기(144경기)를 소화했으나 LG 이적 후 68경기 타율 2할4푼7리 24타점의 부진을 겪었고, 시즌 종료 후 FA 재수를 택했다. 

2022시즌도 서건창의 뜻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부상과 부진에 신음하며 77경기 타율 2할2푼4리 2홈런 18타점의 슬럼프에 빠졌다. 서건창은 이번에도 FA 권리를 행사하지 않으며 FA 삼수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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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건창은 2023시즌 ‘은사’ 염경엽 감독과 재회했다. 서건창이 2014년 정규시즌 MVP와 200안타를 동시에 해냈을 당시 사령탑이 바로 염 감독이었다. 서건창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아는 염 감독은 제자의 부활을 확신했고, 서건창은 시범경기 타율 1위(3할6푼2리)에 올라 재기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서건창은 2023시즌 또한 44경기 타율 2할 12타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시즌 초반 김민성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리더니 2군에서 허리 부상을 당했고, 몸 상태를 회복하자 백업 신민재가 급성장하며 주전 탈환에 실패했다. 그렇게 LG의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된 서건창은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지 못하며 팀의 29년 만에 통합우승을 TV로 지켜봐야 했다. 

서건창은 2023시즌을 마치고 LG 구단에 방출을 요청했다. 뎁스가 두터운 LG에서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판단, 새로운 팀을 찾기로 결심했다. 자유의 몸이 된 서건창은 친정 키움과 고향팀 KIA의 영입 제의를 받았고, 고심 끝 KIA행을 결정했다.

서건창은 “야구가 정말 어렵다. 어렸을 때보다 더 어려워진 거 같다. 거기에 빠져서 나 자신을 힘들게 했던 시기도 있었다. 큰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라며 “이제 고향팀에 와서 편한 거 같다. 야구는 멘탈이다”라고 새 둥지에서의 완전한 적응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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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거 200안타를 몰아칠 때와 지금의 감을 비교하면 어떨까. 서건창은 “너무 오래 전 이야기다. 그 때는 그 때고 지금은 지금이다. 그 때의 내가 아니다”라며 “사실 딜레마가 많았는데 이런 부분도 겨울에 새롭게 정립이 잘 됐다. 그 때 빼올 수 있는 건 빼오고 그 때 좋았던 걸 지금도 접목시키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서건창은 부활의 또 다른 요인으로 KIA 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꼽았다. 특히 히어로즈 시절 들었던 응원가의 부활을 몹시 반가워했다. 

서건창은 “팬들이 내 응원가에 더 익숙해지신 거 같다. 함성이 점점 커지고 있어 기분이 좋다. 나 또한 올 시즌 행복하게 야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커진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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